6월 도룡동 포럼서…독일이 강한 이유 4가지 밝혀
뇌진단 기기 만든 OBE랩·스팀트랩 예비창업 아이디어 발표도

김택환 경기대 교수가 19일 열린 도룡동 포럼에서 '히든챔피언'에 대해 설명했다.
김택환 경기대 교수가 19일 열린 도룡동 포럼에서 '히든챔피언'에 대해 설명했다.
"독일 중소기업이 강한 이유는 공동체의식, 장인정신, 틈새시장, 테크놀로지 드라이브 이 네 가지다"

넥스트 코리아의 저자이자 올해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방문 프로젝트를 설계한 김택환 경기대 교수가 6월의 도룡동 포럼에서 '히든챔피언'에 대해 화두로 던진 말이다.

대덕의 기술사업화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도룡동포럼이 19일 오후 대덕테크비즈센터 1층에서 산학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달 모임을 가졌다. 이번 포럼은 채희성 ETRI 선임연구원의 무인로봇 셔틀서비스 아이디어 발표, 정원선 OBO랩 대표의 휴대용 고해상도 뇌영상 기기 'NIRSIT' 발표, 예비창업가 이성만 씨의 스팀트랩 기술사업 설명, 김택환 경기대 교수의 히든챔피언 사례 연구 발표로 구성됐다.

김택환 교수는 중앙일보 기자로 생활하다가 독일의 사회적 철학이 궁금해 독일로 떠났고, 그곳에서 전통을 지켜가고 있는 독일 기업들의 CEO들을 만나며 '히든챔피언'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히든챔피언이란 한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의 60~80%를 차지하며 대기업보다 인력은 작지만 튼튼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를 이른다. 

그는 독일 히든챔피언 CEO들의 경영철학에서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었던 것을 몇 가지로 간추렸다. 우선 그들이 가장 강조했던 것은 '공동체의식'이다. 그는 250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파버카스텔사의 CEO 인터뷰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독일이 세계대전, 공산주의 등을 겪으면서 굳건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소로 공동체의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밀레, 바이앨 등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공동체 의식은 구성원 각자가 사회적 책임을 갖도록 했고, 그로 인해 생산성이 올라갔으며,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전통을 이어가고 명품을 만들 수 있었던 장인정신도 공동체의식에서 출발했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또한 독일은 R&D 방향 설계시 철저한 수요조사화 트렌드 연구를 통해 10~20년 앞을 내다보고 착수했다. 그는 현재 독일이 미래 산업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를 ▲하이브리드 자동차 ▲유전자 화학 ▲신재생 에너지 ▲식품·식량 ▲의료·환경기술 ▲혁신소재 ▲지능형 시스템 등 7가지로 압축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독일과 닮은 점이 많다"며 "독일을 롤모델로 삼고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히든챔피언' CEO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3가지를 언급했다. 교육열이 높고 손재주가 뛰어나다는 것, 흥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라는 점이다. 그러한 장점을 높이 평가한 바프스 같은 세계적인 독일기업이 한국에 R&D거점 지역을 선택하는 이유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강연이 끝나고 '한국에서 히든챔피언이 많이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독일 정부가 중소기업에게 '패키지'로 도움을 준다"고 말하며 "비록 정부가 대기업에게는 1원도 도와주지 않지만,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위해 도예식 교육을 진행하며, 정부도 중소기업 지원시 히든챔피언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도와주는 시스템이 강하다"고 답했다. 

히든챔피언의 철학에 대해 강조하는 김택환 교수(왼), 휴대용 뇌영상 기기 NIRSIT을 선보이는 정원선 OBE랩 대표(우).
히든챔피언의 철학에 대해 강조하는 김택환 교수(왼), 휴대용 뇌영상 기기 NIRSIT을 선보이는 정원선 OBE랩 대표(우).
이어 정원선 OBE랩 대표의 발표가 진행됐다. 정 대표는 휴대용 고해상도 뇌영상 촬영 기기 'NIRSIT'를 만든 2013년 창업한 여성 CEO다. 기술창업을 한 그녀지만 기술과는 이력이 무관하다. 그녀는 창업 전 한 대기업 제약회사의 사내 변호사였다. 하지만 배현민 KIAST 전기공학과 교수와의 인연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OBE랩이 선보인 기기는 근적외선 분광법(NIRF)을 이용해 뇌의 혈액내에 있는 산소 포화도를 측정함으로써 뇌 활성 정도를 측정하는 기기다. 

정 대표는 "히타치나 코비디언사도 비슷한 기기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지만, 'NIRSIT'이 휴대성과 해상도면에서 뛰어나다"고 제품을 설명하며 "혼수상태에 있는 상태, 치매나 뇌졸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집에서도 손 쉽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표 이후 참가자들은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기술에 대한 보호권은 있는지' 등 많은 질문을 던졌고 '실버시대를 맞아 뇌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줄 수 있는 기기'라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외 채희성 연구원이 연구중인 무인셔틀버스를, 이성만 씨가 스팀과 물을 분리하는 기술을 사업화 아이디어로 선보고 청중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한편 다음달 도룡동 포럼은 7월 14일 오후 6시 30분 대덕테크비즈센터 1층에서 열리며 메인 발표로는 '지역의 클러스터'를 주제로 한 강연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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