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 29일 출범 앞두고 설립·운영 방향 설명회
"대덕만의 지식축제 문화통해 네트워크 활성화해야"

18일 UST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설립 및 운영 방향 설명회. 행사에 앞서 민병주 의원이 통합연구회는 관리가 아닌 지원업무를 하게 됨을 강조하고 있다.
18일 UST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설립 및 운영 방향 설명회. 행사에 앞서 민병주 의원이 통합연구회는 관리가 아닌 지원업무를 하게 됨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조직은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자주 바뀌는 상황이다. 이번에 출범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를 끝으로 출연연과 연구회의 체제가 정립되길 기대한다. 또 통합연구회는 개별 출연연과 수평적 문화와 조직구조 유지로 옥상옥 문제가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조만형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

"연구소기업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성공모델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 기술이전후 사업화를 위해 기업에서는 빠른 의사 결정이 필요한데 출연연에서는 과제와 감사 문제로 쉽게 나서지 못한다. 이런 걸림돌이 해결돼야 중소기업 지원도 제대로 이뤄질 것이다."(김의중 연구소기업협의회 회장)

"대덕연구단지내의 네트워크와 커넥트 활성화를 위해 지식문화 축제를 제안한다. 일년에 한번씩 각 출연연의 성과를 전시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활성화가 이뤄지고 커넥트 될 것이다. 이는 융합연구와도 연결된다."(안오성 항우연 실장)

대덕연구현장의 연구원과 대학교수, 기업인이 오는 29일 출범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앞으로 운영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설립위원회(위원장 임주환·이하 통합연구회)는 18일 오후 2시 UST 대회의실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설립 및 운영방향 설명회를 가졌다.

정택렬 미래부 연구기관지원팀장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설립 및 운영 방향'에 대해 발제를 맡고 임주환 위원장을 좌장으로 김의중 연구소기업협의회 회장, 오영제 연총회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조만형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 용홍택 미래부 연구공동체정책관이 패널 토론에 나섰다.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연구회는 출연연이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로 구분되면서 중복연구, 출연연간 소통과 협력미흡, 융합연구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연구회 단일화를 위해 지난해 7월 과기정출연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지난 5월 28일 관련 법률이 공포 되는 등 빠른 속도로 진행돼 왔다.

통합연구회의 주요 기능은 ▲융합 연구단 운영 등 출연연간 실질적 융합연구 활성화 ▲출연연별 임무확립으로 핵심연구 역량 집중화 ▲연구회에 '중소·중견기업 R&D 센터' 설치로 중소중견기업 지원 전진기지화 ▲출연연 공통 애로사항 해결 등 네가지다. 조직은 융합연구본부와 정책지원본부, 경영본부로 구성될 예정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토론회가 끝난 후 객석에서도 다양한 제언이 쏟아져 나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토론회가 끝난 후 객석에서도 다양한 제언이 쏟아져 나왔다.

◆통합연구회와 출연연, 머리와 몸통 아닌 수평조직으로

"그동안 조직이 생길때마다 옥상옥 문제가 제기됐다. 통합연구회도 이부분에서는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통합연구회와 출연연이 수평적 문화와 조직구조로 유지돼야 한다. 머리와 몸통이 되어서는 안된다."

조만형 교수는 출연연이 연구회 조직으로 구분되면서 옥상옥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하면서 "머리와 몸통이 되면 다른 구조가 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옥상옥 문제를 막기위한 대안으로 조 교수는 이사회 구성시 출연연의 원장이 이사에 포함되는 것과 연구회 이사장을 출연연 원장 중에 겸직 하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이사장 선출시 출연연 원장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오영제 연총회장은 이사회와 별도로 평의회 구성안을 제안했다. 그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도 평의회 같은 조직이 구성돼 연구사업 등 연구현장에 필요한 결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통합연구회 출범시 평의회 발족을 권장했다.

이석봉 대표는 "세월호 사고에서도 봤듯이 컨트롤타워보다 커넥션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다. 출연연도 커넥션이 필요하다. 통합연구회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제안하면서 "통합연구회는 한국과학이 나갈 비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중복 기능을 줄이기 위해 행정 지원의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융합연구 활성화, 융합 문화 조성부터

통합연구회 출범의 핵심 기능 중 하나가 융합연구 활성화다. 출범과 함께 융합연구단을 설치하고 각 출연연의 연구원들이 한곳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조만형 교수는 "융합연구는 지지하나 일몰형 융합연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조직은 항상성이 없으면 조직원들이 불안함을 느끼고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진다"고 걱정했다.

조 교수는 이어 "융합연구단을 대학의 부설연구소로 두는 것도 생각해 보면 좋겠다. 미국의 DOE 연구단 이 좋은 사례가 된다"고 소개하면서 "통합연구회는 일본의 리켄연구소처럼 외국의 우수연구소나 대학과 융합연구를 확대하는 역할을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플로어에서도 융합연구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개진됐다. 안오성 항우연 실장은 "융합연구에 앞서 대덕연구단지만의 지식문화축제기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안 실장은 "미국 나사(NASA)에서도 12월 말께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데 의미가 크다. 연1회 대덕의 연구성과를 기관별로 선별해 전시하고 공유하는 축제자리가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과 커넥트가 이뤄지고 융합연구도 활발 해 질것"이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출연연간의 융합연구를 위해 현재 UST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융합연구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영제 회장은 융합연구단 구성시 순혈주의 타파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출연연간 출입증을 통일해 공개가 가능한 건물은 출입이 자유롭게 하고 출연연의 조경을 시민들도 볼 수 있게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과거보다 역할 떨어졌다고 중기지원? 출연연 본래 역할하도록

출연연은 1966년 KIST가 설립되면서 국가산업과 경제발전에 큰기여를 해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1980년대이후 민간연구소와 대학의 연구역량이 커지면서 출연연의 연구효율성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창조경제 실현 동력으로 중소기업과 창업을 핵심에 놓으면서 출연연의 역할도 이부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김의중 회장은 "중소기업 지원은 환영한다. 그러나 연구소기업의 애로 사항은 출연연과 기업의 목적이 다른데서 시작한다. 기업은 이전받은 기술을 활용해 파이를 더 키우려 하지만 출연연은 기술이전까지만 선호한다"면서 "기업은 이전받은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지원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출연연에서는 과제를 기획해야 한다. 또 성과로 이어지면 감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다. 정책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야 원활한 중기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김 회장는 "연구원 창업을 무조건 강조하기보다는 성공모델이 필요하다. 만든 기업을 잘 키우는데 중점을 둬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만영 교수는 "출연연은 대형 국책과제를 통해 공공성에 기여하는 게 본질적 조직 존재이유다. 출연연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 중기를 지원하라는 식의 정책은 안된다"면서 "출연연이 공공조직으로 공공성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연구할 수 있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오성 실장 역시 "일방적인 중기지원보다 중기에서 애로기술을 통합연구회에 제안하면 연구회, 출연연, 기업이 서로 삼분의 일씩 비용을 대서 해결하는 것도 좋겠다"고 말하면서 "출연연이 문제를 해결하면 평가시 등급에 플러스를 주고 이를 통해 성과급을 주면 중소중견기업지원과 국가성과체제도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출연연 경험 후 대학에 있다는 한 참석자는 출연연이 민간연에 밀리는 문제의 원인을 인력에 있다고 말하며 "기업에서는 우수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출연연은 연구원이 오거나 가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수 인재들이 출연연에 올수 있게 노력하고 정부는 출연연이 잘하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출연연 본래 기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용홍택 국장은 "이번 통합연구회 출범은 현장의 의견이 모아지고 법률 공포까지 빠르게 진행됐다. 앞으로 첫째도 둘째도 출연연에 대한 서비스 개념으로 움직이겠다. 그리고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겠다"고 각오을 밝혔다.

플로어 의견을 꼼꼼하게 메모한 임주환 위원장은 "대덕연구단지는 70년대 골격으로 큰 변화없이 지나왔다. 그렇지만 소통은 거의 없었다"면서 "대덕의 시설과 자연경관은 모두가 부러워할한큼 잘 돼 있다. 시민들이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의견에 공감한다. 젊은층이 많이 올수 있도록 하고 융합을 키워드로 미래먹거리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또 "오늘 나온 의견들은 이사회와 선임될 이사장에게 전달해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오는 29일 공식출범하게 된다. 개방과 협력의 플랫폼으로 출연연이 자율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연구에만 전념하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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