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클럽 월례회...대덕밸리 발전 한목소리

대덕 밸리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마침내 과학계 원로들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대덕 밸리 중견 및 원로 과학자들의 모임인 대덕 클럽의 11월 모임. 20일 저녁 원자역연구소 중강당에 일단의 과학계 원로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한필순 회장을 비롯해 이승구 국립중앙과학관장,이상태 연구단지관리본부 사무총장,장인순 한국원자력연구소장,김충섭 한국화학연구소장,황해웅 한국기계연구원장,정명세(전 표준과학연구원장) 덕인 고문 등등 30여명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처음에는 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된 이후 첫 과학자 출신 구청장으로 선출된 이병령 유성구청장의 회고와 포부를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이 구청장은 한국형 경수로 실무책임자로서 대북 경수로 제공 관철 당시의 어려움과 정치에 입문한 뒤의 고뇌 등을 1시간여 동안 눈시울을 붉히며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이 박사는 과학기술자로서 정치에 대해서 환멸을 느끼면서도 정치에 몸을 담아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그가 맺은 결론은 한국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대덕 밸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과학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뿔뿔이 흩어진 대덕 밸리의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서로 잘났다고 하면서 상대를 외면한다면 과학계는 30년 전이나 30년 후나 똑같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 구청장의 말에 현장 과학계의 원로인 한국화이바 조용준 회장이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하며 모임은 원로들의 결의대회 비슷한 분위기로 급변했습니다.

멀리 경남 밀양에서 달려온 조회장은 현재의 경제난을 타개하고 한민족의 장래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서도 과학계의 세결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고위층의 60%가 테크노크라트인데 비해 한국은 몇 %에 불과하다며 장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개탄도 했습니다. 내 기술이 좋다는 것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돈이 됨을 보여주고, MBA학위를 가진 과학도가 절실하며, 무엇보다 이제는 다른 사람을 포용할수 있어야한다고 소리 높였습니다.

마치 결의 대회와 같은 열기는 원자력연구소장실에서 열린 티타임에서도 뿜어져나왔습니다. 과학계 대원로인 한필순 대덕클럽회장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대덕 밸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따로 국밥처럼 흩어져 있던 과학자들이 한 데 뭉쳐야 합니다. 21세기 대덕 밸리 발전의 열쇠는 벤처기업/ 연구소/ 학교 간의 네트워크 구축에 달려 있습니다." 원자력연구소 장인순 소장도 맞장구 쳤습니다. "지금까지 수십년 간 연구단지의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 보완 관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정명세,김충섭 화학연구소장은 구체적인 방안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과학계의 실력을 한 땀 한 땀 꿰어 갈 때 자신도 모르게 결실이 이루어 질 것이라면서 한발 한발 차근차근 실행에 옮길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날 대덕클럽모임에는 김병구 원자력연구소 통제기술센터장 김병구 박사,박현수 원자력연구소 단장,조광연 화학연 농약스크리닝센터장,천병기 일광기전 사장 등등도 참석해 대덕밸리의 힘을 결집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2시간 30여분동안 진행된 이날 모임을 마치며 원로 과학자들은 오래간만에 젊은 시절의 뜨거운 가슴을 안을수 있었습니다.그 때문인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는 가슴을 활짝 폈습니다.

<헬로우디디 구남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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