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년 맞은 대덕기술사업화포럼
이원묵 회장 "기업수요 반영 않는 정책은 必敗…주체간 고리 역할할 것"
특구진흥재단·창조혁신센터 참여…기술사업화·창조경제 구현 '탄력'

산·학·연·관 연계 강화와 융합을 통해 창조경제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며 출범한 '대덕기술사업화포럼'이 지난달 24일 창립 1주년을 맞았다. 9일 초대회장을 맡은 이원묵 한밭대 총장을 만나 지난 1년 간의 성과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9일 한밭대 총장실에서 대덕기술사업화포럼 초대회장을 맡아 1년을 보낸 이원묵 총장을 만났다.
9일 한밭대 총장실에서 대덕기술사업화포럼 초대회장을 맡아 1년을 보낸 이원묵 총장을 만났다.
이원묵 회장은 "기존의 추격형 모델에서 창의력에 기초한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관련 인식과 문화가 변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기술가치가 공유돼야 한다. 포럼 출범 때 밝힌 ▲기술사업화 ▲연구소 벽 허물기 ▲실용성 연구문화 확산 등은 이를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기술가치 문화'를 언급한 데는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관련 주체별로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기업은 출연연 등이 개발한 기술 중 쓸만한 게 없다고 하고, 헐값으로 평가한다. 이에 반해 개발자들은 100%에 가까운 연구성공율을 자랑하며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정부는 공공R&D 성과를 기업에 넘기라며 기술사업화 조직을 양산한다.

이 회장은 "그동안 산학협력 관련 일을 많이 하면서 기술가치 문화 중요성을 절감했다. 포럼에 참여한 이유도 현장에서 느낀 안타까움 때문"이라며 "산업계는 지금 연구단지와 대학의 기술을 신뢰하지 않는다. 정부와 연구원들이 과제선정 단계부터 기업이 실제 필요로 하는 수요에 귀기울이지 않으면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대덕기술사업화포럼의 역할과 중요성을 피력했다. 수요자가 바라보는 기술의 가치와 필요가 반영된 연구개발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기술 가치를 평가하는 선도적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고, 이는 민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원묵 회장은 "문화는 정부가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규제만 양산되는 등 역효과만 날 뿐"이라며 "기술사업화 또는 기술상용화의 최종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그들의 수요가 연구개발의 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 출연연, 기업의 간극을 줄여주는 고리가 바로 대덕기술사업화포럼이며 기술마켓"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은 '태동기'…"기술마켓 설계부터 구현까지"

이 회장은 지난 1년을 민·관 공동으로 선도적 창조경제 생태계를 설계하고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정비하는 태동기로 평가했다.

발족 당시 200여 명이었던 포럼 멤버는 현재 300명 수준으로 늘었다. 대덕특구에 있는 10개 출연연이 기관 회원으로 참여했고, 4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참가한 데 이어 전국에서 최초로 문을 연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도 참가의사를 피력했다. 15일 열리는 정기총회를 통해 특구진흥재단 이사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두 기관이 참여하는 만큼 포럼 조직도 재정비 중이다. 초기 ▲정책분과 ▲R&BD기획분과 ▲IP경영분과 ▲기술금융분과 ▲기술창업분과 등 5개 조직으로 운영되던 것을 ▲정책분과 ▲기업 수요 기술찾기 ▲기업성장분과 등으로 재구성한다. 특구진흥재단과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참여하는 대전TP 등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서다.

이원묵 회장은 "설립 초기에는 민간 주도로 기획했지만 실제 기술사업화 실행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마침 특구진흥재단이 적극적인 자세로 리더십을 발휘해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관 간 칸막이를 허물고 함께 연구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일반적인 포럼은 학자들 중심으로 세미나 등을 통한 발표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실질적으로 창조경제 주체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술마켓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정부가 추진한 각종 기술사업화 조직과 제도 등도 분석해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이 중첩되는지 정말 아프게 지적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어붙이는 기술사업화가 아닌 기업이 정말 필요한 기술을 찾고 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더불어 포럼 회원 확대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이원묵 회장은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포럼이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대전 지역 기업과 벤처들의 참여가 더 늘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출연연과 대학 관계자의 비율이 높지만 기업 참여를 독려해 최소 500명 이상의 회원을 모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24일 열린 대덕기술사업화포럼 창립총회 모습. 강성모 KAIST 총장이 기조강연을 통해 창조경제 환경 조성을 위해 실패해도 손내미는 문화가 조성돼야 함을 강조했다. <대덕넷 자료사진>
지난해 4월 24일 열린 대덕기술사업화포럼 창립총회 모습. 강성모 KAIST 총장이 기조강연을 통해 창조경제 환경 조성을 위해 실패해도 손내미는 문화가 조성돼야 함을 강조했다. <대덕넷 자료사진>
대덕기술사업화포럼은 2012년 시작된 ETRI기술사업화포럼을 모태로 출범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아 산·학·연·관 등 대덕 구성원간의 네트워크 확대로 융합연구와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모토로 삼아 장관 내정 전까지 발기인을 모집하는 등 진두지휘한 바 있다.

오는 15일 열리는 대덕기술사업화포럼 정기 총회에서는 최두환 성장사다리펀드 위원장의 기조연설과 전문분과위 회의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가능하며, 행사안내페이지
(http://advertise.hellodd.com/2014/0429_forum/)에서 온라인으로 사전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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