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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의 모태 KIST 파급효과만 595조원

기술경영경제학회-날리지웍스, 경제사회적 현재가치 환산 평가
정책파급효과·논문과 인재양성·경제발전 이끌어
"과학자 모국으로 돌아오는 계기를 만들고 15개 출연연 모태역할 등 충분한 가치"

과학기술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KIST가 설립되면서 외국으로 유출된 인재들이 다시 모국을 찾았다.<사진=KIST>
한국 최초로 설립된 종합연구소 KIST가 설립이후 현재가치로 595조원에 달하는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1966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총 3조2478억원(현재가치 11조2259억원)이 투입돼 투자대비 53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지난 21일부터 2일간 UNIST 경동홀에서 열린 기술경영경제학회(회장 박영일) 동계학술대회에서 'KIST 성과 분석틀'과 'KIST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공개됐다. KIST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은 기술경영경제학회와 날리지웍스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연구소인만큼 가치를 평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국가 GDP대비 과학기술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고 그 중 KIST의 역할에 대해 접근해 분석했다. 특히 KIST를 모태로 분리된 15개 출연연과 산업 대학 등으로 이어진 성과 등도 KIST의 가치로 분석하는 전문가 의견을 거쳤다.

이장재 과총 정책연구소장은 "KIST가 과거 한국사회에 기여한 부분은 분명 크다. 산업기술 측면이 기여도 컸지만 무엇보다 인적자원 파급효과를 높이 사고 싶다"면서 "출연연 자산가치평가는 과거에 ETRI에서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성과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란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이를 토대로 매년 새롭게 자산가치를 평가해 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와 과학기술 변화에 따른 KIST 변화 그래프.
설립 후 지금까지 KIST 연구개발 활동을 경제가치로 평가한 표다. 총 79조 6495억원의 파급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고,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594조8240억원에 이른다.

◆정책효과 213조·지식가치 199조·사업화 181조 順

KIST는 1966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종합연구소다. 과학기술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떠난 이공계인재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과학기술 경쟁력 도약과 산업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ETRI, 화학연, 기계연, 생명연 등 15개 국내 주요 출연연의 모태가 됐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2만1497개 과제를 수행했다. 이 중 기관 고유사업은 6024개였고, 기업지원 등을 위한 수탁사업은 1만5473개다. 이를 통해 총 3만7637편의 논문(SCI논문 1만1914개)과 5992개의 특허(국내 4282·해외 1710)를 냈다. 또 '컬러TV 수상기' 등 연구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 중 941건을 기업에 이전했고, 2524건의 기업지원과 2414건의 소역용역을 수행했다.

이날 발표된 분석틀을 통해 산출한 KIST의 GDP 대비 기여가치는 총 79조6000억 원이다.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594조8000억 원에 이른다. 1966년부터 2012년까지 총 3조2478억 원(현재가치 11조2259억원)이 투입된 것을 고려하면, 현재가치 기준으로 약 53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항목별로는 논문과 인재양성 등 지식스톡 분야가 199조8000억 원(33.5%), 경제발전을 이끈 사업화 R&D가 181조1000억 원(30.5%), 정책파급효과가 213조4000억 원(36%)으로 추정됐다.

세분화해서 보면 지식분야 중 SCI급 논문을 평가한 가치는 20조6000억 원, 특허 파급효과는 34조3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와 함께 국내 과학기술 인력양성 효과는 4조3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철원 날리지웍스 대표는 "KIST설립을 통해 해외 우수인재들이 다시 국내로 유입됐다"며 "그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기에 인력양성효과를 높게 분석했다"고 말했다.

사업화 가치 중 정량·정성평가를 통해 선정한 역대 50대 대표·우수기술 가치는 71조1998억 원으로 조사됐다.

50대 대표·우수기술 중에서는 근래에 개발된 스핀제어 정보소자 기술이 40조8812억 원으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고, 70년대 개발된 '오디오·비디오테이프 기초소재 필름'이 10조2599억 원의 파급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KIST는 오디오와 비디오 테이프의 기초 소재 폴리에스터 필름을 개발했다.<사진=KIST>

이밖에 ▲수소연료전지자동차(2조2454억 원) ▲프레온생산기술(2조2363억 원) ▲살충성유기인제화합물 합성방식(2조1212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70년대 개발돼 일대 혁명으로 평가받던 '컬러TV 수상기'는 9889억 원의 경제가치로 평가됐다.

정책적 파급효과로는 ▲국내 최초의 브레인풀 구축 ▲과학기술 체계 구축 ▲국가현안 해결 ▲첨단과학기술 선도 ▲글로벌 연구체계 선도와 국격 제고 등이 포함됐다. 이 중 과학기술 체계 구축에 대한 기여가 51조3000억 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R&D 사업화를 통해 산업체 매출 성과에 크게 기여한 10대 대표기술로는 ▲ 가변용량 다이오드를 이용한 휴대용 TV 수상기 ▲푸시버튼 전화기 ▲염료합성기술 ▲컬러 TV 수상기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기술 ▲지속성 복합비료 기술 ▲캡술형 내시경 미로 ▲리튬복합 이차전지 원천 기술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기술 ▲치매 치료제 기술이 선정됐다.

1960년대 말 분야별 산업정책수립을 위한 조사 보고서.<출처=KIST40년사>

'KIST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발표한 이우성 STEPI 박사는 "KIST는 설립 이후 동기간 GDP 1.3% 수준의 파급효과를 창출해 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국가 종합연구소로써 시대 요구에 부합해 과학기술과 경제성장 전반에 높이 기여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기술경영경제학회가 제시한 분석틀 중 사업화R&D파급효과 분석식(왼쪽)과 시기별 가중치를 반영한 KIST 기여율 산출식(오른쪽).

◆시기별 가중치 부여…공공 R&D 가치분석틀 제시

KIST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KIST 성과분석틀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병헌 교수는 발표에서 "경제성장론 관점에서는 연구개발투자가 자본, 노동과 함께 핵심 기여요소로 인식된다"면서 "설립 50주년을 앞둔 KIST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국가 기여 효과를 산출하고자 했다. 경제성장 기여분에 따른 R&D 투자 기여가치를 도출하고, 그 중 KIST 기여분을 산출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특히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산업이 급성장한 만큼 성장률에 대한 자본·노동·총요소생산성 기여도를 분해하고, 시대별 투자예산과 기여가치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가중치는 ▲국가싱크탱크 태동기(1기, 1967~1970) ▲사업화 기술개발 주도기(2기, 1971~1980) ▲국가R&D 선도기(3기, 1981~1989) ▲첨단기술개발 추진기(4기, 1990~2005) ▲미래국가연구 지향기(5기, 2006~2012) 등에 차등 적용됐다.

더불어 KIST 성과를 ▲지식스톡 ▲사업화 R&D ▲정책적 파급효과 등으로 세분화해 정량화하는 공식도 제시했다.

지식스톡 파급효과 중 논문·특허는 GDP 증가분 중 총요소생산성의 R&D 지출 기여율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경제성장모형을 이용해 산출했으며, 사업화 효과는 역대 연구개발 성과 중 10대 대표 사업화 기술과 40대 우수기술을 선정해 각각 기술 관련 사업화 매출, 기여도, KIST 기술 기여율을 도출해 분석했다.

KIST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 것은 좋은 일이나 우리나라처럼 출연연을 대상으로 파급효과나 기관평가를 하는 것은 선진국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연구소가 국가 경제기여를 얼마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구성과에 대한 평가만 있을 뿐 기관평가는 거의 하지 않는다.

이철원 날리지웍스 대표는 "우수과학기술인 유입과 시스템을 갖춰 대덕단지 연구기관을 세우는데 KIST가 많은 도움이 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며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며 "KIST는 과학기술 불모지인 한국에서 과학기술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얼마인지 가치를 따지는 것 보다 그 KIST는 존재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프레온 연구개발팀.<사진=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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