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래부에 사임의사 공식 전달…IBS 직무대행 체제·후임인선 준비
이번 학기 복귀하지 않으면 교수직 포기해야…총장 유력후보로도 거론

사임의사를 밝힌 IBS 오세정 원장.
사임의사를 밝힌 IBS 오세정 원장.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오 원장은 지난 주 미래창조과학부에 공식적으로 사의를 전달하고 현재 최종 결재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오 원장의 사임은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 내에 처리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사의 배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미 오 원장은 이달 초부터 내부 구성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사의를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언론 인터뷰나 행사 참석 등 대내외 활동에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임했지만 올해부터는 이같은 활동도 가급적 자제해 왔다. 이 때문에 사의 표명 이전부터 "오 원장의 거취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IBS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IBS는 오 원장의 사임을 기정사실로 보고 내부 규정 검토 등 후임 선임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장 공석기간 업무를 대신할 직무대행은 IBS 연구단장 가운데 1명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래 전부터 본인의 거취 문제를 놓고 부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속기관인 서울대학교에서 휴직을 하고 외부활동을 한 지 3년이 넘어 이번 봄 학기에 학교로 복귀하지 않으면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에서는 기관장 등 외부활동으로 인한 휴직기간을 3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IBS 원장 임기가 5년이고, 연임도 가능하지만 본인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교수직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IBS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출연연 기관장도 중요하고 명예로운 자리지만 서울대 교수 신분을 포기하면서까지 계속 기관장을 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오 원장이 그동안 과학기술계에 기여한 공로나 활동을 봤을 때 다른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 원장은 서울대 총장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마평에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실제 도전 여부와는 관계없이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이전에 거취문제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서울대 총장은 오는 7월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처음 간선제로 뽑게되며 4월부터 후임총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다. 오 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던 지난 2010년 총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피로감' 누적도 사의 표명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 원장과 IBS는 그동안 연구단장 선임과 연구단 구성에 힘을 쏟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IBS 때문에 기초연구비가 줄었다"는 이른바 '연구비 블랙홀론' 논란에 휩싸이는 진통을 겪었다. 또 IBS의 엑스포과학공원 부지 입지 결정 과정에서도 중앙부처와 지자체, 정치권을 오가며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IBS 관계자는 오 원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가 곤란하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오 원장은 지난 2011년 1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으며, 같은 해 11월 임기 5년의 IBS 초대원장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11월 IBS 창립 2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오세정 원장.
지난해 11월 IBS 창립 2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오세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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