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萬兆 프로젝트' 천명…연구원 창업 장려·연구소기업 설립
100개 기업 신설 500개 기업 지원…1만명 고용·1조원 매출 목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다시 한번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ETRI는 2017년까지 적극적인 연구원 창업 장려와 연구소 기업 설립으로 중소기업 100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을 신설, 약 500개 중소기업을 통해 1만 명의 고용 창출과 1조원의 매출 견인을 이끌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ETRI가 창조경제를 견인하기 위해 설정한 '백만조(百萬兆)' 전략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ETRI는 12일 원내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ICT 관련 중소·중견기업 141개 기업에 대해 '1실 1기업 맞춤형 기술지원' 인정서 증정식을 갖고 향후 2년간 집중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연구원 내 연구실 하나가 관련 기업 하나를 집중 지원해 기업 키우기에 노력한다는 게 골자다.

이같은 ETRI의 움직임은 히든 챔피언을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가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의해 처음으로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미 ETRI는 지난해 7월부터 부품소재연구분야를 대상으로 16개 중소·중견 기업을 선정, 기업별로 맞춤형 기술지원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만 150건의 기술 지원이 이뤄졌다.

ETRI는 그 범위를 전 연구원으로 확대해 ▲SW·콘텐츠 ▲융합기술 ▲방송통신미디어 ▲통신인터넷분야에서 기술지원이 가능한 141개 기업을 추가로 선정, 전사적 지원체계를 갖추고 본격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TRI에 따르면 1실 1기업 맞춤형 기술지원은 기업현장에 연구원을 파견, 중소기업들이 상용화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로기술들을 직접 파악해 해소하는 실질적인 기술지원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육성이 가능하다.

김흥남 ETRI 원장은 "백만조 전략은 ETRI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프로그램이다"며 "그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1실 1기업 맞춤형 기술지원을 통해 하나의 연구실이 하나의 히든챔피언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ETRI의 행사에 참여한 김순모 스마트케어 대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중소기업을 책임지고 도와준다니 참 든든하다"며 "앞으로 ETRI의 도움을 많이 받아 기업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ETRI는 지난 10월 인정서 증정에 이어 총 139개 연구실이 157개 기업을 지원하게 됐다.

한편 ETRI는 창조경제가 국정 운영의 중심으로 대두되기 시작했을 때 부터 성과 창출의 선봉장으로 여겨져왔다. 때문에 다른 여타 기관보다 질타의 강도가 높았던 게 사실.

올해 초 최문기 장관은 ETRI를 방문해 전에없는 강력한 경고 메세지를 던진 바 있다. 최 장관은 단순 경고가 아니라 출연연의 수탁과제 집중 행태에 '도급직', 향후 계획을 담은 업무보고에 '구체성과 고민이 없는 건성건성'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최 장관은 "응용연구로 삼성전자하고 붙어 이길 자신 있느냐?"고 묻고 "지금 분위기가 조금 지나면 출연연 다녔다는게 국민 세금을 탕진한 불명예가 될 위기다. 그만큼 좋은 기회기도 하다. 창조경제 기치를 내걸고 출연연 르네상스를 만들어가자. 정말 부탁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TRI 관계자는 "백만조 전략이 나오기 까지는 그동안 기술이전이 일방적·수동적이고 고규격의 기술을 양산한 기술상용화 과정에서의 반성에서 나오게 됐다"며 "향후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수행해 R&BD기반 성과확산으로 본 전략을 달성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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