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갔지만 눈여겨 보지 않았던 중앙과학관의 이색 전시·체험시설
번개·레이저 실제로 보고 느끼고…·"꼼꼼히 보면 이런 교육장·놀이터 없어요"

 

국립중앙과학관 전경. 1990년 완공 이래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국립중앙과학관 전경. 1990년 완공 이래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과학관이 진화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내부에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놀이 공간이 많이 생겼다. 상상을 자극하는 전시품들과 담당 과학커뮤니케이터의 감동적인 해설까지.

중앙과학관은 지난 한 해 173만명이 다녀갔다. 그동안 누적 관람객수는 2000만명이 넘는다. 많은 사람이 중앙과학관을 다녀갔지만 그래도 못 본 전시물이 여전히 많다. 봤어도 '눈여겨 보지 않은' 전시물도 많다. 과학관 탐방은 '보물찾기'다. 미처 보지 못했거나 새로 등장한 전시물을 찾아내고, 이미 봤던 전시물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 일종의 '탐험'이다.

지난 8일 중앙과학관을 찾았다. 미션은 과학관의 '숨겨진 보물찾기'. 여러차례 과학관을 방문했어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하지만 꼭 봐야할 전시물, 체험코너를 소개한다.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최종배)은 1945년 서울에서 국립과학박물관으로 설립돼 1990년 대전 이전·개관했다.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最古)이자 대표적인 과학관이다. 하지만, 대구·과천 등에서 잇달아 과학관이 개관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또 전시물들이 똑같고, 볼 게 없다는 비판도 받았다. 좋게 표현하면 '손 때 묻은 과학관'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낡은 과학관'이었다.

하지만 중앙과학관은 몇 해 전부터 과감한 변신을 시도해 왔다. 체험형 전시품을 대거 확충하고, 각종 쇼와 행사를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조금씩 변화가 감지됐다. 연간 방문객 수는 2009년 75만 명에서 2013년 173만 명으로 무려 2.5배나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누적 관람객 수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 또 '2013 ASPAC(국제태평양과학관협회) 컨퍼런스'와 '제3회 세계과학관 심포지엄'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중앙과학관은 주 전시관인 상설전시관 외에도 창의나래관·사이언스홀·특별전시관·우주체험관·꿈아띠체험관·생물탐구관 등 전시관과 우주과학공원·가족캠핑장 등 다양한 과학문화시설로 구성돼 있다. 상설전시관은 5개년에 걸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창의나래관

정문 앞 길을 걷다보면 본건물 좌측으로 홀로 떨어져 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창의나래관이다. 2011년 7월 개관했고, 총 3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2011년 개관한 창의나래관 전경. 새로운 창의체험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2011년 개관한 창의나래관 전경. 새로운 창의체험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전기쇼

이 관의 1층에서 테슬라코일이라는 교류변압기 시연을 볼 수 있다. 또 자동차를 타고 번개를 맞는 특이한 체험도 할 수 있다. 단, 번개 체험을 위한 소음이 클 수 있으니 주의 바란다.

창의나래관에는 과학커뮤니케이터가 각 전시품에 전담 배치돼 있어 다양한 쇼와 함께 과학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관람객들과 소통을 시도한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창의나래관에는 과학커뮤니케이터가 각 전시품에 전담 배치돼 있어 다양한 쇼와 함께 과학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관람객들과 소통을 시도한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레이저쇼

잠시 영화 ‘도둑들’의 전지현이 되어 볼까? 아니면 ‘미션임파서블’의 톰 크루즈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떤가? 전기쇼와 마찬가지로 창의나래관 1층에서 레이저쇼 시연을 볼 수 있다. 레이저의 기본원리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풍선 터트리기 시연이 이어진다. 여기서의 백미는 레이저 터널 통과하기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멋지게 임무를 수행하자.

레이저의 특성을 직접 시연을 통해 보여준다. 레이저의 굴절, 풍선 터트리기를 통해 원리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송병훈 수습기자)
레이저의 특성을 직접 시연을 통해 보여준다. 레이저의 굴절, 풍선 터트리기를 통해 원리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송병훈 수습기자)

 ▲로봇체험코너

로봇과 인간의 교감이 가능할까? 2층에 올라가면 신설된 로봇체험코너가 눈에 들어온다. 인간형·감정교류·화면형·산업용 로봇이 우리를 기다린다. 인간형 로봇의 신체 부위를 터치스크린을 통해 확인하고 작동법을 익힐 수 있다. 갖가지 표정을 짓는 로봇, 뮤지컬 등에서 활동하는 로봇이 많은 흥미와 관심을 유발한다.

중앙과학관이 새롭게 전시한 로봇체험코너. 터치스크린을 통해 로봇의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중앙과학관이 새롭게 전시한 로봇체험코너. 터치스크린을 통해 로봇의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지진체험코너

지진을 체험하는 3D 영상관이다. 12명 인원의 동시 체험이 가능하다. 쉽고 재미있는 영상이기 때문에,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 영상과 진동으로 인해 다소 어지러울 수 있다.

지진을 직접 체험해보는 3D영상관.(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지진을 직접 체험해보는 3D영상관.(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상설전시관

창의나래관을 나와서 과학관의 주 전시관인 상설전시관으로 가자. 상설전시관 1층의 리모델링이 완료돼 새로운 시설들이 기다리고 있다. 리모델링 전에 방문했던 관람객들은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최근 추세를 반영해 바꿨다는 얘기다.

 ▲원심력 자전거 시연

1층에서 운동에너지를 위치에너지로 변환하는 원심력 자전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페달을 힘차게 밟으면, 앞뒤로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한 바퀴를 돌게 된다. 자전거를 타면서 구심력과 원심력을 느껴보자.

자전거를 타고 360도 회전하면서 원심력의 원리를 알 수 있다.(사진=송병훈 수습기자)
자전거를 타고 360도 회전하면서 원심력의 원리를 알 수 있다.(사진=송병훈 수습기자)

 ▲융합의 이해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은 어떻게 개발됐을까? 휴대전화의 진화에서부터 컴퓨터의 발전사를 보며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융합 과정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관에서 만나게 되는 역사 속 과학기술 제품들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는 생소한 세계 최초 상용화 핸드폰 모토로라 다이나텍과 삼성전자가 개발한 국내 최초 CDMA폰 등.(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스마트폰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는 생소한 세계 최초 상용화 핸드폰 모토로라 다이나텍과 삼성전자가 개발한 국내 최초 CDMA폰 등.(사진=이해곤 수습기자)

 

한 때 학교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닌텐도 게임보이(사진=이해곤 수습기자)
한 때 학교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닌텐도 게임보이(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인체의 신비

일부 의대의 해부학 교실에서 사용하기도 하는 3D 가상해부테이블. 인체 속 장기들의 단면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마치 의사가 된 것 같은 환상도 가질 수 있다. 이 장치는 과학관용으로는 첫 번째로 개발돼 설치됐다.

3D 가상해부테이블. 터치를 통해 인간의 몸 속 곳곳을 살펴볼 수 있다.(사진=송병훈 수습기자)
3D 가상해부테이블. 터치를 통해 인간의 몸 속 곳곳을 살펴볼 수 있다.(사진=송병훈 수습기자)

 ▲3D 프린팅

3D 프린터로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며, 근래에 상용화가 될 예정이다. 이 코너에서는 로봇팔이 실제 조립되는 과정과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에펠탑 모형물, 자유의 여신상 등이 제작되는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생활 속을 파고들 이 기술을 미리 확인하자 .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로봇팔. 실제 조립해 움직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사진=송병훈 수습기자)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로봇팔. 실제 조립해 움직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사진=송병훈 수습기자)

 3D프린터를 이용해 자유의 여신상을 만드는 과정(사진=이해곤 수습기자)
3D프린터를 이용해 자유의 여신상을 만드는 과정(사진=이해곤 수습기자)

 ▲기타

미래 자동차를 직접 체험해 보는 한 관람객. (사진=송병훈 수습기자)
미래 자동차를 직접 체험해 보는 한 관람객. (사진=송병훈 수습기자)

만화경을 통해 만난 아인슈타인.(사진=송병훈 수습기자)
만화경을 통해 만난 아인슈타인.(사진=송병훈 수습기자)

 

자기부상열차 탑승 체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자기부상열차 상용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상용화될 예정이다. 일반 열차에 비해 소음이나 진동이 적고, 공해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자기부상열차관으로 이동해 기본원리를 듣자. 8.8m의 상공위에서 엑스포과학공원을 비롯한 주변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남다른 운치를 준다.

도시형 자기부상열차가 뜰 수 있게 만드는 핵심 부품인 선형유도전동기. 전자유도현상이 발생하고 레일에서 떠오르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가 뜰 수 있게 만드는 핵심 부품인 선형유도전동기. 전자유도현상이 발생하고 레일에서 떠오르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의 운전석. 창문으로 보는 풍경도 제법 근사하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의 운전석. 창문으로 보는 풍경도 제법 근사하다.(사진=이해곤 수습기자)

이밖에도 즐길거리, 볼거리가 곳곳에 숨어었다. 

과학관 외부에 있는 나로호 모형을 보면서 우주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다. 또 과학관 캠핑장은 4월에서 10월까지 운영되는데 예약이 만만치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로 가족 단위로 방문해 도심속 여유를 즐긴다.  또 사이언스홀에 200명 규모의 과학토크콘서트, 400명 규모의 신년음악회 등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한풍우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연구단장은 "영국, 프랑스 등 선진 과학관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아이들이 창의력을 키우고 과학자를 꿈꾸게 만드는 과학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종배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한정된 예산으로 과학관이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면서도 "문학, 예술, 과학을 연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놀고 휴식하는 과학관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발전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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