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과기인이자 기업인" 대덕 안팎서 추모…2일 발인식·추도식 거행
ETRI 연구원 출신으로 1996년 회사 설립…과학기술·기업 발전에 열정 바쳐

故 이중환 사장
故 이중환 사장

"누구보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열정적인 삶을 사셨던 분이셨습니다. 낙후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몰두하신 뛰어난 과학자이셨으며, 우리 케이맥이 '세계 1위 사업 아이템을 영위하는 초일류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신 위대한 기업인이었습니다."

강석진 케이맥 전무의 추도사 중 일부다. 

민족의 명절 설날을 앞둔 지난달 29일 이중환 케이맥 대표가 지병으로 별세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설을 지내고 2일 오전 故 이중환 대표의 발인식과 함께 추도식이 회사내에서 열렸다.

이른 아침 회사를 찾은 이중환 대표의 운구 행렬은 양옆으로 길게 선 직원들 사이를 지나 강당으로 향했다. 슬픔을 억누르지 못한 직원들이 곳곳에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평소 회사와 대덕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뜨거웠던 그였기에 많은 대덕벤처인들이 슬픔을 표하며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했다.

◆이중환 대표는 누구

이중환  대표는 ETRI 출신으로 1996년 11월 물성분석 전문기업 케이맥을 설립했다.

케이맥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석기기의 국산화에 기여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해 왔다.

또 분석장비를 운용하며 축적된 분석기술과 다양한 시료에 대한 전문적 분석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분석기와 FPD(Flat Panel Display), 반도체 공정용 검사기기로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FPD는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케이맥은 2011년 10월 코스닥 사상 최대 기록인 74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는데 성공한다. 2012년에는 코스닥 히든챔피언에도 선정됐다.

이중환 대표는 분석기기의 국산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12년 5월 전국 중소기업 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았던 강석진 전무는 "대표님과 함께 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인재양성과 기술 발전을 위해 많은 질책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분인데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덕의 많은 이들이 훌륭한 기업가일 뿐만 아니라 과학자이며 지역을 사랑한 별 故 이중환 대표의 마지막 가는길에 슬픔을 표하며 명복을 빌었다.

◆다음은 이중환 대표의 장례위원장을 맡았던 강석진 전무의 추도사 전문.

존경하는 이중환 사장님, 케이맥의 영원한 우리 사장님!
추모사를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장님의 영면이 믿어지지 않고, 생전의 사장님 모습이 눈에 선하여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옛말에 인명은 재천이오, 인수는 유한하다고 했다지만, 사장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저희 케이맥 임직원들은 이제 사장님과의 이별을 목전에 두고 그 아쉬움에 목이 메이고 눈물이 앞을 가릴 따름입니다.

사장님께서는 누구보다 원대한 꿈을 가지시고 열정적인 삶을 사셨던 분이셨습니다. 낙후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몰두하신 뛰어난 과학자이셨으며, 우리 케이맥 주식회사가 “세계 1위 사업 아이템을 영위하는 초일류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신 위대한 기업가이기도 하셨습니다.

돌이켜보면 사장님께서는 분석과학기술의 불모지나 다름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기초과학의 육성과 발전을 위하여 항상 노력하고 고민해 오셨습니다. 기초과학과 관련된 산업이 발전해야만 그에 따르는 대학 등 교육기관들과 연구소들이 연구개발에 더욱 역량을 쏟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기초과학기술이 한층 더 진일보될 수 있다고 굳게 믿으셨습니다. 더불어 그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 케이맥 주식회사를 세계 최고의 측정.분석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많은 애를 써 오셨고, 창업이래 축적된 측정.분석 분야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분석기기 시장에서부터 FPD시장, 반도체, 바이오/의료진단기기 시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영역을 개척하시어 마침내 회사를 안정된 사업기반을 갖춘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성장.발전시켰습니다. 또한, 창사 이래 산업 및 기업발전에 기여한 높은 공로를 인정받아 모범중소기업인 대통령 표창과 IT 이노베이션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 수상이라는 영애를 안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이순간 문득 사장님과 함께 하였던 지난날의 순간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 갑니다. 사장님께서는 때로는 엄한 형님처럼 꾸짖어주셨고, 때로는 자상한 아버지처럼 포근하게 감싸 안아 주셨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진심 어린 사랑이었음을 저희 임직원 모두는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를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모든 임직원을 일류인재로 육성시키기 위한 사장님의 노력이 단지 케이맥이라는 회사만이 아닌 모든 임직원 개개인을 위한 따뜻한 애정의 표현이었기에 사장님과 작별을 고하는 지금 이 시간이 더욱 슬프고 비통하기만 합니다.

사장님 ! 지금 우리 케이맥은 기존 사업영역을 뛰어 넘어 반도체와 바이오 등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도약하는 중차대한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사장님의 날카로우신 예지와 불굴의 지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떠나시는 사장님을 붙잡을 수 없기에 저희들의 심정은 너무나도 황망할 따름입니다.

부디 영생이 있는 편안한 곳으로 가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창의적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일류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며 세계인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고자 하시었던 사장님의 크고 높은 꿈은 저희가 그 유지를 받들어 꼭, 그리고 반드시 이루어내겠습니다.

사장님께서 생전에 보여주셨던 그 숭고한 뜻과 열정은 저희 임직원 모두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 놓겠습니다. 현생에서의 모든 고민과 번민은 이제 내려놓으시고 영면하시길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이중환 사장님!
존경하고 또 사랑합니다.


2014년 2월 2일
케이맥 주식회사
장례위원장 전무이사
강 석 진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을 지냈던 박준병 한밭대학교 교수도 추도사를 남겼다. 다음은 전문.


삼가 이중환 사장님의 영전에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사장님과의 인연은 약 10여년 전입니다. 그때 저는 대전광역시 전략산업기획단장으로 부임하면서 대전지역의 과학기술 및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의 유망한 기업가분들과 많은 자리를 하였으며, 이때 고 이중환 사장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처음 이중환 사장님을 뵈었을 때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고 있습니다. 중저음의 힘있는 목소리와 열정적인 모습으로 한국의 분석과학 기술과 벤처기업의 발전을 고민하셨습니다. 또한 공석에서든 사석에서든 케이맥과 케이맥 임직원에 대한 염려와 관심, 사랑, 자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뜻한 마음과 많은 관심을 많이 가져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도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중환 사장님과 함께 대전시 벤처기업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면서 그 뜨거운 열정에 항상 존경심을 가졌고, 때로는 친형님처럼 의지하며 대덕이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사장님께서는 항상 일류인재가 넘쳐나는 대덕, 일류기업이 가득한 대덕을 꿈꾸셨고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덕이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한 노력과 지원에 힘입어 지금의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게 된 것입니다. 감히 말씀 드리지만 이중환 사장님과 같은 뜻있는 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엊그제 사장님의 빈소를 찾아 영정 통해 환하게 웃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지난 시간이 다시 한번 떠올라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사장님께서 전화를 걸어 저녁이나 같이하자고 연락을 주실 것처럼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기업의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시고 때로는 쓴소리도 기탄없이 말씀해주시어 저도 기업의 목소리를 누구보다 더 절실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보답으로 제가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으로 부임하였을 때에도 가장먼저 찾아 뵈었던 분이 이중환 사장님이십니다. 그때도 기업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사장님의 진심어린 충고가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훌륭한 기업가일 뿐만 아니라 우리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이 시대의 위대한 영웅을 여의게 되었습니다. 몸이 편찮으신 중에서도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발전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신 사회지도자로, 케이맥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시는 기업가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고 이중환 사장님은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한 모범이 되실 것입니다.

이중환 사장님, 저는 오늘 사장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승에서 가지셨던 미련과 슬픔은 다 남겨두고 가십시오.
사장님께서 고민하시던 오늘이 아닌 미래에 대한 고민은 저희가 짊어 지겠습니다. 또한, 사장님이 주신 관심과 애정은 가슴 깊숙이 새기겠습니다.
부디 행복과 평화가 충만한 곳에서 평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사장님의 영면에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2014년 2월 2일
한밭대학교
교수 박준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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