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박용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빛나는 새해를 꿈꾸며/두 나무가 합하여 아름다운 큰 나무 하나가 만들어졌다. 잎을 모두 떨구고 잔 가지 속살까지 드러낸 두 그루의 겨울나무. 그 사이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은 서로 화합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새해가 되라고 축복한다.<Pentax K-3, 16 mm, 1/1600 s, F/11, ISO 100>
빛나는 새해를 꿈꾸며/두 나무가 합하여 아름다운 큰 나무 하나가 만들어졌다. 잎을 모두 떨구고 잔 가지 속살까지 드러낸 두 그루의 겨울나무. 그 사이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은 서로 화합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새해가 되라고 축복한다.<Pentax K-3, 16 mm, 1/1600 s, F/11, ISO 100>

겨울나무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겨울 나무를 보면서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생각해 본다.

우선 이 세상에서 우리의 시작과 끝은 겨울나무와 같이 아무것도 없는 빈손임을 깨닫게 한다. 빈 가지에서 시작하여 봄이 되면서 생명의 잎들이 돋아나고 꽃이 피며, 여름 동안 무성하게 자라 가을에 풍성한 결실을 맺은 후 다시 겨울이 되면 모든 것을 비우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나무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깊은 곳/겨울 하늘과 나무를 품고 있는 강물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깊은 곳까지 말갛게 생각이 스며든다.<Pentax K-3, 16 mm, 1/80 s, F/7.2, ISO 100>
내 마음의 깊은 곳/겨울 하늘과 나무를 품고 있는 강물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깊은 곳까지 말갛게 생각이 스며든다.<Pentax K-3, 16 mm, 1/80 s, F/7.2, ISO 100>

모든 것을 비우고 맨몸으로 하늘 아래 서 있는 겨울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아쉽고 힘들지만 가을이면 잎들을 떠나 보내고 맨 몸으로 추위를 견디어 낸 후 봄이 되어 다시 아름다운 잎들을 피워내는 나무의 배려와 사랑을 알려준다. 그래서 겨울나무를 보면 경건하기까지 하다. 풍성하던 잎과 열매를 다 내려 놓고 자연에게 온전히 맡기고 순응하는 아름다운 믿음의 모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나무는 가진 것들을 모두 내려놓으면서도 새들을 위한 보금자리 하나쯤은 품고 있어 비우는 마음뿐만 아니라 넉넉히 베푸는 마음도 함께 가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눈이 오는 날이면 겨울나무는 순백의 아름다운 옷으로 치장을 하고 자연이 주는 위로에 감사하는 축제를 벌이면서 우리에게 어려움 속에서도 감사하는 마음과 즐거움을 찾을 줄 아는 멋을 가르쳐준다.

겨울의 노래가 들리시나요?/가끔은 이렇게 떠나지 않고 남은 가을이 외로운 겨울나무에게 위로의 겨울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Pentax K-3, 100 mm, 1/160 s, F/3.5, ISO 100>
겨울의 노래가 들리시나요?/가끔은 이렇게 떠나지 않고 남은 가을이 외로운 겨울나무에게 위로의 겨울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Pentax K-3, 100 mm, 1/160 s, F/3.5, ISO 100>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의 영어 이름인 January는 로마의 신화에 나오는 문(門)의 신인 야누스(Janus)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야누스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보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신으로, 시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1월은 지나간 한 해와 다가올 새해의 날들을 동시에 바라보아야 하는 달임을 뜻한다.

이제 2014년이 시작되었다. 세상적인 욕심과 걱정들을 가능한 많이 내려놓고, 보다 행복에 다가가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겨울나무의 지혜를 배우고 싶다.

감사의 축제/눈이 오는 날이면 겨울나무는 순백의 아름다운 옷으로 치장을 하고 자연이 주는 위로에 감사하는 축제를 벌일 줄도 아는 멋 또한 알고 있다.<Pentax K-5, 70 mm, 1/1000 s, F/4.5, ISO 100>
감사의 축제/눈이 오는 날이면 겨울나무는 순백의 아름다운 옷으로 치장을 하고 자연이 주는 위로에 감사하는 축제를 벌일 줄도 아는 멋 또한 알고 있다.<Pentax K-5, 70 mm, 1/1000 s, F/4.5, ISO 100>

겨울나무를 보면 / 강세화

겨울나무를 보면
일생을 정직하게 살아온
한 생애를 마주한 듯 하다.

나이에 대하여
부끄럽지 않고
섭섭해하지 않는
풍모를 본다.

집착을 버리고
욕망을 버리고
간소한 마음은
얼마나 편안할까?

노염타지 않고
미안하지 않게
짐 벗은 모양은
또 얼마나 가뿐할까?

겨울나무를 보면
옹졸하게 욕하고
서둘러 분개한 것이
무안해진다.

비우는 마음 채우는 마음/겨울나무는 가진 것들을 모두 내려놓으면서도 새들을 위한 보금자리 하나쯤은 품고 있는 멋진 모습을 지니고 있다.<Pentax K-3, 16 mm, 1/800 s, F/5.6, ISO 100>
비우는 마음 채우는 마음/겨울나무는 가진 것들을 모두 내려놓으면서도 새들을 위한 보금자리 하나쯤은 품고 있는 멋진 모습을 지니고 있다.<Pentax K-3, 16 mm, 1/800 s, F/5.6,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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