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관 관심 속 4월 첫발…대덕 위기 진단부터 해결책 모색까지
"일상적인 포럼은 가라"…과학·인문학 넘나들며 소통·토론 유도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미래 한국 성장을 이끌 대덕의 상상력을 일깨우기 위해 다년간 인물들. 강성모 KAIST 총장,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 박웅현 광고디렉터, 용홍택 미래부 국장, 유명만 한양대 교수, 조용국 노스마운틴 대표, 유진녕 LG화학기술연구원장, 이민화 KASIT 교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이 상상력포럼D에 연사로 다녀갔다.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미래 한국 성장을 이끌 대덕의 상상력을 일깨우기 위해 다년간 인물들. 강성모 KAIST 총장,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 박웅현 광고디렉터, 용홍택 미래부 국장, 유명만 한양대 교수, 조용국 노스마운틴 대표, 유진녕 LG화학기술연구원장, 이민화 KASIT 교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이 상상력포럼D에 연사로 다녀갔다.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을 선도할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격형R&D 구태를 벗고, 대덕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위해 '상상력포럼D'가 나섰다. '상상력포럼D'는 미래를 꿈꾸고(Dream) 설계하며(Design), 토론(Discuss)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창조적 지식공유의 장이다.

IBS(원장 오세정)와 대덕넷(대표 이석봉)의 합작품으로, 대덕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매회 주제와 방식을 새롭게 하며 산·학·연·관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총 8회의 상상력포럼을 정리했다.

4월 4일 오후 4시 UST강당에서 첫 선을 보인 제1회 상상력포럼D는 '대덕발 창조경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민화 KAIST 교수와 송종국 STEPI 원장이 나서 '창조경제'의 정의를 파헤쳤다. 더불어 각각 창조경제의 한 축을 맡을 KAIST와 출연연, 벤처기업 관계자들이 나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각각의 역할과 지향할 바를 내놨다. 강성모 KAIST 총장은 우선 "안된다는 말은 말자"고 적극적인 도전정신을 강조했고, 장인순 전 원자력연 소장은 이스라엘을 언급하며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자"고 당부했다. 이승완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회장은 "출연연 연구원의 벤처기업 파견 근무"라는 기존 상식을 깨는 제안으로 주목받았다.

상상력을 대표하는 단어들로 상상력포럼D의 심볼을 만들었다.
상상력을 대표하는 단어들로 상상력포럼D의 심볼을 만들었다.
5월부터는 매월 세째주 수요일, 오후 3시로 정형화됐다. 하지만 사고의 폭과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포럼 주제와 참석자, 진행방식 등은 매회 변화를 줬다.

5월 15일 '통(通)'을 주제로 열린 제2회 포럼에는 유진녕 LG화학기술연구원장이 연사로 나섰다.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KAIST·UST 등 연구중심대학, 1400여개의 첨단벤처, 전국 제일의 연구개발인력 집적지 등으로 표현되는 대덕단지의 '소통' 필요성을 공감하는 자리. 유 원장은 LG화학기술연구원의 협업 문화 등을 소개하고 "창조하려면 소통과 협업부터"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덕의 소통을 위해 이때부터 '대덕주민 줌인' 코너가 신설됐다.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 정연세 IBS 사업관리실장 등이 나서 자신의 삶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각자의 역할을 소개하며 상호 이해를 도모했다.

6월에는 조용국 노스마운틴 대표가 나서 'R&D의 꽃, 기술사업화'를, 7월 포럼에는 유영만 한양대 교수가 '미래 사회 과학자상(像)'을 각각 이야기했다. 조용국 대표는 "기술사업화의 핵심은 시장에 대한 이해"라며 이를 위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고, 유영만 교수 역시 "이질적 학문 경계를 뛰어 넘는 양자병합"을 미래 과학자상으로 제시했다.

7월까지 진행된 전반기 상상력포럼D는 대덕특구에 대한 현실 진단과 문제제기로 요약된다. ▲내부 구성원간의 소통 ▲인문학적 접근 필요성 ▲통합형 인재상 등이다.

9월 25일 포문을 연 '시즌2'는 앞서 제기된 문제들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이었다.

시즌2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은 "대덕의 목표가 사라졌다"고 위기론을 제기하고, 위기 탈출의 해법으로 '토론'을 제안했다. 학문과 업무의 경계를 뛰어 넘어 의견을 나눌 때,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논리다. 강성모 KAIST 총장 역시 "지난 40년 성과에 대한 자만을 버려라.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한 사명감이 필요한 때"라고 대덕 내부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를 주문했다.

10월 23일에는 새로운 방식의 '상상력포럼D'가 진행됐다. '대덕의 위기'를 주제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벌인 것. 토론회에서 모아진 결론은 '사람과 시스템'이다. 이은우 UST 총장은 "비전은 선도형인데, 현 시스템은 추격형"이란 말로, 현재 대덕의 문제점을 요약했다.

11월 포럼은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으로 준비됐다. 국내 최고의 창의적 광고디렉터로 평가받는 박웅현 씨를 초청해 인문학과 창의적 사고의 관계 등을 집중 조명했다. 박 감독은 다양한 광고 제작과정을 소개하며 "물음이 곧 창조고 미래"라며 ▲인문학을 통한 생각의 폭 확대 ▲경청과 공감 ▲사고의 화학작용 등을 강조했다. 손욱 전 원장이 앞서 말한 '경계를 넘은 토론'을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 화학작용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방향이 전개되는 것이 대덕특구의 지향점이란 것이다.

피날레는 용홍택 미래부 연구공동체정책관이 맡았다. 용 국장은 "창조경제는 아이디어가 돈이 되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하고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며, 참을 수 없는 것은 무거움"이라고 조언했다. 상상력은 가벼운 생각에서 비롯되며, 이를 통해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용 국장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정부 정책과 방향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세종대왕을 언급하고 "불확실성 속에서도 변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또 변화의 끝에는 국민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상력포럼D는 최초 강연으로 시작해 회를 거듭할 수록 소통을 위한 '대덕주민 줌인' 코너, 문화·인문학과의 교류를 위한 음악회, 기술교류회 및 스탠딩파티 등 새로운 시도가 거듭됐다. 첫회 400여 명이 UST 대강당을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 메운 것을 시작으로, 매 회 출연연 주요 인사들과 대덕벤처 관계자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매번 포럼마다 빠짐없이 참석하는 마니아층이 생겼고, 12월 포럼부터 대덕기술사업화포럼이 공동주최로 참여하는 등 내면의 상상력을 일깨우고자 하는 기관들의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오세정 IBS 원장은 12월 포럼 직후 "출연연 설립 초기 설정된 철학과 사명이 해결된 후, 새로운 사업과 방행이 필요한 시기다. 진화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 역할의 중심에 상상력포럼D가 설 것"이라며 "올해 IBS 사업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상상력포럼D는 2014년에도 계속된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대덕의 현실과 문제를 진단한 만큼,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대덕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4월 첫 선을 보인 제1회 상상력포럼D 주요 참석자들. 이들은 상상력포럼이 대덕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기폭제가 돼줄 것을 당부했고, 상상력포럼은 매번 새로운 주제와 시도로 40년 동안 잠자던 변화와 혁신 DNA를 자극했다.
4월 첫 선을 보인 제1회 상상력포럼D 주요 참석자들. 이들은 상상력포럼이 대덕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기폭제가 돼줄 것을 당부했고, 상상력포럼은 매번 새로운 주제와 시도로 40년 동안 잠자던 변화와 혁신 DNA를 자극했다.

12월 마지막 상상력포럼D 이후 이어진 교류회.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의견교류가 활발한 이유 중 하나로 스탠딩파티에 착안, 전통적인 좌식문화를 탈피해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12월 마지막 상상력포럼D 이후 이어진 교류회.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의견교류가 활발한 이유 중 하나로 스탠딩파티에 착안, 전통적인 좌식문화를 탈피해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