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ETRI가 뛴다]⑤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기술사업
100G 인터넷 서비스 가능…창조경제사회 인프라 구축 나서

가입자 간 최대 100G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개념도.
가입자 간 최대 100G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개념도.

#1.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결승전. 마지막 50m을 남겨두고 우승자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선수가 간발의 차이로 터치패드를 찍는다. 관중들의 함성소리와 울먹이는 선수의 모습이 그대로 내 심장에 전달된다. 그런데 내가 있는 곳은 경기가 열리고 있는 광주광역시가 아닌 서울이다.

#2. 집 근처 작은 도서관을 찾았다. 책을 대여하기 위해서가 아닌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김홍도의 그림을 스트리밍으로 생생하게 관람하기 위해서다. 과제로 주어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물 관람도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다.

#3. 집에서 요리 학원을 열었다. 주방에서 준비한 재료로 요리를 하면서 앞에 보이는 수강생들에게 강의를 한다. 수강생들도 각자의 주방에서 강사의 강의를 보며 요리를 만들어 낸다. 별도의 실습장소가 필요 없다. 빠른 커뮤니티 덕에 ‘1인 사업가’가 될 수 있다.

이 장면들은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기술이 상용화됐을 때의 모습니다. 지난해 10Gbps급 100배 빠른 광인터넷이 예고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DVD 1장 분량의 5GB급 3D 영화 한 편을 단 4초 만에 다운로드 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혁명에 가까운 소식이었다.

그런데 이 조차도 이제 과거의 일이 될 전망이다. 100Mbps 대비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기술이 예고되면서 미래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핵심기술은 가입자 단말까지 최대 100Gbps 서비스를 실감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가입자망, 전달망, 전달노드를 고도화하는 광네트워크 기술개발로 미래부의 15대 미래서비스를 실현하는 창조경제사회 인프라 구축의 핵심에 속한다.

지금의 인터넷이 '내용 전달'에 집중된다면 미래의 인터넷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감정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실감 전달'에 집중된다. 인터넷 '실감 전달'은 화면 속에서 생생한 현장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 받을 수 있음을 말한다.

화면 속에 있는 친구가 마치 옆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화면 속에 있는 그림이 마치 실물을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만으로도 직접 보고 말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줄여 주고, '그 곳에 가고 싶다'라는 아쉬움이 생기지 않도록 '그 곳'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이를 위해 UHD, 3D홀로그램, 4D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가상혼합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 클라우드 기술과 접목돼 지연 없이 전달된다.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는 광링크의 전송 속도가 가입자당 최대 100Gbps까지 제공되는 것. 100Gbps 전송 속도는 DVD 한 장에 저장돼 있는 5GB 용량의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는데 소용되는 시간이 현재의 400초에서 0.4초로 단축된다.

광네트워크는 모든 통신망의 ‘척추’에 해당된다. 사용자가 무선 또는 유선 인터넷 전송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광네트워크의 진화가 전제돼야 한다. 이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서비스 트래픽이 배후망으로 있는 광네트워크에 집중돼 전송되기 때문이다.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사업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5년에 걸친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2205억원에 이른다.

이 사업에는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핵심 기술사업과 광네트워크산업 육성지원을 위한 산업지원기반조성사업이 포함된다.

이동수 ETRI 호남권연구센터 광단말솔루션연구실장은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기술은 떨어져 있지만 옆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며 “가족들이 멀리 있어도 이 기술을 통해 옆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느끼고, 사회복지사는 일일이 독거노인을 찾아가지 않아도 그분들의 옆에서 돌봐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깝게는 커뮤니티를 형성해주지만 이를 응용하면 사회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10대 핵심기술 선정…100G급 스마트 네트워크 통한 고품질 서비스 제공

10대 핵심기술 및 15대 미래서비스.
10대 핵심기술 및 15대 미래서비스.
미래부는 지난 10월 제23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향후 5년간의 연구개발(R&D) 정책 및 방향을 담은 'ICT R&D 중장기 전략(ICT WAVE)‘을 확정 발표했다.

10대 핵심기술에는 ▲홀로그램 ▲콘텐츠 2.0 ▲지능형 SW ▲IoT 플랫폼 ▲빅데이터클라우드 ▲5G ▲스마트 네트워크 ▲감성형 단말기술 ▲지능형 ICT 융합모듈 ▲사이버 공격 대응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10대 핵심기술을 근간으로 더 풍요롭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15대 미래서비스를 선정해 중점 구현키로 했다.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가 10대 핵심기술에 선정, 100G급 최적 스마트 네크워크를 구성, 미래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 국민 편익 증진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제시한 15대 미래서비스도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기술이 전제돼야만 가능한 서비스가 다수 포함됐다.

특히 이번 사업은 지역전략산업 활성화 일환으로 광주광역시 광통신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100G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부품, 단말, 시스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지원기반조성산업에서는 핵심기술이 상용화되도록 장비활용, 인력양성, 상용기술 등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연 매출 1조 원대 시스템(백본, 가입자 장비) 산업체 1개사 육성과 연 매출 5000억 원대 광 트랜시버 산업체 2개사 육성, 연 매출 1000억 원대 하이엔드급 광모듈 및 능동소자 산업체 10개사 육성 등을 통해 2020년 지역 광통신산업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산업지원을 담당할 호남권연구센터(센터장 김영선)를 중심으로 핵심기술개발을 위해 광인터넷연구부(부장 이종현)와 광무선융합부품연구부(부장 권용환), 산업 및 기술전략을 위한 산업전략연구부(부장 이광희)가 중심축으로 활동하게 된다.

해결해야할 과제는 아직 많다.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미래서비스가 원활하게 보급되기 위해서는 접속 서비스 제공에 대한 수익 기반이 미래서비스에 대한 플랫폼 기반 수익구조로 변모해 트래픽 증가 대비 수익의 탈동조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또 미래서비스의 제공 주체로서 상상력과 창의성에 기반을 둔 중소규모 사업자가 창조융합 비즈니스 모델로 참여하는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화도 필요하다. 더불어 대기업과 중소규모 사업자간 상생협력과 조화로운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 개선도 있어야 한다.

김영선 ETRI 호남권연구센터장은 "서비스 패러다임의 변화로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1000배 빠른 광네트워크 기술 선점을 통해 정부의 정책 달성은 물론 지역전략산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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