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ETRI가 뛴다]①기가 코리아(Giga KOREA) 사업
스마트 ICT 환경구축 목표…8년간 5500억원 투입

박근혜정부 국정운영의 핵심은 '창조경제'다. 그 중심에 과학기술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 역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그 바탕에는 "우리가 못하면 아무도 못한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깔려 있다.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달리고 있는 ETRI의 핵심 연구개발 과제를 집중 조명한다. 동시에 ETRI가 만들어가는 대한민국 IT 기술의 미래를 살펴본다.[편집자주]

#1. A 연구원은 최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는 중이다. 연구 과제 회의로 연일 서울과 과천, 대전, 세종 등 짐싸들고 다녔던 기억이 엊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기가코리아 사업으로 청사에 가지 않고도 가상 회의실에서 개인별 아바타를 기반으로 한 업무회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 최근 놀라운 일을 경험한 B 씨. 인력과 공간의 제약으로 늘 복지 언저리에 있던 그였다. 체계적인 서비스를 받고 싶었지만 언제나 뒤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기가코리아 사업의 스마트 환경이 도입되면서 복지 서비스도 대폭 강화됐다. 원격지의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체계적인 생이전주기 헬스케어서비스 등 각종 상담을 현장감있게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시간과 공간, 인력의 한계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

2020년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이 달라진다. 스마트 한국을 구현할 메가톤급 IT R&D 프로젝트, '기가코리아'가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가코리아는 2020년까지 스마트코리아를 실현하고 한국을 글로벌 IT 리더로 키울 수 있도록 하는 IT 혁신사업이다. 정부 예산만 5501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범부처 격으로 주도돼 온 사업이기 때문에 주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외에도 관련 부처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20년 모든 사람이 기가급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디지털 정보를 유통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한다. 가정에서도 오감으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으며, 가전기기가 집주인의 몸 상태를 알아서 점검해주는 등 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일들이 현실화되는 것이 목표다. 수치로 이야기하자면 현재의 25Mbps급(LTE급) 속도를 2020년까지 최소 10배 이상인 기가급으로 향상시키는게 기가코리아의 최종 목적인 셈이다.

기가코리아 사업은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IT 최강국을 실현하자는 비전 아래 지난 2010년부터 추진됐다. 오는 2020년까지 올해부터 8년간 국고(4125억원)와 민자(1376억원)를 포함해 5501억원을 투입하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원천기술 개발부터 사업화와 상용화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 2020년까지 5개 사업과제 진행…기획위원회 운영 등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8년간 진행될 '기가코리아(Giga KOREA)' 사업과제는 총 5개다.

네트워크(N)·단말(D)·플랫폼(P)·콘텐츠(C) 분야의 차세대 ICT 핵심기술 확보를 목표로 추진해온 초대형 연구개발(R&D) 프로젝트가 지난 2년여 간의 준비과정을 마치고, 지난 9월부터 본사업에 돌입했다.

미래부는 올해 추경예산 50억원을 포함, 총 180억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게 되는 첫 기가코리아 R&D 사업 과제제안요청서(RFP)를 8월 초에 공고했으며, 9월 중 5개 각 사업별 연구 컨소시엄을 확정,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사업단에 따르면 단말 부분의 초다시점 단말기술 개발 사업(KIST)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ETRI가 주관하게 됐다.

확정된 5개 과제는 ▲콘텐츠 분야 '기가급 대용량 실감 콘텐츠 양방향 기술개발 사업' ▲플랫폼 분야 '기가 미디어 기반 텔레익스피리언스 서비스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 ▲네트워크 분야 '밀리미터파 5G 이동통신 시스템 개발 사업' ▲단말 분야는 '실시간 인터랙션을 제공하는 초다시점 단말 기술 개발 사업'과 '디지털 홀로그래픽 테이블탑형 단말 기술 개발 사업' 등 2개 과제다.

미래부는 사업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전문가 110명으로 구성된 기획위원회를 운영해 왔다.

콘텐츠 분야의 '기가급 대용량 양방향 실감콘텐츠 기술 개발 사업'은 초다시점·홀로그래픽 콘텐츠와 같은 기가급 대용량 실감 콘텐츠를 획득, 처리 및 서비스하는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

이들 기술은 기가급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에서 다수 사용자가 동시에 참여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텔레익스피리언스(Tele-Experience)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로, 인간의 시각계로 인지하는 물체의 공간감을 다양한 각도에서 획득한 기가급 대용량 실감 콘텐츠로 표현해 자연스러운 입체감과 실감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 기술 개발을 말한다.

올해 투입되는 정부출연금은 30억원이다. 연구기간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이며, 총 정부출연금은 380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2017년까지 5년간 총 665억원, 올해만 35억원의 정부출연금이 투입되는 플랫폼 분야의 '기가 미디어 기반 텔레익스피리언스 서비스 SW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에서는 기가 미디어 콘텐츠와 단말,초고속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초다시점 및 UHD(초고해상도) TaaS(Tele-experience as a Service) 기반의 실시간 미디어 처리 SW 플랫폼 및 서비스 기술 개발이 목표다.

'네트워크 분야'는 모바일 데이터 수요가 매년 2배씩 증가함에 따라 이를 지원하기 위한 모바일 단말 통신기술을 위해 개설됐다. 2017년까지 대용량 실감미디어를 끊김없이 효과적으로 전송하는 무선전송 기술과 실용화 시스템 개발이 주 목적이며, 개인 간편단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시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연구성과는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 시연한다. 연구기간은 총 5년으로 (~2017) 올해 정부출연금 40억원 투입, 총 750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목표는 전송속도 기준 평균 개인당 1Gbps, 기지국 기준 100Gbps이며, 지원 이동속도 350km/h 이상이다. 핸드오버 지연면에서는 10msec, 사용자평면 지연 시간은 5msec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단말 분야'에서는 입체공간을 재현하는 '홀로그래픽 단말'과 시점을 초월해 대상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초다시점 모바일 및 50인치 대화면 단말'등 2개 과제를 추진한다. 연구개발이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위에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까지 총 8년의 연구기간을 가지며 정부출연금 총 510억원이 투자된다.

대화면 단말의 경우 관찰거리 1.5미터, 관찰각도 48도 이상을 목표로 하며, 모바일 단말은 관찰거리 30센티미터, 시역 10센티미터 이상을 2017년까지 개발 목표로 수립했다. 이 사업은 5년간 정부출연금이 총 350억원 투자될 예정이며, 올해에만 30억원 예산이 투입된다.

'디지털 홀로그래픽 테이블탑형 단말 기술 사업'은 수평 360도, 수직 60도의 시야각과 수평·수직 시차 입체공간을 실시간 생성하고 재현하는 테이블탑 형태의 디지털 홀로그래픽 단말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진행하는 1단계 사업에서는 먼저 수평 180도, 수직 30도의 시야각과 수평 시차의 입체공간을 비실시간 생성하고 실시간 재현하는 홀로그래픽 단말 시작품(프로토타입)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정부출연금을 올해 37억원, 2020년까지 8년간 총 510억원이 투입된다.

◆ 박광로 기가코리아사업단장, "연구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만 된다면…."

얼마 전 여린 기가코리아 사업 킥-오프 워크숍 현장.
얼마 전 여린 기가코리아 사업 킥-오프 워크숍 현장.

"문제될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연구원들이 제대로, 제때에 연구할 수 있는 환경만 된다면 2020년도 문제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기가코리아 사업은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IT 최강국을 실현하자는 비전 아래 지난 2010년부터 추진됐다. 그러나 2011년에는 예비타당성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여러 고비를 겪어 왔었다.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4개 부처가 함께 시작했지만 현재는 미래창조과학부만 남은 상태다.

그는 "로드맵은 설정돼 있지만, 정부 예산이 어떻게 왔다 갔다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늘 주시하고 있다"며 "총 예산 5501억원 중 내년 예산이 500억원 정도다. 그러나 받을 수 있는 예산은 300억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항상보면 예비타당성을 통과해도 절반 정도 밖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현재의 상황을 전했다.

박 단장의 바람은 연구원들이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예산이 제 때 투입되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사업자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연구만 하게 되면 연구 수준에서 끝날 수 밖에 없다"며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업화다. 이를 위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단은 현재 17일 현판식을 앞두고 분주한 상황이다. 최문기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 한국 구현을 위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을 생각이다.

그는 "기가코리아 사업이 제대로 수행되면 한국의 IT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르게 될 것"이라며 "기존의 IT 분야 R&D는 짧으면 1년, 길어야 3년 내에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오는 2020년까지 8개년에 걸쳐 진행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스마트 한국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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