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말콤 글래드웰
출판사 : 21세기북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복잡한 일을 맞닥뜨리거나,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순간적으로 솟아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순간은 2초 정도로, 아주 짧지만 강력하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2초 동안 무의식 영역에서 이루어지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복잡한 일을 맞닥뜨리거나,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순간적으로 솟아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순간은 2초 정도로, 아주 짧지만 강력하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2초 동안 무의식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순간적 판단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생각 체계를 조직화하여 의사결정 능력을 높일 수 있는지 밝히고 있다.

저자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던 제품이 한순간에 갑자기 ‘뜨게’ 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히고 있다.

 

ⓒ2005 HelloDD.com
첨단 분석의 시대, 하지만 모든 상황에 분석적 사고와 이성적 판단이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1초가 생사와 성패를 가르는 초고속 시대는 사람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결정력을 요구한다. 말단 직원으로부터 한 단계 한 단계씩 위로 올라가면서 좀 더 많은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은, 달리 이야기하면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킬 것인가?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오랜 시간을 투입하면 할수록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고정관념을 깨준다. 의식뿐만 아니라 무의식의 작동으로 이루어지는 순간적인 판단이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언제 본능을 믿고, 언제 경계해야 하며, 첫인상과 순간 판단이 관리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탁월한 의사결정자들은 덜 중요한 98가지 요인을 직관적으로 차단하고 정말 중요한 두 가지 요인에 초점을 맞출 줄 안다.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기(Thin Slicing)'라 불리는 과정이 그것이다.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기’란 수많은 정보 중에서 일부분만을 파악하여 결론에 이르는 방법이다. 설명은 간단치 않지만, 원리는 사실 단순하다. 가지치기와 정수 추출이다. 판단을 흐리는 쓸데없는 가지들은 가차 없이 쳐내 버리고 핵심이 되는 요소들만 뽑아내 일별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물과 상황에 대한 통찰이 가능해지고, 신과 같은 혜안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순간적 판단의 힘에 대해 이해하고, 오류를 경계하며, 이 무한한 본능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강화하여 활용한다면 우리의 생활은 엄청난 질적 상승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말콤 글래드웰이 이야기하는 순간적 판단, 즉 ‘통찰’의 힘이다.

이 책은 미국의 29대 대통령이었던 워렌 하딩의 예를 들어 순간적 판단의 오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우리가 드러내는 본능적 반응은 우리를 잘못된 판단으로 이끌 수 있는 온갖 종류의 흥미와 정서, 감정과 경합해야 한다고 말한다. 워렌 하딩은 ‘대통령처럼’ 생긴 남자였다. 그를 처음 본 로비스트 해리 도허티는 키도 크고 잘생긴 워렌 하딩의 멋진 인상에 압도당한다. 인상에 압도당한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대통령처럼 생긴’그는 곧 상원위원이 되었고, 대통령 후보에 올랐으며, 정말로 미국 대통령이 된다. 워렌 하딩은 2년 뒤 돌연사했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힌다.

그를 지지한 미국 국민들이 범한 치명적인 실수는, 워렌 하딩의 출중한 외모에 압도당한 나머지 본래 모습을 직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핵심적인 정보만을 얇게 조각내서 판단하는 순간 판단 능력은, 빠르지만 편견과 차별에 오염될 경우 치명적인 오류로 여러분을 이끌 수도 있다. ‘워렌 하딩의 오류’와 같이 특히 외모에 압도되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잘생긴 정치인이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아무리 보아도 평범한 사람이 임원이 되는 경우 등이다. 첫인상과 첫 느낌으로 하는 순간적인 판단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설명하기 어렵고, 또 핵심을 놓친 채 잘못 해석하기도 쉽다.

‘펩시 챌린지’가 그 좋은 예다. 한 모금만 맛볼 경우에는 단맛의 펩시가 우세한데, 한 병을 다 마실 경우에는 사정은 달라진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그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펩시 챌린지’에서 열세를 보였던 코카콜라는 얼른 펩시와 비슷한 맛의 ‘뉴코크’를 출시했지만, 결과는 재앙에 가까운 실패였다. 첫인상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코카콜라의 섣부른 결정은 회사의 미래를 망칠 뻔한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첫인상과 순간적인 판단이 미치는 영향을 코카콜라, 에어론체어 등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의 영원한 숙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올바른 방법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순간적인 판단, 나아가 통찰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전문가에게만 가능한 일인가? 우리 주위에는 전문가가 아닌데도 그런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모금만 마셔도 그 커피가 좋은 커피인지 아닌지를 금방 안다. 무언가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은 이미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가끔 어떤 신곡을 듣고서 ‘어, 이 노래 뜨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거나, 갓 데뷔한 신인을 보고 ‘저 신인 아마 스타가 될 거야’ 같은 순간적인 감을 갖게 된다. 우리에게는 ‘감’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순간 판단이 정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눈썰미가 있다느니, 눈이 어둡다느니, 판단이 빠르다느니, 미련 곰탱이 같다느니, 혜안이 있다느니 하는 것들이 모두 그와 연관된 말이다. 왜 어떤 사람은 빠르고 정확한 데 반해서 어떤 사람은 느리고 부정확한 걸까? 과연 일반인도 훈련을 통해 정확하고 순간적인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는가?

정확한 순간 판단 능력, 즉 우리가 종종 이야기하기하곤 하는 ‘통찰’은 뼈를 깎는 노력과 숙고와 고뇌의 산물이다. 저자는 “이 책의 세 번째 가장 중요한 임무는 순간적 판단과 첫인상을 교육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만일 우리가 본능과 같은 무의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자신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에게 대단한 변화가 일어날 게 틀림없다. 저자는 새로운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볼 때 우리가 거둘 수 있는 효과를 이렇게 확신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전쟁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선반 위 물건들,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영화들, 심지어는 경찰들의 훈련 방식, 커플의 카운슬링 방식, 입사 면접 방식 등이 모두 달라질 것이다. 이 작은 변화들을 두루 모아 엮으면 마침내 더 나은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우리 자신과 우리 행동을 이해하려면 눈 깜짝하는 동안의 순간적인 판단이 수개월에 걸친 이성적인 분석 작업만큼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은이 ‘말콤 글래드웰’은...

1996년부터《뉴요커》의 기고 작가로 일해왔다. 1999년, 이 시대 최고의 마케터 중 한 명인 론 포페일Ron Popeil에 대한 기사로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를 탔다. 2005년에는《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저서 《티핑포인트》(2000)와 《블링크-첫 2초의 힘》(2005)은 모두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워싱턴 포스트》의 경제부 ? 과학부 기자, 뉴욕 지부장을 지냈다. 토론토 대학교와 트리니티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자랐고, 현재는 뉴욕 시에 살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348쪽/ 1만3000원/ 21세기북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