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김기찬·황인숙
출판사 : 샘터
사진가가 있다. 고집스럽게, 30여년간을 서울의 골목안 풍경만을 찍어온 작가다. 또 한명의 글쟁이가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남산 언저리 골목 동네에 터를 잡고 감성을 키워온 인물이다. 사진작가 김기찬과 시인 황인숙의 만남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사진가가 있다. 고집스럽게, 30여년간을 서울의 골목안 풍경만을 찍어온 작가다.

또 한명의 글쟁이가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남산 언저리 골목 동네에 터를 잡고 감성을 키워온 인물이다.

사진작가 김기찬과 시인 황인숙의 만남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사진집이자 시집인 이 한권의 책에는 이들 사이에 공동의 작업을 구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서적 공감이 묻어난다.

동양방송국 영상제작부장과 한국방송공사 영상제작국 부장을 역임한 이력만으로 작기 김기찬의 시각적 자질을 판단하기엔 충분하다. 거기에, 그는 지난 88년부터 골목안 풍경이란 주제 하나로 총 6회의 개인전과 동 주제의 사진집을 출간한, 뒷골목에 정통한 사진사다.

그 아련한 뒷골목에 어울릴 만한 독특한 시구를 자아낸 황인숙씨 역시 신춘문예 출신의 실력파다.

그의 문체는 삭막한 도시사람들의 아련한 정서를 잘 자극한다. 지금까지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등 눈물 글썽이며 볼 만한 시집들을 여러 차례 펴냈다.

이런 두 사람이 한편의 화보집을 맹글어냈다. 사진집이자 한권의 시집인 이 책은 지금은 사라져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서울의 골목에 대한 가장 구체적이면서도 가장 애틋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골목길에 뛰어노는 아이들. 무엇하나 부족할 것 없는 생활속에 펼쳐진 애환이 잔잔한 미소와 씁쓸한 서글픔을 동시에 묻어 준다.

사진사 김기찬의 남은 삶은 그리 길 것 같진 않다. 이미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이미 반년 전 위암말기 선고를 받고 투병중이라는 점이 더욱 그를 아끼는 사람들을 마음 쓰라리게 한다.

그가 남긴 3천여장의 사진 중 일부를 접하는 것만으로, 독자들은 행복과 슬픔의 경계선을 걸을 수 있을게다.

"아내가 남은 사진을 잘 정리해 주겠지요"라고 말하는 그의 사진들은, 사라져 가는 뒷골목을, 사라져 가는 남은 삶으로 애써 표현했다는 점에서 더 가치 있는지도 모른다.

목차: 작가의 말1, 작가의 말2 , 꽃과 동물, 사람들, 지붕과 기와, 담장과 벽, 그늘과 적막, 사진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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