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하버드 경영대학 교수 15人
출판사 : 세종서적
명문대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하버드 경영대학의 마지막 수업에는 발표도, 토론도, 질의응답도 없다. 다만 이제 사회로 나아갈 졸업생들에게 교수들이 건네는 마지막 조언이 있을 뿐이다. 그 유명하다는 하버드 경영대학의 내노라하는 교수 15명이 들려주는 인생...

명문대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하버드 경영대학의 마지막 수업에는 발표도, 토론도, 질의응답도 없다. 다만 이제 사회로 나아갈 졸업생들에게 교수들이 건네는 마지막 조언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이 학교의 전통이란다. 그 유명하다는 하버드 경영대학의 내노라하는 교수 15명이 들려주는 인생 교훈이 책 한권에 응축돼 있다. 

비즈니스계의 위대한 이론가들이 세상의 거친 파도를 앞에 둔 제자에게 건네는 성공의 열쇠는 의외로 소박하고 단순하며 그래서 더욱 힘이 넘친다. 그래서 하버드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들의 양성소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제프리 F 레이포트, 로자베스 모스 캔터, 킴 클라크, 낸시 코엔, 토머스 드롱, 스티븐 카우프만….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스승들이 제자들에게 마지막 강의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비즈니스의 세계가 머리만이 아닌 가슴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일깨우고 있다.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이고, 올바른 리더가 갖추어야 할 인격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교수들의 수업은 이제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야망에 찬 미래의 리더뿐 아니라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리더들도 새겨들어야 할 진심 어린 조언이다. 일과 성공에 대한 집착 속에 방치해 뒀던 의문들에 해답을 제시하는 이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은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리더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도록 해준다.

15개의 작은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 모두가 재미있거나 참신한 것은 결코 아니다. 15개의 과목을 수강 신청했을 때 15과목 모두가 반드시 재미있거나 참신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하버드의 정신을, 마지막 수업을 통해 교수가 들려주는 개인의 성공사, 졸업생에게 들려주는 마지막 충고, 자신이 최고의 조언이라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각 교수들이 모두 색다른 방법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정리했다. 이는 진정한 리더의 필수 요건인 동시에 인생의 엑기스나 다름없다.

책 구성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세상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라, 2부-목표를 위해 자기 관리를 하라, 3부-리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라, 4부-올바른 가치관을 세워라 등이다.

그 가운데 몇몇 교수의 내용을 들어보자.

제프리 F 레이포트 교수(전자상거래)는 자신의 하버드 경영대학 재학시절의 경험 한 토막을 이야기한다. 그는 2학년 때 경영학과는 무관한 ‘동물학’ 강의를 신청해 들었는데, 기말고사 때 고약한 시험을 치렀다. 박제된 새를 삼베 주머니로 뒤집어씌운 카트를 시험장에 갖다 놓고는 이 새의 특징과 이동패턴, 식생활, 짝짓기 습관, 의사소통 방법을 추론하라는 게 시험 문제였다. 보이는 건 박제된 새의 앙상한 두 발뿐. 여기저기서 학생들의 불만이 터졌다.

황당한 시험문제였지만 레이포트 교수는 살아가면서 이 문제에 숨겨진 메시지를 점차 깨닫게 되었다. 인생이나 비즈니스에는 불확실한 것 천지라는 사실이다. 극도의 불확실성과 긴박한 상황 변화 속에서 진로를 계획하는 일은 거의 형체를 확인할 수 없는 박제된 새를 놓고 논술시험을 치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그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자신에 대한 믿음, 용기,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내면의 나침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이 자이쿠마르 교수(산업공학)는 등산을 즐긴다. 그는 40년 전 히말라야 산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 발을 헛디뎌 사고를 당했다. 울퉁불퉁한 경사면을 따라 약 2.4㎞ 정도의 거리를 미끄러져 내려갔다. 온 몸은 찢겼고 엉덩이뼈는 산산조각이 났다. 그는 산간 마을 한 여인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응급처지를 마친 그 여인은 그를 등에 업고 걷고 쉬기를 3일간 계속해 병원이 있는 마을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 여인의 관대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그의 새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많은 ‘행운’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살아오면서 소유하고 누린 크고 작은 것 모두가 행운이고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교수는 최정상에 오르는 비결은 긴장을 늦추고 삶을 즐기고, 타인에게 행운을 선사하라고 말한다.

마케팅 학과장인 데이비드 벨 교수는 “5년마다 열리는 모교 방문 행사에 절대 가지 말라”고 말한다. 이유는? 동창회를 의식해 옛 급우들에게 자랑할 거리를 생각하며 살다 보면 ‘짧은 시간에 자신의 이력을 돋보이게 해줄 일이나 순식간에 떼돈 벌 일’을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식과 재능이 넘치던 인재들이 돈벌이가 꽤 되지만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고 진정으로 원하지도 않는’ 직장에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벨 교수는 “목표가 편협할수록 함정도 늘어난다”고 결론 내린다.

이 책에는 진정한 리더의 조건을 닮고 있다. 세계 800대 기업의 CEO 중 25%가 하버드 출신이라는 ‘하버드 법칙’도 이 때문에 생기지 않았을까.

하버드경영대교수 15인 저/ 데이지 웨이드먼 편/ 안명희 역 / 세종서적 / 10,000원 / 212 페이지

글. 대덕넷 문정선 기자 = jsmoon@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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