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쉽고 재미있는 MEMS 이야기
알기쉽고 재미있는 MEMS 이야기
 
저   자 : KAIST 윤준보 교수외
출판사 : KAIST PRESS 펴냄
혈관 로봇을 아십니까? 혈관을 돌아다니며 막힌 곳을 뚫어주고 수술도 하는. 워낙 작아 현미경으로나 겨우 볼 수 있는 크기의.

혈관 로봇을 아십니까? 혈관을 돌아다니며 막힌 곳을 뚫어주고 수술도 하는. 워낙 작아 현미경으로나 겨우 볼 수 있는 크기의. 흔히들 이런 로봇을 만드는 기술을 마이크로 전기 기계 시스템(micro eletro mechanical systems, MEMS)라고 한다.

하지만 낯설은 용어 못잖게 기술도 복잡해 보이는게 사실. 이러한 높아만 보이는 MEMS 기술에 대해 일반인들의 진입장벽을 낮춘 책 하나가 최근 출간됐다. 카이스트의 윤준보 교수를 비롯해 3명이 공저한 ‘알기 쉽고 재미있는 MEMS 이야기’가 그것.(카이스트 출판부刊. 가격 2만4천원)

일반인들의 귀에는 다소 낯설게 들리지만 MEMS 기술은 이미 우리들의 생활 곁에 다가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잉크젯 프린터. 정전기를 일으켜 글자를 흡착시키는 레이저 방식과 달리 잉크젯은 잉크를 뿌려 글자를 만든다.

잉크젯 방식은 저가에 저소음으로 프린터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화됐다. 잉크젯 프린터의 비밀은 프린터 보다 잉크 카트리지. 특히 카트리지의 헤드가 기술의 결정체이고, 프린터 회사는 기계보다도 이 카트리지에서 가장 큰 돈을 번다.

카트리지 헤드를 보면 손톱만한 크기의 면적에 사람 머리카락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미세한 노즐이 무려 3백여개나 뚫려있다. 카트리지 내부의 저항체에 전류가 흘러 잉크가 끓고 이때 발생하는 잉크내 기포가 노즐을 통해 분사되며 인쇄되게 된다.

이를 MEMS제품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노즐 및 잉크방의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크기이고, 프린터 헤드에는 반도체 집적 회로가 내장되어 있어 전기적인 시스템이며, 잉크라는 유체가 흘러 노즐을 통해 나오는 것은 기계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MEMS기술의 발달은 현대 인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컴퓨터의 크기가 반세기만에 1억분의 1로 작아진 반면 성능은 1억배 향상됐다. 크기 15cm,무게 1백g의 미세 비행체가 등장했다. 군대 무전기 같던 큰 덩치의 휴대폰이 손안으로 들어오는데 큰 역할을 했고, 손목 시계 보다도 더 작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과학소설에만 등장하던 혈관 로봇이 실제로 등장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MEMS는 이미 1959년에 등장이 예견되기도 했다. 세계적 물리학자인 파인만 박사는 한 연설에서 먼지 티끌만한 집적체에 인류의 유산을 담을 수 있다고 했다.

전세계의 2천4백만원의 책이 담겨질 수 있다는 것. 그는 MEMS의 대표적인 사례로 생명체를 이야기한다. 눈으로 물체를 인지하고, 한 세포에 유전자 정보를 담는 일 등은 아직은 도저히 기계적인 현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이 책은 이처럼 생활 주변의 사례들을 거론하며 MEMS에 대해 쉬운 접근을 하게 한다. 딱딱한 이론서와는 달리 일반인들의 입문서로서 MEMS는 물론 현대 과학의 동향에 대해 쉽게 알려주기도 한다.

책 내용 가운데는 마이크로 로봇을 비롯해 IT BT NT ST(우주기술) 등에 쓰이는 기술을 설명했고 만드는 방법 및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 책의 빠트릴 수 없는 미덕 가운데 하나는 MEMS 연구에 대한 충실한 나침반 기능.

국내외에서 MEMS를 연구하는 대학/기관/연구실 및 학회 80여곳을 소개했다. 대학교수 및 기업들의 MEMS 관련 옐로우 페이지 역할을 해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네크워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인 윤준보 교수는 카이스트에서도 MEMS 박사라고 불리는 인물. 날카롭지만 부드러운 인상이 MEMS 기술을 연상시킨다.

윤 교수는 “현대 과학기술의 결정체이고 미래로 나아가는 출구인 MEMS 기술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높이려 글을 썼다”고 출판의 변을 밝힌다.

그는 “정리 과정에서 알기 쉽게 서술하는게 연구보다 더 어려웠다”며 “과학자들의 또다른 역할이 과학문화의 대중화라는 것을 절감했고 그런만큼 부담감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비주얼하게 만드는 등 여러 애를 썼다”고 밝혔다. 과학을 대중에게 좀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만든 의미있는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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