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예술의 즐거운 만남 '술술톡' 이응노 미술관서 열려
11일 개막 가속기 국제컨퍼런스 일환…기초과학과 예술의 접목 시도

인문학 강좌 '술술 톡(Talk on Art & Science)'이 지난 11일 이응노 미술관에서 열렸다.
인문학 강좌 '술술 톡(Talk on Art & Science)'이 지난 11일 이응노 미술관에서 열렸다.
논리적인 학문 영역의 '과학'과 감성·느낌·영감으로 표현되는 '예술'이 만나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하는 자리가 마련돼 흥미를 끌었다.

국내 4개 대형 가속기 기관과 대전 이응노 미술관은 지난 11일 저녁 '기초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주제로 한 인문학 강좌 '술술 톡(Talk on Art & Science)'을 미술관에서 열었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이지호 이응노 미술관장은 '이응노 안의 다빈치 DNA'를 주제로 고암 이응노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공통점을 통해 고암을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관장이 밝힌 두 작가의 공통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아이 같은 호기심과 작은 마을 출신, 지독한 노력파' 이를 바탕으로 두 작가는 예술사에 족적을 남기는 거장이 됐다는 것.

이 관장은 "이응노와 다빈치는 여러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결과를 창출해 냈다"며 "고암은 타 분야 사람들과의 교류도 좋아했으며, 눈에 보이는 모든 자료를 예술로 승화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작가를 천재 작가로 칭하지만 사실 그들은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그림을 그릴 정도로 노력파였다"며 "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죽음과도 같다고 할 정도였기에 예술사에 족적을 남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복잡한 가족사도 비슷하다. 다빈치는 지방 명문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사생아로 자랐다. 불우한 출생은 그에게 평생 걸림돌이 됐다. 고암은 고향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두 작가의 무덤은 고향을 떠나 프랑스에 있는 것도 공통점으로 찾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입자인생'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최승준 미디어 아티스트.
'입자인생'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최승준 미디어 아티스트.

민세희 미디어 아티스트는 '데이터의 시각화'를 주제로 데이터의 활용에 대해 이야기 했다.
민세희 미디어 아티스트는 '데이터의 시각화'를 주제로 데이터의 활용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어 최승준 미디어 아티스트는 '입자인생'을 주제로 그의 작품을 선보였다. 응용물리학 전공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는 그는 '입자'들 간의 인력, 척력, 구속조건 등으로 그룹 행동을 만들고 그 궤적을 남기는 작업을 통해 작품화 했다.

그는 "입자들의 움직임을 살아있는 것처럼 만드는 것으로 하나의 입자를 움직이면 조심씩 숨 쉬는 듯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며 "존재를 만들어주고 그 관계를 설정해 준 다음 쾌적을 남겨보면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였다 흩어지는 입자의 성질을 이용한 작품이지만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며 "예술이나 과학에서 얻은 영감을 통해 세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예술공학 박사인 이혜리 작가는 추상 예술과 과학의 연계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작가는 "추상 회화는 20세기 대표 예술이다. 추상은 빛, 선, 질감, 형태 등이 추상적 요소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이는 그 시대의 물리학의 변화, 양자역학 등의 과학적 원리가 예술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또 "추상 회화는 전통적 회화와는 정반대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체 중 일부분 만을 부각하거나, 결과물에 대해서는 대상을 발견하는 과정 등을 표현해 내는 등의 특징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표자로 민세희 미디어 아티스트는 '데이터의 시각화'를 주제로 데이터의 활용을 통한 인식과 행동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 했다.

민 작가는 "데이터 시각화란 데이터를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해석, 가공하는 일"이라며 "데이터의 조합과 해석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식과 행동의 변화까지도 이끌어 낼 수 있는 작업"이라며 "데이터를 그래픽, 차트, 등 다양한 매체로 보여주면 숫자보다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터 시각화를 도시 브랜딩 같은 공공영역에도 이용할 수 있다"며 "서울시가 매일 하는 일들은 시각자료로 가공해 시민들에게 보여주면 그 도시가 지향하는 바를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 중 '빅뱅의 입자의 충돌'을 제목으로 한 캐비버의 유니버스 퍼포먼스와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 GB Crew 팝핀퍼포먼스 등도 펼쳐졌다.

GB Crew가 행사 중간 고암 이응노의 대표작 '군상'을 테마로 팝핀퍼포먼스를 펼쳤다.
GB Crew가 행사 중간 고암 이응노의 대표작 '군상'을 테마로 팝핀퍼포먼스를 펼쳤다.

'술술톡'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이 참석해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술술톡'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이 참석해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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