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도룡동포럼에 산학연관 창업 전문가들 참석
"대덕을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창업본거지로 만들 것"

대덕을 창업본거지로 만들기 위해 창업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창업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나누며 모임의 지속성을 중요시 했다.
대덕을 창업본거지로 만들기 위해 창업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창업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나누며 모임의 지속성을 중요시 했다.
기술 인프라가 가장 풍부한 대덕을 창업 본거지로 만들기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됐다. 정부출연기관, 대학, 정부부처, 기업인, 민간투자기관 등 각계의 창업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퇴근 후 언제든 만남을 갖자는 취지에서 모임 명칭도 동네 이름을 딴 '도룡동포럼(회장 김채광)'이 26일 오후 6시30분 대덕테크비즈(TBC) 1층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ETRI, 원자력연, 지질자원연, 화학연, ADD 등 각 출연연의 창업지원 관계자, 캡스톤 파트너스의 송은강 대표, 카이트 창업가재단의 김철환 이사장, 중소기업청의 양봉환 생산기술 국장, 윤세명 사무관 등 벤처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 전문가부터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손동환 ETRI 선임연구원까지 대덕의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고민하고 있는 알짜 고수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모임을 준비한 김채광 회장(중기청 사무관)은 "그동안 여러 창업 모임이 있었다. 하지만 창업은 분위기도 중요하나 실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크다. 그래서 각분야 창업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구성했다"면서 "대덕은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창업 여건이 좋은 곳이다. 우리 모임은 이런 여건을 구슬에서 목걸이로 꿰어내는 역할을 하며 대덕을 창업 본거지로 만들어 가겠다"고 모임 발족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모임은 첫 모임으로 참석자들은 각자 하고 있는 분야를 소개하고 대덕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함께 고민을 공유하며 논의했다. 

◆경험 통한 조언들 "멘토 적극 활용하고 매출계획 구체적으로"

무인항공기나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실시간 운영체제 기술을 아이템으로 지난 8월부터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손동환 선임연구원은 "2달의 시간이 2년 같았다"고 준비과정이 녹록치 않았음을 토로하며 그동안 진행된 창업 과정을 소개했다.

손 선임연구원의 소개에 이어 투자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벤처캐피탈 캡스톤 파트너스 송은강 대표는 멘토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창업에 성공한 기업인들의 공통점은 멘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람이다. 창업초기에는 멘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화학소재 중심으로 창업을 해온 김철환 이사장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이미지앤머터리얼스와 바이오제닉스를 포함해 지금까지 6개의 기업을 창업했다. 그의 창업은 과학기술분야에서 해결되지 않고 있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 역시 창업 초기 자신의 기술을 소개하고 투자를 받으려 했으나 모두들 "한가지에나 집중하라"며 그의 제안을 외면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의 앞섰던 전자종이 기술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각광받는 기술이 되며 국내 대기업과 외국 기업에서 적극 구애를 해왔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국내에 남았으면 하는 취지에서 이미지앤머터리얼스를 LG에 매각했다. 그리고 매각자금의 일부인 100억원을 종잣돈으로 카이트 창업가 재단을 설립, 벤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10명의 뜻이 맞는 지인들과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매년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 이사장은 손 선임연구원의 소개에 "타겟 시장이 너무 작다"고 조언하며 외국의 메이저 기업이 가격다운을 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향후 매출 계획 등 구체적으로 질문하며 고민을 함께 했다.

◆각 출연연, 정부기관 관계자 창업 고민 봇불

이날은 첫 모임으로 캡스톤 파트너스 소개와 카이트 창업가재단 김철환 이사장의 경험 공유, 손동환 ETRI 선임연구원의 창업 진행과정 설명자리로 시작됐다.
이날은 첫 모임으로 캡스톤 파트너스 소개와 카이트 창업가재단 김철환 이사장의 경험 공유, 손동환 ETRI 선임연구원의 창업 진행과정 설명자리로 시작됐다.

"ETRI에는 현재 7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0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출연연이다. 출연연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창업할 때 경제성장도 이어진다. 하지만 내부 연구원만으로 창업 붐을 일으키기는 역부족이다. 외부기술과 ETRI 기술을 접목한 기술 창업을 준비 중이다."(ETRI 관계자)

"ADD는 지난 8월 창조국방사업단을 발족했다. 국방기술의 민간 이전 등을 비롯해 기술사업화를 위해 나설것이다. 앞으로 지주회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이런 모임 신선하다. 앞으로 지속 참석하고 싶다."(ADD 관계자)

"연구원 창업 실패는 사회적 비용 발생을 야기하기도 한다. 무작정 창업보다 될성부른 나무를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지질자원연 관계자)

"연구원 창업 실패를 나쁘게 볼수만 없다. 사실 연구원들은 시장의 요구를 잘 모른다. 그러다 보니 출연연과 기업간의 기술개발에 갭이 크고 시장이 아닌 개발자 중심의 기술이 나온다. 창업에 실패한 연구원은 R&D를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더라. 창업 촉진을 위해 팀 창업을 구상 중이다."(ETRI 관계자)

"이스라엘은 연구원 창업 대신 기술이전 전담조직이 이를 조율하는데 기술사업화 후 이익을 공유하도록 해 연구원들도 기술사업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우리 정부도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창업의 중요성 강조하고 있다. 아이디어 창업도 좋지만 출연연의 기술을 중심으로한 창업이 경쟁력있고 성공가능성도 높다. 실리콘밸리에는 이런 창업 네트워크가 많다. 대덕에는 아직 흐름이 만들어 지지 않았다. 그런 차원에서 이런 포럼이 활성화 돼야 한다."(중기청 관계자)

창업 조언에 이어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 출연연 관계자들의 고민도 봇물을 이뤘다. 연구원 창업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갑론을박도 이어졌지만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제도의 변화 등 구체적인 대화가 오고갔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연에는 계약직 연구원도 많다. 이들 역시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연구원 창업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면서 계약직 연구원의 업무에 창업도 포함 시켜 줄것을 요청했다.

투자 관계자는 다국적연합기업 붐 사례를 들며 이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들었다. 그는 "인도, 파키스탄 등 연구참여자 중 외국인도 많은데 이들과 같이 창업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각계 창업 지원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은 양봉환 국장은 "계약직연구원 창업은 법적인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가능한 쪽으로 알아보겠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러나 다국적연합기업 창업에 대해서는 국민 세금과 관련된 것이라고 답변하며 어려움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참석자들은 당초 오후 9시까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열정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 대덕의 창업생태계 조성에 대한 고민의 크기를 간접적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편 다음 도룡동 포럼은 10월 17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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