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미래대전기획전문위 자문회의서 '실천' 강조

대전발전연구원에서 열린 미래대전기획위원회 전문위원 자문회의. 지난 40년 동안 물과 기름 같았던 대전과 대덕의 관계 변화를 모색하는 장이다.
대전발전연구원에서 열린 미래대전기획위원회 전문위원 자문회의. 지난 40년 동안 물과 기름 같았던 대전과 대덕의 관계 변화를 모색하는 장이다.
국가연구개발의 중심 대덕특구가 위치한 대전은 '과학중심도시'를 지향한다. 하지만 지난 40년 간 대전과 대덕은 가깝지만 '물과 기름'처럼 소통이 없었다. 대전시가 이런 구태를 벗고 대전과 대덕이 향후 국가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전발전연구원(원장 이창기)은 26일 오후 2시 '대덕마인드 정립 및 추진방안 마련'을 주제로 '미래대전기획위원회 전문위원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창기 원장을 비롯해 조소연 대전시 기획관리실장, 박진호 대전개발위원회 사무처장을 비롯해 임철호 항우연 부원장, 김석준 기계연 선임본부장, 김종대 ETRI 전략기획본부장, 한석태 천문연 선임본부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등이 참석해 국가연구개발을 주도한다는 자긍심에 기초한 대덕마인드를 정립하고 이를 통해 대전과 대적의 상생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1000쪽 대전60년사 중 대덕 40년 10줄…과학도시의 참모습"

발제를 맡은 이석봉 대표는 최근 판교와 수원 삼성연구단지를 소개하며 '대덕 위기론'을 제기하고 "출연연은 국민의 세금을 사용해 미래 국부를 창출하는 곳이다. 그에 걸맞는 사명감과 책임감, 자금심을 갖고 인류에 기여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대덕연구단지 역사를 소개하며 "초기 설립자들은 대덕을 한국의 두뇌로 꿈꿨지만, 이후 정치권이 설립 취지를 이해하는 철학이 없어 그저 지원만 했다"면서 "과학자들이 단순히 전공분야에 대한 연구를 넘어 역사를 공부하고 바로 알아야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시가 최근 발간한 '대전60년사'와 관련해 "1000쪽이 넘는 60년 역사 중 40년을 함께 한 대덕연구단지 관련 부분은 10줄에 불과하다. 이게 과학도시를 자부하는 대전의 모습"이라고 일갈했다.

토론에서는 대전시와 출연연 모두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작은 것부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실천'이 강조됐다.

이창기 원장은 "과거 영광이 한강의 기적이었다면 앞으로 50년, 100년 미래는 대덕의 기적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역할론을 제기하고 "과학도시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의 관심과 함께 연구원의 태도도 중요하다. 대전시와 시민이 '대전=과학도시'라고 하면서 정작 연구단지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과학도시 꿈꾼다면 연구성과 테스트베드 돼야"

한석태 천문연 선임본부장은 "매년 과학의날 행사가 열리지만 시가 주관한다. 출연연은 배재돼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또 시가 '이달의 과학자상'을 운영해 남발하면서 연구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고 "정부 정책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출연연과 대전시간 간극을 좁히는 실질적인 활동이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석준 기계연 선임본부장 역시 '괴리감'을 인정하고 출연연과 대전시,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쉽게 말해 대전시가 대덕 출연연들이 이룬 성과를 실현하는 테스트베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선임본부장은 도심형자기부상열차를 거론하며 "연구단지에서 나왔지만 인천공항에서 첫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처음에 대한 불안은 누구나 갖지만, 그런 도전정신을 수용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애숙 기상청장은 "대전은 분명 세계적 과학도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정작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며 ▲국가 차원의 명확한 정책 수립과 연속성 확보 ▲관료화된 출연연의 혁신 ▲대전시의 소통안 마련 및 실천을 제안했다.

박찬종 특구본부장은 "연구원이 자기 계획대로 연구하지 못하고 행정정책을 대행해주느라 바쁜 것도 사실"이라며 "창조는 자기파괴와 개방을 통해 혁신할 때 가능하다. 시민들과 함께 몇몇 출연연을 방문하니 반응이 좋았다. 또 아이들이 연구단지를 통해 과학을 접할 때 꿈을 키울 수 있다. 개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소 개방'과 관련해 이석봉 대표는 "40년 역사덕에 몇몇 출연연은 공원과 같은 환경을 가졌다. 단순히 보안문제를 언급하며 폐쇄할 것이 아니라 주말에 대전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누구나 책을 들고 가서 독서하고 산책하면 자연히 소통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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