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 이사장·최태인 원장 "개인적 사정때문에" 사의 밝혀
일각에선 "모양새만 자진사의…사실상 권고사직" 여론

이승종 이사장(좌)과 최태인 원장(우).
이승종 이사장(좌)과 최태인 원장(우).
한국연구재단 이승종 이사장과 한국기계연구원 최태인 원장이 사의를 밝혔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5일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출연연 등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 이승종 이사장은 최근 사의 입장을 밝히고, 미래창조과학부에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이 이사장은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은 맞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니 확대해석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사임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남은 절차가 있으니 기다려봐야겠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며 절차가 진행되는대로 연구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9일자로 사표를 제출한 상태이며 이미 내부 임직원들에게는 이같은 거취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기계연구원 최태인 원장도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기관 관계자는 ""원장께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확인해줄 수 있는 사실이 없다"면서도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태인 원장 역시 최근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미 미래부에 이러한 입장을 전달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최 원장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원장에서 사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행하던 일이 있어 이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그만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우 중요한 시기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승종 연구재단 이사장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로 서울대 연구부총장, 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등을 지낸 뒤 2012년 1월 연구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이사장의 임기는 2015년 1월까지로 임기의 절반에 가까운 1년4개월 정도가 남아 있는 상태여서 사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태인 기계연 원장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국방연구소 본부장, 부소장을 거친 뒤 지난 2011년 11월 기계연 원장으로 부임했다. 올해 기관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지만 최근까지 어수선했던 기관을 추스리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던 만큼 최 원장의 사의도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과학기술계의 반응이다.   

이들은 모두 '개인적인 이유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임기가 1년 이상 남은데다 특별한 교체 사유가 없다는 점에서 모양새만 '자진 사의'를 띈 사실상의 '권고 사직'이 아니겠냐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오래 전부터 사퇴 종용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동안 과학기술계 내부에서는 새정부 출범 이후 몇몇 기관 수장의 교체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소문이 꾸준이 돌았지만, 청와대나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과학기술계와 출연연에서는 임기 만료 등에 따른 자연적인 교체와 별개로 자의반 타의반에 따른 출연연 기관장 교체도 본격적으로 병행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움직임으로 볼 때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얘기들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사실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는 얘기를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예상외로 큰 폭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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