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재난구호·교통단속부터 피자배달까지 '종횡무진'
가격대 30만∼200억원 천차만별…2025년 820억달러 규모 전망

대전 벤처기업인 네스앤텍의 비행 및 제어기술과 넷코덱의 무선통신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해 탄생한 '멀티곱터'. 지난 5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에 있는 드론 조종에 성공했다.
대전 벤처기업인 네스앤텍의 비행 및 제어기술과 넷코덱의 무선통신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해 탄생한 '멀티곱터'. 지난 5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에 있는 드론 조종에 성공했다.
얼마 전 유투브에 피자를 배달하는 '도미콥터'가 소개된 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맥주를 배달하는 드론이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처음 군사용으로 개발된 무인항공기가 21세기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점차 스며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2022년까지 1995억원을 투입, '민간 무인항공기 실용화기술 개발'에 나서겠다고 28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가 추산한 세계 무인항공기 시장은 올해 7조원, 2023년에는 13조원 규모다. 국내 시장도 향후 15년동안 1조6000억원 정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경부가 2011년 전망한 2020년 20조원(190억달러) 규모에는 못미치지만, 무인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한 것이다.

외국의 전망은 더욱 장미빛이다. 미국 국제무인기협회(AUVSI)는 무인항공기 산업이 2025년 85조원(82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했으며, 이를 통한 고용창출도 1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에서는 무인기를 민간 여객기 부문으로 확장할 경우 2020년까지 연간 약 60조원(550억달러)의 수익이 창출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까지 전세계에서 개발된 무인기는 1400여 종. 30여개국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70여개국에서 200여 종이 운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된 무인항공기 활용법 등을 정리했다.

◆허리케인 추적·성층권 대기 등 극한환경 연구

대전 벤처기업인 네스앤텍의 비행 및 제어기술과 넷코덱의 무선통신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해 탄생한 '멀티곱터'. 지난 5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에 있는 드론 조종에 성공했다.
대전 벤처기업인 네스앤텍의 비행 및 제어기술과 넷코덱의 무선통신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해 탄생한 '멀티곱터'. 지난 5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에 있는 드론 조종에 성공했다.
무인항공기의 장점은 사람이 갈 수 없는 극한의 환경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과학계의 관심이 높다. 특히 미국이 적극적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일찌감치 군용 무인기 글로벌호크를 개조, 연구용으로 이용해왔다. 지상 20㎞까지 올라갈 수 있어 성층권 대기, 태풍 등의 연구에 활용된다. 글로벌호크의 대당 가격은 2000만달러(약 230억원).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은 날개길이가 3.2m인 드론을 이용해 허리케인을 쫓을 계획이다. 이 연구진은 이미 2000년 드론을 이용해 영하 40도에 달하는 극지대 빙하를 세밀하게 조사한 바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물개, 고래 등 바다동물 연구에 무인항공기를 이용하고 있다. 연구진이 며칠간 보트를 타고 고래 등을 찾아 헤맸지만, 지금은 무인항공기로 상황을 살핀다. 앞으로 바다동물에 추적 표지를 다는 장치도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최근 지상 통신설비 파괴 시 기지국으로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무인비행기를 개발했다. 이 드론은 미리 설정한 비행영역을 최대 2시간 동안 자동 순환 비행할 수 있는데, 여러 대를 날릴 경우 지진이나 해일로 파괴된 통신설비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불·밀렵·교통법규 위반 등 감시도

휴가철이나 명절연휴기간 등 고속도로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기 위해 도입된 무인항공기.
휴가철이나 명절연휴기간 등 고속도로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기 위해 도입된 무인항공기.
우리나라에서 공공부문 무인항공기 활용시도가 가장 활발한 분야다. 해외에서는 환경단체들이 적극적이다.

평택해양경찰서는 8월 폭 2.5m, 길이 1.7m, 무게 6.5㎏짜리 무인항공기를 일선 현장에 배치했다. 전기모터를 이용해 최고고도 2㎞ 상공에서 2시간 동안 40㎞(최고시속 75㎞)를 날 수 있는 이 드론을 이용해 경기 남부 해안을 감시한다. 시범운용하는 단계로, 향후 해안 경비 및 중국 어선 불법어획 감시 등의 임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청도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 갓길운행 등 법규를 위반하는 얌체족 단속을 위해 고성능 카메라가 부착된 무인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이밖에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이 지난해부터 무인항공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의 한 국립공원도 드론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밀림지역에서 호랑이, 코끼리, 코뿔소 등의 밀엽을 감시하기 위해서다. 특히 환경단체들의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감시활동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독일 철도회사는 기차 차고와 정비소 경계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기물파손과 벽화로 인해 1000만달러의 비용이 매년 발생하자, 고해상도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해 적극적인 감시에 나선 것이다.

◆생생한 스포츠 중계…영화·방송 제작에 활용

감시활동이 공공부문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라면 민간부문에서는 방송용 무인기가 단연 독보적이다.

얼마 전 개봉해 흥행한 영화 '감시자들'. 영화 속 차량 추격전 촬영에 드론이 투입됐다. 헬기를 이용해 항공촬영할 경우 사실상 근접촬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차량을 따라가며 바로 위와 뒤에서 촬영할 수 있어, 뛰어난 생동감을 선사한다.

TV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에서의 활용도 높다. 한때 '국민예능'으로 불렸던 1박2일에서 프로펠러가 장착된 드론의 모습이 종종 노출됐다.

선수들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을 전해야 하는 스포츠도 드론의 활약이 기대되는 분야다.

지난해 호주 폭스스포츠는 크리켓 시합에 고성능 HD카메라를 갖춘 드론을 사용한 데 이어 올해는 럭비시합 중계에도 무인기를 투입했다.

◆농약살포·구호물품 전달·피자·세탁물 등 '배달의 기수'로

드론을 이용해 페스티벌 도중 맥주를 배달하겠다고 선보인 남아공 오피코피 음악축제 관련 유투브 동영상(사진 위)과 제주 농협이 농산물 방재에 도입한 무인헬기.
드론을 이용해 페스티벌 도중 맥주를 배달하겠다고 선보인 남아공 오피코피 음악축제 관련 유투브 동영상(사진 위)과 제주 농협이 농산물 방재에 도입한 무인헬기.
드론을 배달부로 활용하는 방안은 세계적인 피자업체 '도미노피자'에 의해 시도됐다. 이름도 회사명에서 따 도미콥터라고 붙였다.

유투브에 공개된 영상에는 리모콘으로 조정되는 도미콥터가 지상의 교통체증을 피해 피자 배달에 성공하는 모습이 담겼다. 도미노피자는 당초 기업 홍보 차원에서 도미콥터를 선보였지만, 실제 배달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사내에 도미콥터 조정을 배울 수 있는 아카데미 강좌까지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한 업체는 노르담에서 매월 8월 열리는 오피코피 음악축제 기간 중 관객들에게 드론을 이용해 맥주를 배달하겠다고 나섰다. 드론을 통해 운반된 맥주는 소형 낙하산을 통해 지상으로 전달된다.

무인항공기를 농업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은 야마하에서 개발한 드론을 이용해 농약을 살포한다. 2011년 기준 일본 전체 벼 재배면적의 30%에 활용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일부 농협 등이 무인헬기를 이용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격·크기 '제각각'…법적 기준 마련 절실

익히 알려진대로 무인항공기는 군사용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여전히 세계 각국은 전투용 무인비행기 개발과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군용기의 3분의 1을 무인기가 차지하고 있고, 비행시간도 100만시간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무인비행기를 항공모함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미국의 한 회사는 태양광을 이용해 한번 이륙하면 5년 동안 비행할 수 있는, 사실상 인공위성에 맞먹는 무인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무인항공기들은 대형이다. 가격도 비싸다.

하지만 민간에서의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다양화되면서, 소형 드론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가격도 30만원(300달러)수준부터 수억원대로 천차만별이다. 조종도 무선리모콘은 물론이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할 수 있는 것까지 각양각색이다.

무인비행기가 여러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우선 조종에 있어 GPS를 많이 이용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무인항공기에는 고성능 소형카메라가 탑재된다. 무인비행기가 많아질수록 자신도 모르게 사생활이 노출되는 등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때문에 미국의 경우 과학연구라도 드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허가를 받도록 규제하고 있다. 또 1회 최대비행 범위를 32㎢로 제한한다. 국내의 경우 드론의 무게와 함께 비행범위를 사람의 시야 한도 내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드론 시장의 잠재성을 높이 산 국가들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명확한 활용범위 설정과 더불어 안전 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인비행기 조종에 GPS가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주변 여건 등을 파악하기 위해 대부분이 고성능 소형카메라를 부착한다. 때문에 무인비행기 보급 확대와 더불어 사생활 노출 등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진행된 '멀티곱터' 원격 조종시험 과정에서 무인기가 스마트기기로 주변 영상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무인비행기 조종에 GPS가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주변 여건 등을 파악하기 위해 대부분이 고성능 소형카메라를 부착한다. 때문에 무인비행기 보급 확대와 더불어 사생활 노출 등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진행된 '멀티곱터' 원격 조종시험 과정에서 무인기가 스마트기기로 주변 영상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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