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조류전문업체 엔엘피, 대량배양시스템 구축
화력발전 폐열·CO₂ 활용 배양기술 특허 출원도

김근용 연구소장이 엔엘피의 연구목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위) 이들의 목표는 미세조류 대량배양 비용 절감을 통해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디젤 생산단가를 절반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김근용 연구소장이 엔엘피의 연구목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위) 이들의 목표는 미세조류 대량배양 비용 절감을 통해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디젤 생산단가를 절반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석유자원 고갈과 환경문제 등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다. 태양광·풍력 등과 더불어 차세대 에너지원의 대표로 손꼽히는 것이 수중생태계에 서식하는 미세조류로부터 추출되는 바이오디젤이다.

특히 미세조류는 육상생물에 비해 연간 생산량이 20∼100배 높을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DHA·EPA 등 고도불포화지방산, 아스타산틴·푸코산틴 같은 천연색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어패류 종묘생산용 먹이생물은 물론 화장품 및 의약품, 건강보조식품 등 활용도가 높다. 문제는 배양비용!

미세조류는 태양에너지와 이산화탄소, 수중에 녹아 있는 무기 영양분을 이용해 필요한 영양분을 생산하며 자손을 번식시킨다. 하지만 이를 인위적으로 배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때문에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매스·바이오디젤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배양비용 절감이 필수다.

미세조류 전문업체 엔엘피(대표 이계안)는 이런 무한한 가치와 함께 산업화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저비용 대량배양 기술과 고효율 바이오오일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엔엘피가 주목한 것은 축산농가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폐수와 화력발전소에서 대량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축산폐수를 이용한 미세조류 대량배양 시스템 구축은 지난해 9월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과제로 선정돼, 2015년 8월까지 3년 계획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세조류 대량배양 기술을 확보한 엔엘피의 배양시스템.
미세조류 대량배양 기술을 확보한 엔엘피의 배양시스템.
1차년도 계획으로 진행된 연구를 통해 축산폐수의 효용성을 검증했다. 미세조류 배양에 가축분뇨를 가공한 액비를 사용했는데 기존 배양배지를 이용했을 때와 유사한 수확량을 보인 것.

김근용 엔엘피 연구소장은 "처음에는 축산폐수 활용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최근 농업에서도 화학비료 대신 퇴비 등 천연유기농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추세를 감안했다"면서 "실험 결과 미세조류 내 유효성분의 질도 탁월했다. 배지비용 절감은 물론 폐자원을 활용해 환경개선과 유기농 배양법을 찾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엔엘피는 이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축산폐수로 배양 가능한 배치단계 설정 ▲축산폐수 최적 수입량 산정 ▲미량원소 조절을 통한 최적 성장조건 확립 ▲실증화 및 경제성 분석 ▲축산폐수 활용 미세조류 배양시스템 모델링 등의 추가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배양시스템 개발은 이보다 앞선 2011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엔엘피가 보유한 원천기술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한국남부발전이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온배수 등과 같은 폐환경자원을 이용한 연구를 공동 제안해온 것.

이 업무협약으로 엔엘피는 남부발전 하동화력본부 내 1만2000㎡ 부지를 무상임대 받아 미세조류 배양 실증연구단지를 조성하고 미세조류 배양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곳에는 원종실, 소량배양실, 온실배양실 등과 더불어 10톤 배양수조 20개와 100톤 배양수조 16개가 운영 중이다. 총 1800톤의 미세조류를 배양할 수 있는 규모로, 다양한 환경에서 동시 실험이 가능하다.

엔엘피는 이산화탄소의 대기배출 최소화와 더불어 미세조류 배양 활용도 극대화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폐쇄형 이산화탄소 광생물반응기를 활용한 미세조류 배양' 관련 특허를 출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하동화력본부의 이산화탄소와 온배수 배출을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지금은 삼척그린파워건설본부, 보령화력본부 등 국내 화력발전소들의 관심 고조와 더불어 업무협약 타진이 줄을 잇고 있다.

김근용 연구소장은 "이산화탄소가 미세조류 배양과 바이오매스 생산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대량배양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이산화탄소의 대기배출을 최대한 억제한 폐쇄형 시스템 개발로 미세조류 바이오매스 성능을 4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동화력본부 내 조성된 미세조류 배양 실증연구단지. 10톤 배양수조 20개와 100톤 배양수조 16개가 운영 중으로, 다양한 환경에서의 동시실험이 가능하다.
하동화력본부 내 조성된 미세조류 배양 실증연구단지. 10톤 배양수조 20개와 100톤 배양수조 16개가 운영 중으로, 다양한 환경에서의 동시실험이 가능하다.
한편 엔엘피는 미세조류 전문업체로 대량배양을 넘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다.

2009년 해양 미세조류를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소재개발에 성공, 항염증·항여드름 기능성 화장품(YEZENA blue)을 지난해 출시한 바 있다.

김근용 연구소장은 "염증과 항여드름에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지만, 소규모 중소업체가 사업영역을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아무리 좋은 기술도 경제성과 실용성이 없으면 쓸모없는 기술이 된다. 실제 활용 가능한 미세조류 배양비용 감소 기술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바이오매스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바이오디젤 상용화와 실용화를 위한 생산단가 절감을 추진하면서, 가장 먼저 미세조류 배양비용 줄이기를 핵심으로 삼고 있다. 현재 바이오디젤 1갤런(3.79리터)를 생산하는데 소용되는 비용은 20달러 수준. 이중 42%가 배양비용이다.

엔엘피는 현재 미세조류 배양비용을 30% 수준까지 떨어뜨려 바이오디젤 1갤런당 생산단가를 10달러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엔엘피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해양 천연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사업화를 목표로 2005년 설립됐다. 2009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에 선정됐고,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미세조류 고밀도 대량배양 원천기술 등 13종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고기능 미세조류 원종 200여 종을 확보하고 있다.

엔엘피 본사에 있는 원종실. 200여 종의 원종을 보유하고 있다.
엔엘피 본사에 있는 원종실. 200여 종의 원종을 보유하고 있다.

미세조류 배양 개념도.
미세조류 배양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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