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에너지기술, 기준급 기체유량계 세계시장 도전
대유량·고온·고압 강점…액체유량계 개발도 추진

김성환 태산에너지기술 대표가 올 초 개발한 기준기급 하이브리드 기체유량기를 설명하고 있다.
김성환 태산에너지기술 대표가 올 초 개발한 기준기급 하이브리드 기체유량기를 설명하고 있다.
집에서 수돗물을 사용하거나 가스레인지를 켤 때 혹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의 공통점은?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이다. 이 때 사용량을 체크하는 것이 유량계다. 형태와 규모가 다를 뿐 정유공장, 반도체공장 등 산업계에서도 필수적인 장비다.

우리 주변에 널려 있지만, 막상 인식하지 못하는 유량계 분야에서 히든챔피언을 꿈꾸는 회사가 있다. 2008년 문을 연 태산에너지기술(대표 김성환)이 주인공.

태산에너지기술은 기체유량계 관련 기준기급 유량계를 전문으로 한다. 기준기급이란 각종 계량기들의 측정능력을 시험해 합격, 불합격 여부를 판단하는 표준형 정밀기기를 뜻한다. 국가 교정기관은 물론 정압기, 가수누설기, 가수주입기 등의 유량과 내압, 내구성 시험에 쓰인다.

태산에너지기술은 그동안 국가교정기관에 납품한 기체유량 교정 시스템, 도시가스 부피환산장치(온압보정기) 교정장치 개발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체유량 측정 기술, 소닉노즐 이용 기술, 정밀한 압력과 온도 측정기술 등을 습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 휴대용 정밀 유량측정장치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 3월 새로운 측정방식을 도입한 하이브리드 질량 유량계를 선보였다.

태산에너지기술이 휴대용 측정장치를 내놓기 전에는 현장에서 계측기의 불확도범위 등을 점검할 수 없었다. 때문에 대기오염과 공기질을 측정하는 환경계측기 등을 표준연 등으로 보내 성능을 점검하고, 다시 가져다가 설치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았다. 또 대부분의 기준기급 측정기는 고가의 수입품이었다.

김성환 태산어네지기술 대표.
김성환 태산어네지기술 대표.
하지만 국산 기준급 휴대용 기기 개발과 상용화로 언제 어디서나 측정과 보완이 가능해졌다. 휴대용 정밀 유량측정장치는 2010년 개발과 동시에 특허를 취득한 제품.

특히 지난해 개발을 완료하고 3월 출시한 하이브리드 질량 유량계는 새로운 측정방식을 도입한 것은 물론 기존 휴대용 정밀 측정장치에 비해 무게와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가격도 기존 제품의 3분의 1 수준으로 착해졌다.

김성환 대표는 "터빈과 로타리 등 접촉식 유량측정장치는 외부 요인에 의한 영향이 크다. 반면 소닉노즐 방식은 정밀도와 내구성은 높지만 측정 시 제약이 많고 유량범위가 좁으며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기존 방식의 단점을 극복함으로써 수입대체 효과와 더불어 수출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은 가방만한 기계에 포함된 특허는 유량검지를 위한 센서(특허 제10-1178038호), 유량산출을 위한 계산식(특허 제10-1195491호), 초정밀 압력조절장치(특허 제10-1118338호) 등 3개.

하이브리드 유량계의 핵심은 이중 노즐을 이용한 복합 센서다. 형상과 온도, 유속 특성 등에 따라 측정이 진행돼 고온, 고압 시험에도 적용가능할 뿐아니라 경년 변화량이 작고 정확성이 높다. 이렇게 감지된 측정값은 연산부를 거쳐 기기 표면에 부착된 디스플레이 화면에 노출된다.

시간당 0.01㎥부터 10㎥(TDR 범위 내 주문생산 시 0.1㎥∼100㎥/h)에 이르는 넓은 유량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때문에 미세용 기준기기용도는 물론 시험용, 플랜트 등 대형 기체 유량 측정용 등 활용 범위가 넓다.

김 대표는 "기존 측정방식의 장점만을 가진 기기"라고 강조하고 "휴대용 기준급 유량계 및 소닉노즐과 차압식 방식을 합친 측정매커니즘은 세계 최초일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직원 4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를 언급할 수 있는 비결은 효과적인 지원이 적재적소에서 이뤄졌기 때문.

그는 "소규모 기업이기때문에 제품 개발 외에도 회사 운영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다행히 중소기업청 창업성장과제로 선정됐고 표준연이 유량측정 성능평가와 기술지도, 설계 검토 등을 지원해줘 성공적으로 개발을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태산에너지기술이 개발, 보유 중인 기술과 시스템.
태산에너지기술이 개발, 보유 중인 기술과 시스템.
한편 태산에너지기술은 신개념 기체 유량측정계 개발에 만족하지 않고 영역 다양화와 함께 세계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 계측기 시장은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기준급 기기를 제외하더라도 각종 산업에 쓰이는 유량계 상당수가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수입대체효과 극대화를 위해 개발이 완료된 기준기급 하이브리드 유량계의 보급형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액체용 유량계 개발도 진행 중이다.

기준기급 모델은 반도체 공장의 MFM, MFC 관리용을 비롯해 원자력발전소 유량계 관리, 환경계측기 관리, 국가교정기관 기준기, 연구소 시험용 등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개발 중인 보급형 모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바이오, 정밀화학 등의 생산공정에서 필요한 공정용 가스의 질량 유량을 측정하고 투입량을 제어하는 용도로 활용도가 높다.

액체용 계측기 역시 의료 및 제약산업 등의 미세 액체유량 측정용은 물론 석유·화학 등 대형 플랜트산업의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다.

김성환 대표는 "MFM과 MFC를 대체할 기체 유량계 개발을 1차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미소유량용 액체 유량계와 대형 플랜트용 액체·기체 유량계를 개발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산업분야에서 수입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품질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계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세계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측정클럽 뉴스레터 제41호 멤버인터뷰에 소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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