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토론' 전통방식 탈피 바람…토크콘서트·깜짝이벤트
청중시선맞춰 쌍방향 소통 시도…공공기관도 따라잡기 나서

포럼의 형식파괴는 창조경제 시대의 또 다른 단면이다. 사진은 IBS 주최 상상력포럼D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공공기관 포럼들의 모습.
포럼의 형식파괴는 창조경제 시대의 또 다른 단면이다. 사진은 IBS 주최 상상력포럼D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공공기관 포럼들의 모습.

창의성이 최고가치로 대접받는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포럼 형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제발표→패널토론'의 고색창연한 방식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 특히 단상과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이색 시도들이 눈에 띄고 있다. 
지난 26일 대전ICC호텔에서는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회장 이승완)가 주관하는 대덕벤처CEO포럼이 열렸다. 매월 한 차례씩 만 4년째를 맞은 CEO포럼은 전에 없던 대대적 변화로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단상보다 청중…'수요자 중심' 변화 바람

이날 행사는 통상 식순의 첫머리를 차지하던 내빈소개를 '지식콘서트'가 차지했다. 정년퇴임을 앞둔 정하윤 대전시 경제산업국장, 연구소의 중기지원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나온 강대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등이 무대의자에 나란히 앉아 지역현안과 자신의 관심사를 주고받았다. 무대밖 여성 진행자와 단상 위 남성 진행자도 수시로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김수우 벤처협회 부회장은 "포럼의 혁신을 위해 많은 아이디어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협회 소속사 대표들이 분야별로 돌아가며 사회를 맡는 등 참석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출범 4년째를 맞아 수요자 중심형으로 진화 중인 대덕벤처CEO포럼.
출범 4년째를 맞아 수요자 중심형으로 진화 중인 대덕벤처CEO포럼.
초청연사들의 발표도 참석자 대다수가 기업인들이라는 점을 감안해 경영실무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구글앱스'의 저자인 조준성 케이비트 대표가 나와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증진의 창조적 사례를 한보따리 풀어놓았다. 강대임 표준연 원장은 중소기업의 관심사인 출연연 기술이전과 중기지원정책 등을 소개했다. 

이승완 벤처협회장은 "모든 협회 행사를 수요자 중심으로 리빌딩하고 있다"면서 "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로 교류가 부족했던 대덕 벤처기업인, 지원기관 관계자, 정부출연연구기관 간의 소통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럼의 변화 배경을 설명했다.

포럼·강연회 등의 진부한 형식을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이미 몇 해 전부터 대학가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산돼 왔다.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미국의 공익형 강연프로그램인 테드 컨퍼런스(TED Conference)다. '18분의 마법'으로 잘 알려진 테드 컨퍼런스는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 서울에서 처음 열린 이래 전국 70여개 도시 및 학교로 확대되었다. 또한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열정락서' 등의 한국형 포럼문화 탄생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역별로 독립적으로 열리는 테드엑스(TEDx)는 미국의 테드 조직위원회로부터 공식 라이센스를 얻어야 같은 이름으로 개최할 수 있다. 대전지역에는 현재 TEDx대전, TEDx대덕밸리, TEDxKAIST 등이 열리며 대덕에서 개최되는 각종 포럼들에도 지속적으로 변화의 영감을 주고 있다.

◆공공기관들 포럼 형식파괴는 '현재진행형'

언론매체들도 대덕 지역 포럼의 변화상에 주목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TEDx카이스트, 상상력포럼D를 취재중인 방송카메라, 미술관에서 열린 과학문화융합포럼, 기계연 포럼에 등장한 산타복장의 발표자.
언론매체들도 대덕 지역 포럼의 변화상에 주목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TEDx카이스트, 상상력포럼D를 취재중인 방송카메라, 미술관에서 열린 과학문화융합포럼, 기계연 포럼에 등장한 산타복장의 발표자.

그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꼽자면 새정부 출범 후 창조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출범한 '상상력포럼-D'를 꼽을 수 있다. IBS(원장 오세정) 주관으로 3월부터 시작된 상상력포럼-D는 첫 회부터 다양한 형식파괴로 공공기관들이 주최하는 포럼에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젊은 스타트업 벤처기업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모모스벤처포럼 역시 기성세대 위주의 포럼 문화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중 상상력포럼D는 특히 매회 달라지는 주제에 맞춰 본행사와 부대행사의 성격에도 변화를 주는 것이 큰 특색이다. '대덕의 창조경제'를 다룬 첫회에서는 원조 창조경제론자인 이민화 교수의 강연과 함께 열린 토크쇼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고, 오픈이노베이션과 기술사업화를 다룬 2~3회에서는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할 수 있는 이웃소개 프로그램과 즉석추첨이벤트, 미니전시회 등을 선보였다.

오는 17일 4회차 행사가 열리는 상상력포럼D는 지식생태학자로 유명한 유명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가 강연자로 초청된 가운데 '브리꼴레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과학자상'을 주제로 대덕특구의 유연한 사고를 자극할 계획이어서 벌써부터 지역 과기계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참가등록 http://advertise.hellodd.com/2013/0627_dforum/).

포럼 형식파괴 바람은 민간을 넘어 과학기술계와 공공기관들이 주최하는 포럼 등으로도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중앙정부 핵심정책인 창조경제 실천방안에 대한 고민이 기관별 포럼의 변화상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6일 대전이응노미술관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펼쳐진 과학문화융합포럼(이사장 김우식)은 '미술에서의 한류와 융합'을 주제로 과학기술 분야 융합의 활로를 모색하는 이색 시도를 선보였다. KISTEP·기계연·한의학연·중소기업청 등도 새 정부 출범 이후 열린 포럼에서 잇달아 '현장토론' '오디션' '브레인스토밍' 등의 민간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