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DNA를 키우자④]한경아이넷, 4년만에 매출 300억 눈앞
맨 처음 한일 "10년뒤 자신 모습 그려라"…"생생하게 꿈꾸면 이뤄져"

태효식 한경아이넷 대표는 창업 성공 비결로 구성원 모두가 같은 꿈을 꿀 것을 조언한다.
태효식 한경아이넷 대표는 창업 성공 비결로 구성원 모두가 같은 꿈을 꿀 것을 조언한다.

"꿈 꾸는 다락방 아시죠? 제 교과서이자 성공 롤모델 입니다."

태효식 한경아이넷 대표의 첫마디다. 한때 베스트셀러 반열에도 올랐던 이지성 작가의 '꿈 꾸는 다락방'이 교과서라고? 책 내용을 어떻게 현실화 했다는 것인지,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그와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올해로 39세인 태효식 대표는 35세가 되던해 다니던 IT업계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선언했다. 처음은 아니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14년전에도 창업을 한 경험이 있었다. 다니던 직장에서 영업을 담당해 시장을 안다는 생각에 덥석 창업을 결심했다. 결과는 물론 실패였다. 쫄딱 망해 신용불량자가 될 뻔한 나락까지 떨어졌다.

첫 창업이 참담하게 마감됐지만 그의 창업DNA는 진행형이었다. 그리고 2009년 첫 창업에서 실패한지 10년만에 다시 창업에 도전한다.

태 대표는 "처음에는 무모하게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창업을 했다. 준비가 없었으니 실패는 당연했다고 본다"면서 "두번째는 창업대학원을 다니며 선배들의 조언, 멘토로 나서주신 지도교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학습을 통해 철저히 준비했다. 그덕분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매출과 고용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두번째 창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꿈과 목표를 들며 이는 기업 CEO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내부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며 같이 가야하는 길임을 강조했다.

"창업해서 처음 한 일이 직원들에게 10년후 자신의 모습을 담은 PT를 만들어 발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피식피식 웃으면서도 자신들이 살고 싶은집, 타고싶은 차, 받고 싶은 연봉 등을 적어 발표하더군요. 그 목표들요? 다는 아니지만 많이 이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창업멤버 중 1명만 그만두고 모두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태효식 대표는 한경아이넷을 처음 설립하면서 7명의 멤버를 영입했다. 내노라하는 인재로 인정받기보다는 다니던 회사에서 퇴출당한 소위 '외인구단' 들로만 말이다. 그들을 선택한 이유는 한가지다. 자신 역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뻔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특별히 선발(?)된 직원 7명의 손에는 '꿈 꾸는 다락방' 책 한권씩이 들려졌다. 책 내용대로 간절히 꿈 꾸며 이뤄보자는 태 대표의 당부의 말과 함께.

'꿈 꾸는 다락방' 책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힐튼 호텔 대표, 에스티로더 대표 등 유명 인사의 성공담이 담겨져 있다. 저자는 그들의 성공에는 R(realization)=V(vivid)D(dream)의 공식이 있었다며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조언한다.

◆서비스로 시작해 M&A로 기술과 시장 확보, 자사제품 출시

"처음에는 모두들 안된다는 생각이 팽배했죠. 저는 창업 경험도 있고 창업대학원에 다니면서 학습하고 책을 통해 꿈을 키워가고 있었기에 자신 있었어요. 그런데 구성원도 같은 꿈을 꾸어야 같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해보자고 했습니다."

직원들은 태 대표의 의지에 공감하며 학습에 동참하고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 태 대표는 직원들의 학습을 위해 대학원에도 가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꿈이 현실로 이어지기까지는 순조롭기만 하지는 않았다. 2억원의 자본금은 5개월만에 바닥이 났다. 그런데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일이 일어났다. 태 대표와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로한 직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5000만원의 종잣돈을 다시 만들어주었고, 태 대표를 아는 지인이 선뜻 1억원을 내놓았다.

모두의 마음이 모아진 덕분인지 한경아이넷은 2009년 연말 잭팟이 터지듯 사업수주를 하게된다. 첫해 19억원, 2010년 34억원, 2011년 7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한경아이넷은 2009년 6월 시스템통합(SI)과 네트워크 유지보수를 사업 아이템으로 설립된 회사다. 창업 4년만에 유지보수 서비스와 자사제품으로 매출 100억원을 훌쩍 뛰어 넘으며 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수도 8명에서 80명으로 크게 늘며 짧은 기간동안 매출 성장과 고용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 대표의 성공은 학습에서 시작된다. 그는 밑줄 긋고 접는 방식의 책 읽기를 한다. 사무실 한쪽에 적힌 문구는 그가 힘들때마다 에너지가 됐다.(사진위 왼쪽부터) 사진 아래는 한경아이넷에서 생산하는 제품들.
태 대표의 성공은 학습에서 시작된다. 그는 밑줄 긋고 접는 방식의 책 읽기를 한다. 사무실 한쪽에 적힌 문구는 그가 힘들때마다 에너지가 됐다.(사진위 왼쪽부터) 사진 아래는 한경아이넷에서 생산하는 제품들.

◆ 토탈 SI기업으로 우뚝, 꿈 향한 도전은 계속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태 대표에게는 불안이 엄습했다. 서비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로드맵과 비전을 통해 자사제품을 개발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자사제품을 제조 판매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한데 쉽지 않았습니다. 특허기술을 구매해 사업화를 시도했으나 잘 안됐습니다. 그런데 적절한 시기에 우리와 아주 적합한 회사를 발굴하고 M&A를 통해 토탈 SI기업으로 궤도에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기업부설연구소도 설립해 자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됐습니다."

몇번의 실패 뒤에 태 대표는 전자부품연구원의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하는데 성공한다. 또 중소기업청과, 대전테크노파크 등 지원기관의 시제품 제작과 과제에 적절하게 선정되면서 사업에 활기를 띠게 된다. 한경아이넷이 개발한 제품은 녹색기술 인증과 특허를 가진 스마트 PDU((Power Distribution Unit)로 안정된 전력분배와 탄소배출양 측정이 가능해 효율적인 에너지관리와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지난해 한경아이넷의 제품 출시 소식이 알려지자 굴지의 기업 오라클로부터 초청장이 도착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2012'에 제품을 선보이며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부탄 ICT 관계자들이 내한해 MOU를 체결하고 부탄 IT시장 내 전산실 설비에 적용하겠다고 약속을 해 왔다.

현재 한경아이넷은 대전본사와 판교에 지사를 두고 있다. 올해는 매출액 28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또 전체 임직원 중 R&D 핵심인력이 13%를 차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기술업그레이드로 고부가가치의 자사 제품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회사의 미래를 차분하게 준비하면서 토탈SI기업으로서 업계의 히든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태 대표를 비롯해 한경아이넷 직원들의 꿈을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 직원들은 각각의 역할에 따라 녹색(그린아이티), 노랑(경영전략팀), 주황(미래전략실), 회색(임원)의 명함을 가지고 분기마다 PT를 하며 회사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 같이 질주 중이다.

그에게 창업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태 대표는 "무조건적 창업에는 반대한다"고 단언하며 "창업을 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경험을 쌓고 결정했으면 죽기를 각오하고 해야한다. 사업하다가 망하면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절박함으로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멘토, 멘티 관계도 필요하다. 멘토는 조언을 아끼지 않아야 하고 멘티는 멘토에게 회사의 진행과정에 대해 숨김없이 이야기하며 조언을 받는 문화가 형성돼야 창업이 자연스럽게 활성화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 대표는 최근 '우리가 꿈꾸는 회사, 마이다스 아이티 세계 1등 기업의 비밀 '이란 책을 읽고 있다. 그가 보여주는 책을 들여다보니 밑줄이 빼곡하고 곳곳이 접혀있다. 책 제목과 책을 보는 그의 자세만으로도 그가 새롭게 꾸고 있는 꿈에 믿음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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