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씨, 3학기 연속 KAIST리더십센터 강사로 활동
선후배들과 취미 공유하며 에너지 충전 '일석이조'

KAIST 산업디자인과 10학번 지선 씨는 '리더십강좌'의 강사로 활약하며 학우들에게 커피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KAIST 산업디자인과 10학번 지선 씨는 '리더십강좌'의 강사로 활약하며 학우들에게 커피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커피의 매력요? 똑같은 원두라도 늘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줘요.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늘 새로운 느낌이에요. 또 원두 종류도 엄청 많아 새로운 콩을 알아가는 재미도 솔솔하죠. 세상에는 죽을 때까지 접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콩이 있어요."

매주 목요일 오후 4시. KAIST 창의학습관 5층에는 은은한 커피 향과 음악이 흐른다. 커피 향을 따라 발걸음을 멈춘 곳은 KAIST 리더십센터 2013년 봄학기 이색강좌 '핸드드립 커피즐기기' 수업현장.

10명 남짓한 수강생들의 모습은 전공과목 실험실습 시간 못지않게 진지하다. 주전자를 든 오른팔에 힘이 들어가서인지 초보 바리스타들이 가늘고 긴 물줄기를 뽑아 원두가루에 물을 흘리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힘 조절이 안되면 왼팔로 책상을 짚어 보세요. 조금 편안해 질 거에요."

앳된 여학생 한명이 수강생들 사이를 돌며 자세를 바로 잡아준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KAIST 산업디자인학과 10학번 박지선 씨. 졸업 전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올 봄 휴학을 했지만 매주 목요일 리더십센터 강좌가 있는 날이면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를 찾는다.

그가 리더십센터 강좌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2년 봄학기부터다. 그가 활동하던 커피동아리 '칼디'가 지난해 봄학기 '핸드드립커피' 강좌 진행을 맡았다. 이후 가을학기부터는 박지선 씨가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매학기 강좌 시작 전주가 가장 힘들어요. 수강생 개개인별로 커피에 대해 얼마 만큼 아는지, 커피와 관련해 어떤 경험이 있으신지 모르기 때문에 늘 설렘반 걱정반으로 두근두근하죠."

하지만 막상 강의가 진행되면 어떤 좋은 콩을 소개할지 늘 신나는 고민을 하게 된다는 박지선 씨.

4월 4일 시작된 이번 학기 첫 강좌에서는 아프리카 계열의 원두를 시음하며 핸드드립에 사용되는 기구를 소개하고 원두커피와 인스턴트 커피의 차이를 비교했다. 매주 2시간씩 진행되는 강의는 다양한 지역의 원두커피를 시음하며 커피와 관련된 이론을 소개하고 핸드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단계별 실습을 병행한다. 강의 마지막 주엔 수강생들이 각자 지인을 1명씩 초대해 커피를 직접 내려주는 파티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공과 동아리 활동 외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리더십강좌에는 학부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한 전공과 연령대의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며 "수강생 중 학부생은 대학원생에게 진로와 학교 생활 등을 의논하기도 하는 등 취미뿐 아니라 학교생활에 대한 조언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커피 한 잔이 주는 행복, 작은 맛의 차이도 말로 표현해보세요"

박지선 씨는 자신의 작업실에 찾아오는 지인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선물하고 싶다.
박지선 씨는 자신의 작업실에 찾아오는 지인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선물하고 싶다.
"원두에 대해 특별한 호불호가 있는 것은 아닌데 아프리카 ‘사키소’라는 원두를 좋아해요. 그 콩은 가격도 비교적 비싼편이고 매번 구하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아프리카의 '시다모'나 인도네시아의 '만델리'를 주로 마셔요."

박지선 씨의 커피사랑은 KAIST 입학과 함께 시작됐다. 다양한 종류의 원두를 마시며 맛의 차이를 느끼게 되자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만드는 것을 본격적으로 배운 것은 2011년도.

핸드드립으로 커피 내리는 법을 독학으로 익히기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서 원두자체의 특성, 추출법 등을 익혔다. 이후 카페를 운영하는 전문가들을 찾아가 질문도 하고 학원도 다니며 본격적으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공부했다. 앞으로는 로스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가 추천하는 커피 즐기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원두커피를 마실 땐 향을 충분히 즐겨라. 커피는 식으면서 맛이 변하기 때문에 커피 한잔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즐겨보자. 다음으로 커피 맛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그 미묘한 차이를 지나치지 말고 말이나 글로 표현하려고 노력해보자. 시간이 갈수록 맛의 차이를 더 크게 느낄 수 있고 표현도 더욱 풍부해진다.

그의 핸드드립은 이제 단순한 취미의 수준을 넘어섰다. 그는 "미래에 커피를 업(業)으로 하지는 않더라도 작업실 한 켠에 작은 커피 공간을 만들어 주변사람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대접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핸드드립 즐기기 강좌는 학부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하며 학교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있다.
핸드드립 즐기기 강좌는 학부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하며 학교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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