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까지 DCC서 IEEE 전시회…"미래 기술은 촉각"
로봇·터치스크린 등 관련 기술 현재·미래 한자리에

#장면 1=예상치 않던 자연재해로 한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구조원들의 인명구조가 시작됐지만, 무너진 건물 속까지 구조원들의 손길이 미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순간 들쥐 로봇인 쉬루봇(Shrewbot)이 인명구조에 나선다. 쉬루봇은 수염에서 느껴지는 촉각만으로 상대가 있는 방향으로 쫓아가거나 상대방의 특성이나 위치를 파악해 낸다. 이는 아주 작은 크기의 에트루리아산 두더지 '쉬루(shrew)'의 특징을 과학기술로 탄생시킨 로봇이다.

#장면 2=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한 여인이 있다. 슬픔에 잠겨 식음을 전폐하고 있을 거라 여겼는데, 그 여인은 여전히 연인과 함께 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랑하는 이와의 추억을 단순히 기억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제는 햅틱기술을 활용해 향기, 촉감, 온도 등으로 다시 재현해 낼 수 있다.

#장면 3=지하 배관 공사가 한창이다. 과거에는 땅을 파는 작업에서 다른 배관을 건드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미래엔 기계와 사람이 하나가 되어 작업을 하게 된다. 사람은 기계가 땅을 얼마나 깊이 팠는지, 땅의 느낌은 어떤지 그 촉감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공사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로봇이나 터치스크린 등 촉각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있다. 18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3 IEEE 국제 햅틱스학회'는 세계 25개국 4500여명의 햅틱스(촉각 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구성과와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다.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격년제로 열리는 이 학회는 올해 한국로봇학회와 국제전기전자기술협회(IEEE) 소속 로봇자동화학회가 주관해 대전에서 진행하게 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KAIST와 ETRI, 한국표준과학연구원, LG, 삼성 등이 참여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역대 최대 수의 논문이 발표되며 촉각을 응용한 80개의 최신 기술이 시연되고 있다. 더욱이 11개 기업의 제품 전시와 더불어 햅틱 기술을 응용한 아트 전시회가 함께 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햅틱 기술을 시연한 양태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는 "화석, 땅속, 화재 현장 등 직접 만져봄으로써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촉각 기술을 교육프로그램에 응용하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햅틱 아트와 햅틱 기술전시를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해 과학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현장을 즐길 수 있다.

▲햅틱 마우스에 장착된 제어 장치에 손을 대면 화재시 발생한 열의 온도와 단면의 촉감을 느낄 수 있다. ⓒ2013 HelloDD.com
◆햅틱 기술 상용화…미래 발전 기여 기대

이번 학회에서 의제 발표자로 나선 토이 프리스카트 영국 셰필드대학 교수는 쥐가 얼굴에 난 수염으로 사물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해 2008년 쥐를 닮은 로봇을 개발, 최근에는 작은 두더지 모습을 한 로봇인 쉬루봇을 개발했음을 밝혔다.

쉬루봇은 수염에서 느껴지는 촉각만으로 상대방의 특성이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이 기술이 실용화하게 되면 화재 현장 등 재난 지역에서 인명을 구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압둘모탈랩 엘 사디크 캐나다 오타와 대학 교수는 촉감의 디지털화에 대해 강연했다. 기술의 발달로 예전에 대한 기억이 오디오와 영상을 통해 기록되지만, 촉감까지 남기지는 못한다. 그러나 햅틱기술을 활용해 향기와 촉감, 온도를 다시 재현하는 기술을 이번 학회에서 발표, 햅틱을 이용한 새로운 미디어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웨인 북 조지아공대 교수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피드백룹(Feedback Loop)'에 대해 설명한다. 이 피드백 인지 기술은 기계나 컴퓨터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확인 할 수 있는 것으로 인간과 기계 사이에 믿음을 형성해 주게 된다.

행사 조직위원장인 권동수 KAIST 교수는 "이제 보고 듣는 것만으로는 정보 취득에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며 "촉감을 활용한 과학기술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 생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팔 모양의 기계는 근육의 압력을 조정할 수 있어 다친 사람들의 재활운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3 HelloDD.com

▲가상현실 속에서의 게임이지만 물체를 맞췄을 때 느낌이 그대로 전달된다.   ⓒ2013 HelloDD.com

▲햅틱 기술을 응용한 아트 전시로  공예와 디지털 테크롤러지의 융합을 보여준다. ⓒ2013 HelloDD.com

▲의자가 사용자의 올바른 자세를 인식, 불량자세를 취하면 의자 스스로 올바른 자세로 움직인다.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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