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화훼류 향기형질 판단 '전자코' 개발
화학신호→전기신호 바꿔 향기형질 특성 구분

사람의 코처럼 냄새를 맡는 '전자코'로 화훼류의 향기를 분석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전자코를 이용한 향기 분석체계로 향기 나는 화훼류품종을 효과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전자코는 사람의 코와 같은 기능을 하는 디지털 시스템이다. 센서배열 시스템으로 특정 향기나 성분의 화학적 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나타낸 뒤 모형이나 그림같은 패턴으로 인식해 객관적으로 알기 쉽게 보여주는 장치이다.

화훼류 품종을 개량할 때 향기는 중요한 형질이다. 하지만 그동안 향기 육종 연구는 복잡한 생합성 과정에서 여러 가지 유전자가 관여하고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품종개량에 어려움이 따랐다. 화훼류 향기 품종육성 연구를 위해서는 향기형질의 유전분석 연구나 향기형질을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이 필요한데 현재 일반화된 향기성분 분석 방법으로 가스크로마토그래프(Gas Chromatograph/Mass Spectrophotometry)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고가장비이고 전처리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등의 단점이 있었다. 사람의 감각을 동원한 관능검사는 작은 강도와 배합의 차 등을 감지할 수 있으나 후각세포가 쉽게 후퇴하게 돼 재현성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전자코를 이용한 향기 좋은 난(蘭) 품종육성을 위해 육종 초기 선발단계에서 향기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줄 수 있는 분석체계를 확립했다. 농진청은 실험에서 난을 이용해 조직별, 시기별로 향기 채취에 적합한 시기 등을 분석해 전자코를 이용한 분석의 최적 조건을 밝혀냈다. 시기별로는 꽃이 핀 후 3∼4일이 향기가 가장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또한 꽃의 조직에서도 암술머리를 제외한 꽃받침, 꽃잎, 설판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향기 분석이 잘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난류 이외에도 장미, 프리지어, 나리, 카네이션 등에서도 전자코를 통해 계통 간 향기의 특성 구분이 가능함을 발견했다"며 "화훼류 향기연구의 기초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앞으로 전자코 분석시스템과 함께 향기 관련 유전자 연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코의 원리.  ⓒ2013 HelloDD.com

▲전자코를 이용한 주요 화훼류의 향기패턴 구분. 프리지어, 카네이션, 장미, 나리, 난이 차별적인 향기 패턴을 보이고 있다.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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