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대 정승민 박사, 'SIRT4' 효과 입증
글루타민 대사 억제…비정상적 세포증식 차단

암세포의 증식에 필수적인 글루타민 대사를 차단해 종양을 억제하는 단백질 SIRT4의 역할을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규명, SIRT4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방식의 항암제 개발에 단서를 제공하게 됐다. 하버드 의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정승민 박사와 츄시아 덩(Chu-Xia Deng) 미국국립보건원 교수, 헤기스(Marcia C. Haigis) 하버드 의대 교수 등이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에 손상이 생긴 후 제대로 복구되지 못하고 축적되면 각종 암이나 노화의 원인이 된다. 그동안 DNA 손상회복과정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졌지만 DNA 손상에 따른 세포내 대사변화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DNA 손상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세포내 글루타민 대사가 억제되는 것을 관찰하고 이에 착안해 글루타민 대사를 억제하는 SIRT4 단백질의 종양억제 기능을 규명해냈다. 글루타민은 세포분열에 필요한 아미노산, 지방산 그리고 뉴클레오타이드 등을 합성하기 위한 대사과정에 필요한 성분으로 세포의 빠른 증식에 필수적이다. 글루타민의 왕성한 소비는 암세포의 표지로도 사용된다.
 

▲누드 마우스에 SIRT4 WT(wild type)과 KO(knock out) tumor cells을 주입한 뒤 종양의 생장을 관찰한 사진(왼쪽)과 SIRT4 WT과 KO tumor cells의 colony forming activity를 비교한 사진.<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2013 HelloDD.com

연구결과 실제 SIRT4가 제거된 생쥐는 정상 생쥐에 비해 암에 걸릴 확률이 3∼5배 이상 높았으며, 나이가 들면서 50∼60%의 생쥐에서 폐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암세포에서도 정상세포보다 SIRT4가 적게 발현됐으며, 특히 폐암환자의 생존 기간에 SIRT4의 발현량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 박사는 "이번 연구가 폐암 억제 및 치료에 기여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한국인의 체질과 특성을 고려한 폐암 연구에 더욱 매진하여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암관련 전문학술지 캔서셀(Cancer Cell) 4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SIRT4가 제거된 유전자 조작 생쥐의 폐암조직 : 여러 종류의 폐암조직 사진(위)과 폐암표지 마커 TTF1으로 형광염색한 사진(아래)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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