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환 건대 교수팀, 간재생 막는 바이러스유전자 규명
간질환 유발 단백질 조절도 가능해져…새 치료법 기대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 유발원인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김균환 교수팀은 31일 간염바이러스가 만드는 단백질 HBx가 간재생에 있어서 필수인자인 간세포 성장인자(HGF)를 활성화시키는 유전자인 uPA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DNA 염기서열 자체는 바뀌지 않지만 염기에 메틸기(탄소원자 하나와 수소원자 세개로 구성되어 CH3로 표기되는 원자단) 등이 결합하는 염기의 변형으로 인해 간재생을 돕는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했다. 유전정보가 담긴 DNA 이중나선은 히스톤이라는 단백질 복합체를 감싼 염색질 구조인데, DNA를 이루는 염기에 메틸기 등이 붙는 화학적 변형이 일어나면 염색질 구조가 느슨해지거나 탄탄해지는 등 구조적 변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HBx가 uPA 유전자 조절 부위에 메틸기를 붙이는 변형 과정에 관여함으로써 간세포 성장인자를 돕은 uPA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알아냈으며, 실제 HBx를 만들지 못하는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는 uPA의 발현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반면 감염생쥐에 uPA를 인위적으로 보충해 준 결과 간재생이 정상적으로 복구됨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HBx가 DNA에 메틸기를 붙여주는 효소를 uPA 프로모터(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부위)까지 인도해 이 부위에 메틸기가 잘 붙도록 돕는다는 것도 알아냈다. 나아가 감염에도 불구하고 DNA에 메틸기를 붙여주는 효소를 저해하는 화합물을 생쥐에 투여한 경우 간재생이 정상적으로 회복됨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어떻게 간질환이 일어나며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밝힌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가 밝힌 간질환 유발 단백질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향후 바이러스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간질환 전문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3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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