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UNIST 연구팀…레이저 발진장치 소형화·간편화 기대

국내 연구진이 액정의 3차원 나노구조를 이용해 하나의 레이저 발진장치로 다양한 파장의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액정레이저 제작에 성공했다. 간단한 온도조절만으로 다양한 파장의 레이저를 만들 수 있어 의료기기, 광통신,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되는 레이저 발진장치의 소형화와 간편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명훈(좌) 교수와 최석원 교수(우). ⓒ2013 HelloDD.com

최석원 경희대학교 정보전자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송명훈 UNIST(울산과학기술대)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일반적으로 레이저소자 하나는 한 가지 파장의 빛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여러 파장의 레이저광을 얻으려면 여러 개의 레이저 발진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최근에는 하나의 레이저장치로 다양한 파장대의 빛을 발생시키며, 초소형화 등에 적합한 액정을 매질로 하는 액정레이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차세대 액정재료로 꼽히는 Blue Phase(BP)의 경우 온도가 1~2도만 변해도 액정상태를 잃어버리는 등 안정성이 낮고 발생시킬 수 있는 레이저의 파장가변성이 20nm 미만으로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번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3차원의 나노 구조를 가지는 BP의 광결정으로서의 가능성에 착안했다. 이를 공진기의 거울처럼 이용하여 레이저 발진 시험에 성공했으며, BP에 굽은형 분자를 혼합해 유연성을 크게 높임으로써 25도 이상의 온도변화에도 액정상태를 유지하는 액정재료를 개발하여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온도안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이렇게 만든 액정재료에 발광색소를 혼합해 온도에 따라 Blue Phase의 3차원 나노구조를 제어하는 방식을 통해 빛의 파장을 제어함으로써 150nm 이상 변화가능한 다양한 파장의 레이저를 발생시킬 수 있음도 함께 확인했다. 이 역시 기존에 비해 약 7배에 이르는 파장 가변성이 향상된 것이다.

▲온도 변화에 따라 BP에서 반사되는 빛의 변화. 88도에서는 파란색, 84.5도에서는 초록색, 그리고 64.5도에서는 연두색 계통이 관측되는데, 이 색깔은 BP의 구조 주기성의 변화에 의한 반사된 빛으로, BP의 광결정으로서의 특징을 나타냄 ⓒ2013 HelloDD.com

이번에 개발된 액정재료를 이용하면 한 종의 레이저 소자로 온도조절을 통해 다양한 파장의 레이저광을 선택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게 된다.

최석원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자체개발한 Blue Phase 혼합물의 광결정(Photonic Crystal)을 마치 거울처럼 이용하여 거울없는 공진기(mirror-less)를 이용한 레이저의 발진 가능성을 확인한 데 큰 의의가 있으며, 이렇게 개발된 액정레이저는 의료용, 홀로그래피, 광통신, 차세대 레이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성과는 재료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레이저 발진 피크의 온도 변화에 따른 가변 특성. 온도조절을 통해 발진되는 레이저 파장이 630nm에서 480nm까지 변할 수 있음을 확인.ⓒ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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