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융합포럼서 임성배 교수 강연 "혁신이 성패 좌우"
강성모 KAIST 총장도 참석 "대덕, 실리콘밸리처럼 되길"

융합을 통해 대덕연구단지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산학연관 관계자들의 모임 글로벌융합포럼(회장 유장렬 생명연 박사·이하 GCF)이 지난 14일 오후 4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관 대회의실에서 세번째 포럼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강성모 KAIST 신임총장 부부와 오태광 생명연 원장 등 과학자, 기업인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성배 미국 세인트매리대 교수와 정동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가 강연자로 나섰다.

본 강연에 앞서 GCF 행사에 처음 자리한 강성모 총장은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과학기술인들의 융합활동으로 대덕이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되길 기대한다"고 격려의 말을 했다.

첫번째 강연은 혁신 전문가로 잘 알려진 임성배 교수가 맡았다. 임 교수는 '혁신의 3중주-창의, 협력, 융합'을 주제로 글로벌 기업의 혁신 사례와 미국생활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혁신의 요소들에 대해 풀어냈다. 임 교수에 의하면 혁신은 고객의 가치변화에서 시작된다. 과거에는 제품이나 물건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실수를 줄이고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으나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서 이제는 물건에 관련된 서비스가 중요한 시기가 됐다. 즉 고객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로 지속적인 혁신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는 게 임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글로벌 기업 코닥의 실패와 후지필름의 성공 사례를 예로 들며 혁신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임 교수는 "모두들 코닥이 디지털화 시대를 무시하면서 망했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코닥을 무너뜨린것은 코닥이 여전히 하던 분야를 했기 때문이다. 코닥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같은걸 뒤늦게 하면서 무너졌다"면서 "이에 비해 후지필름은 사진 현상시 사용되는 콜라겐으로 기존에 하던 분야가 아닌 전혀 다른 화장품을 출시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지필름처럼 핵심역량을 전혀 다른 분야에 접목해 블루오션을 창출한 것이 혁신이다. 하던 것을 이어서 하면 비전이 없다"고 조언했다.

임 교수는 이어 혁신과 창조성이 다른 분야임을 역설했다. 임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창조성은 개인의 창의력이다. 이는 개인의 유전적 역량이 영향을 준다. 하지만 혁신은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시너지가 곱해지며 고객이 새롭게 받아들이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게 임 교수의 해석이다. 즉 혁신은 창의성에 시너지가 곱해지는 것으로 둘 중 어느 한가지라도 부족하면 '0'이 되며 혁신이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럼 혁신에 필요한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임 교수는 혁신요소로 감정 공유, 새로운 지식, 새로운 경험, 결합, 콜라보레이션 등을 들었다. 먼저 임 교수는 혁신의 요소 중 전화기를 예로 들며 감정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화기가 단순한 발명품이 아닌 혁신 사례로 꼽히는 것은 전화기를 통해 멀리있는 할머니와 손녀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닌텐도는 단순히 게임기를 넘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게임폐인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면서 혁신 사례가 됐다.

이어 임 교수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의 중요성을 들었다. 임 교수에 의하면 연구개발(R&D)에도 협업이 필요한데 부족한 기술은 잘 하는 기업으로부터 빌려 협력하고 합치면서 새로운 이노베이션이 이뤄지게 된다. 나이키나 애플이 대표주자다. 이들은 대표적인 기술간의 협업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 세계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임 교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지금은 콜라보레이션을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콜라보레이션을 넘어 처음부터 함께하는 코이노베이션(Co-Innovation)이 요구되는 시기다. 그 핵심에는 컨버전스가 있는데 이는 단순한 융합의 의미가 아니라 수렴에 가깝다"면서 "수렴을 통해 융합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서로 다른 목표와 가치를 가진 분야가 모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시너지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을 융합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교수는 결합도 융합이라고 말하며 융합에도 진화론과 경험이 요구됨을 강조했다. 그는 "융합을 잘 하면 새로운 제품의 혁신, 조직의 혁신, 조직간의 혁신으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 "융합은 기존의 업적이나 경험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게 된다"며 경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임 교수의 강연을 들은 한 참가자는 "융합이 화두인 시기에 외국 기업들의 사례가 아주 유익했다"고 말하며 대덕에서도 출연연과 기업간의 기술 융합이 활발해지길 기대했다.

▲제3회 GCF포럼이 강성모 KAIST 총장 부부(사진 왼쪽)와 80여명의 과학기술인, 기업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성배 세 인트매리대 교수와 정동수 기계연 박사의 주제 강연으로 생명연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2013 HelloDD.com
두번째 강연에는 정동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가 강연자로 나섰다. 정 박사는 '한국에서 디젤하이브리드 버스 시범 운행과 개발'을 주제로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를 소개하고, 향후 자동차의 기술방향과 국내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 개발 배경, 세계보급동향에 대해 설파했다. 그에 의하면 차세대 미래형 자동차는 전기 자동차라도 전기를 생성하는 에너지원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린카 여부가 달라진다. 즉 전기 생성 요소가 원자력, 화력, 석탄화력 등 그 소스에 따라 그린카인지 아닌지 결정되게 된다. 또 교토의정서 채택과 효력발생으로 이산화탄소(CO²)뿐만 아니라 다른 온실가스도 감축해야하는 문제가 코앞으로 닥친만큼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확장 될 전망이라는게 정 박사의 주장이다.

이외에도 정 박사는 전기 자동차, 천연가스 자동차의 장단점을 설명하며 "새 정부에서 스마트 하이웨이 건설 등 융합된 기술로 그린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한편 GCF는 지난 2010년부터 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과학자들이 하나 둘 모여 세미나와 주제 발표를 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4월 정식으로 발족, 대덕연구단지내의 벤처기업들과 연구회 추진, 중국 쓰양지역 테크노파크 구성에 조언, 아시아 및 중동진출 기업을 돕기위해 말레이시아와 협력관계를 맺고 지원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