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CCS 컨퍼런스' 15일 폐막…5개국 500여명 참가 성황
박상도 위원장 "한국형 기술 개발 순항…내년 행사규모 확대"

작년말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교토의정서를 2020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또 2020년 이후에는 모든 당사국에 감축을 의무화하는 신기후체제 적용을 합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인 이산화탄소 의무감축 시한이 7년여 앞으로 바짝 다가오며 뜨겁게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이른바 CCS(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이다. 한국 이산화탄소포집 및 처리 연구개발센터(KCRC·센터장 박상도) 주최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열린 'Korea CCS 컨퍼런스'는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20여 명의 해외 전문가를 포함 국내외 산학연관의 CCS 관련자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CCS 국제동향 큰 관심…해외 전문가 강연장 '북적'

▲수전 호보르카  GCCC 센터장이 미국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프로젝트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2013 HelloDD.com

제주에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특히 포집·저장·전환·정책 등 CCS 기술 분야 전반의 전세계 최신 연구개발 동향과 전망이 발표돼 이산화탄소 의무감축에 따른 산업계 재편과 신시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2020년경 전세계 CCS 시장의 규모를 400조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이 무렵 약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오전에 열린 수전 호보르카(Susan Hovorka)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 교수와 스테파노 브랜드니(Stefano Brandani) 영국 에딘버러대 교수의 전체강연에는 300여명의 참석자들이 몰려 CCS의 최신 국제동향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미국 걸프코스트탄소센터(GCCC)의 연구책임자인 수전 교수는 미국의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프로젝트를, 스테파노 교수는 스코틀랜드의 가스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포집 흡수제 및 공정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각각 설명했다.

▲스테파노 브랜더니 교수. ⓒ2013 HelloDD.com

계속해서 같은 날 오후에는 ▲포집 ▲저장 ▲전환 ▲정책 4개 세션별로 초청강연과 180여 개의 연구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도 역시 마이클 홈스 미 에너지환경연구센터장·쥬세페 바비에리 멤브레인기술연구소장·치앙후 애리조나주립대 생명공학연구소장·요니 루트크비스트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박사 등 해외 전문가들의 강연이 큰 주목을 받으며 각 발표장마다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Korea CCS 컨퍼런스는 국내의 CCS 원천기술 확보와 연구기반 조성을 촉진하기 위해 열리고 있다. 또한 CCS 기술이 일부 선진국에만 국한된 분야에서 벗어나 전지구적 협력의 필요성이 점증하는 가운데 국제적인 기술교유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CCS 시장 선점을 위해 세계 각국은 현재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2015년까지 실용 가능한 기술적 검증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CCS R&D 프로젝트'를 추진며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EU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무배출 화력발전소 가동을 목표로 관련 연구에 32억 유로를 쏟아 붓고 있다. 10년전 이미 1만톤급 이산화탄소 저장 사업인 나가오카 프로젝트에 성공하며 세계 최고의 포집 기술을 보유 중인 일본은 현재 2020년 완료를 목표로 토마코마이에 100만톤 규모의 포집·저장 통합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도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까지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CCS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포집 분야 연구성과 발표를 위해 컨퍼런스에 참석한 백일현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국제적인 이산화탄소 의무감축 제도가 시행되면 CCS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원천기술을 가진 외국에서 큰 비용을 들여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경제성 있는 대체에너지가 개발될 때까지 화석에너지 사용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라 CCS 기술개발이 더욱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규모 확대해 CCS 연구자들 오픈이노베이션 이끌겠다"

▲초청강연에 이어 진행된 포집·전환·저장·정책 분야별 연구성과 발표와 포스터 세션.  ⓒ2013 HelloDD.com

한국 정부 역시 지난 2010년 수립한 국가CCS종합추진계획에 따라 관련 연구개발의 거점기관으로 KCRC를 설립하고 'Korea CCS 2020' 사업을 통해 CCS 전 영역에 대한 혁신적인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orea CCS 2020사업은 2020년까지 9년간 총 1727억원이 투입되는 거대 국가 프로젝트로 3세대 이산화탄소 포집 원천기술을 4종 이상 확보하고, 국내 최초로 1만 톤급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연계 통합기술을 실증해 CCS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상도 컨퍼런스 조직위원장(KCRC 센터장)은 이산화탄소 포집과 저장, 전환, 기반조성 등 국내 CCS 연구개발의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컨퍼런스의 개최 배경에 대해 "CCS 기술개발에는 지질, 화학, 생명공학,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학회 등의 소통공간이 없다보니 거시적 차원에서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CCS 관련 연구개발 분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련 연구자들의 교류를 활성하기 위해 컨퍼런스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도 컨퍼런스 조직위원장.  ⓒ2013 HelloDD.com
그는 "올해로 3회째를 맞으며 이제 공간이 협소하게 느껴질 만큼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어 기쁘다"며 "올해 컨퍼런스는 특히 다수의 해외 CCS 거점기관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실질적인 국제 컨퍼런스를 지향하고 있는데 초청강연자 외에도 본인이 희망해 찾아온 해외 연구자와 기업 관계자들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가 인류를 책임지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가교 기술로서 CCS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컨퍼런스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많은 연구자들로부터 컨퍼런스를 통해 자신의 과제를 이노베이션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어 고무적인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규모와 외연을 더욱 확장해 CCS 기술개발의 전반을 심도있게 토론하고 교류해 각 분야에서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국제 컨퍼런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3차년도를 맞고 있는 Korea CCS 2020사업에는 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KIST,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와 산업체 등 30여개 기관 300여명의 전문가들이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상용화 기술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로 특정국가의 우세를 점칠 수 있는 때가 아니다"라며 국내 기술수준 또한 빠른 발전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목할 것은 포집에 집중됐던 국내 연구개발 분야가 저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 본격적으로 1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과 수송, 저장 통합기술을 실증하기 위한 연구가 추진돼 조만간 종합적인 CCS 시스템 기술을 확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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