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최장욱 교수팀…출력5배·수명3배 이상 향상
전기자동차 가속성능 향상…2~3년내 상용화 기대

나노기술을 이용해 출력은 높이고 수명도 연장한 리튬이온 이차전지가 개발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는 EEWS 대학원의 최장욱 교수 연구팀이 기존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출력은 5배 이상 높으면서도 수명은 3배 이상 길어진 리튬이온 이차전지 양극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의 전기차동차는 배터리 성능이 모터의 출력을 따라가지 못해 가속 시 100%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개발된 배터리를 이용하면 가속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 배터리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와 전동 공구 등 고출력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현재 가장 상용화된 리튬이온 이차전지용 리튬-코발트계 양극소재는 가격이 비싸고 강한 독성, 짧은 수명, 긴 충·방전 시간 등의 단점이 있었다. 또 충·방전 시 발생하는 열에 취약해 대용량 전류밀도를 요구하는 전기자동차엔 적용이 어려웠다.

▲최장욱 KAIST 교수. ⓒ2012 HelloDD.com

반면 최장욱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리튬-망간계 양극소재는 풍부한 원료, 저렴한 가격, 친환경성 등이 장점이다. 특히 고온 안정성이 뛰어나고,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전기자동차용 전극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순수 리튬망간계 양극소재는 수명이 평균 1~2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짧은 것이 단점이었다. 이는 망간이 전해액으로 녹아나오는 용출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다.

최 교수 연구팀은 망간산화물이 만들어지기 직전 나노소재를 합성하는 단계에서 반응온도를 조절해 결정면의 구조를 분석한 결과 220℃에서 망간이온의 용출이 억제되는 결정면과 리튬이온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면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각각의 결정면은 수명과 출력을 동시에 좋게 해 출력은 5배 이상, 수명은 3배 이상 높아졌다. 게다가 기존에 가장 취약하다고 알려진 고온 수명 특성은 10배 이상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배터리에 10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덩어리 입자로 존재했던 리튬망간계 양극소재를 수백 나노 수준에서 결정면을 제어함으로써 출력과 수명을 모두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관련 기술에 대해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앞으로 기업과 연계해 2~3년 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차전지의 세계적인 석학인 스탠포드 대학 추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기술이 이차전지 분야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단적인 예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장욱 교수가 주도하고 김주성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과학분야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지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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