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식 연세대 교수팀 '스마트 메타물질' 자체 제작
광학적 특성 투명망토에 적용…형상 변화따라 작용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나오는 투명망토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국내 연구진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을 제안하고, 투명망토를 실험적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은 김경식 연세대 교수팀이 '스마트 메타 물질'을 자체 제작해 마음대로 변형시켜도 성질을 계속 유지하는 신축성 있는 투명망토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신동혁 연세대 박사과정생(제1저자)과 미국 듀크대 스미스 교수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스미스 교수는 '음굴절률 메타 물질'과 투명망토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구자로 지난 2009년부터 노벨물리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의 온라인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네이처는 'One size cloaks all'이라는 제목으로 언론에 보도할 주요 연구성과로 채택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탄성변화에 의해 광학적 성질이 변하는 스마트 메타 물질을 자체 제작해 SF 영화에서처럼 마음대로 변형시켜도 성질을 계속 유지하는 신축성 있는 카펫형 스마트 투명망토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스마트 투명망토는 숨기려는 물체의 모양이 변하더라도 이에 맞춰서 투명망토의 내부 유전율 분포가 자동으로 변해 지속적으로 은폐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투명망토 이미지.  ⓒ2012 HelloDD.com

사람이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명망토는 가리고자 하는 물체에 빛이 반사되거나 흡수되지 않고 뒤로 돌아가게 해 마치 물체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처럼 빛이 물체에 닿지 않고 뒤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일정한 굴절률이 필요한데, 이번 연구에 참여한 스미스 교수와 영국의 펜드리 교수가 세계 최초로 투명망토의 재료가 되는 메타물질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투명망토는 숨기려는 물체에 맞춰 설계했기 때문에 일정한 형상을 가지고 있어 접거나 변형하면 투명망토의 기능을 잃을 뿐만 아니라, 작게 만들려면 공정이 어렵고 매우 긴 시간이 걸렸다. 실제 미국 UC버클리 연구진에 따르면 600나노미터(nm) 크기의 물체를 가릴 수 있는 투명망토를 제작하는데 일주일이 소요된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 메타 물질이 역학적인 탄성변형에 따라 광학적 물성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으며, 이를 투명망토에 적용시켜 숨기려는 형상의 변화에 따라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스마트 메타 물질의 제작방식은 기존의 개별적 가공이 필요한 메타물질 제작방식과 달리 탄성변형을 이용해 대면적의 메타물질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투명망토는 기존의 기술과는 달리 역학적 성질과 광학적 성질을 동시에 갖는다"며 "앞으로 기계공학과 광학의 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져 탄성변형을 이용한 대면적의 투명망토 제작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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