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낱알 단위 정품약 인증기술 개발
먼지크기 식별자에 제약정보 수록…위조 봉쇄

무단 복제해 만든 위조약은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또 유효기간이 지나거나 뒤늦게 위해성이 드러나도 포장이 벗겨진 상태에서는 식별이 어려워 회수가 쉽지 않다. 위조약품 일명 '짝퉁약'을 포장이 벗겨진 상태에서도 낱알 단위에서 방지할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박욱 경희대 교수와 권성훈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의약품 위조 방지를 위해 대용량 제약정보를 저장하고 손상된 정보를 복원하는 'QR코드 마이크로 식별자'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제약업계는 전통적으로 포장인증 방식을 사용해 정품과 가짜약을 구분했지만 복제가 가능하고 포장을 제거할 경우 내용물을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최근 알약에 미세한 식별자를 포함하는 '마이크로 식별자' 기술이 주목받았으나 현재 이 기술은 모양과 문자 등의 단순한 구조로 위조약 여부를 판별하는 수준에 그쳤다. 또한 의약품 제조과정에서 물리적인 압력이나 충격이 가해지면 마이크로식별자에 새겨진 코드가 손상돼 의약품 정보를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도 자주 발생했다.

박욱·권성훈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식별자는 먼지 크기의 식별자에 대용량 정보를 넣을 수 있는 QR코드 기술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기존 마이크로 식별자의 최대 100배까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성분과 제조일 등 많은 제약정보를 담을 수 있게 됐다. 이를 약물과 함께 제조하면 재료 수준에서 위조약 제조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연구팀은 특히 인체에 무해한 폴리머 입자를 제작해 QR코드 기술을 접목한 인체무해 폴리머 입자를 제작해 저장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크게 늘렸다. 식별자가 외부의 압력에 훼손되는 경우에 대비해 일부 코드가 손상되더라도 정보를 정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또한 2차원 평면코드를 3차원 입자에 양각과 음각 등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단일하게 연결된 마이크로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어 복잡한 구조의 3차원 마이크로입자를 고속·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구팀의 박욱 교수는 "포장기반의 기술에서 제약재료 단계에 식별자를 삽입하는 기술개발로 재포장 혹은 유통기한 변경과 같은 위조 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상권 서울대 박사생과 배형종 석사생 등이 함께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은 재료과학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Advanced Materials)' 20일자에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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