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정기훈 교수팀 '무반사 미세렌즈' 양산기술 개발
빛 반사 최소화…디지털카메라등 이미지센서 활용 가능

나비와 잠자리 등 곤충의 눈은 대부분 겹눈 2개로 구성되어 있다. 또 곤충은 겹눈을 형성하는 벌집모양의 낱눈을 약 1만~3만 개 정도 갖고 있는데 낱눈에는 수많은 나노 돌기가 빛의 투과를 돕는 역할을 한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곤충의 눈을 모사해 빛의 반사를 최소화한 렌즈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는 정기훈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곤충의 눈 표면에 형성된 나노구조를 모사해 저렴하면서도 빛 반사율을 1% 이하로 낮춘 '무반사 미세렌즈' 양산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렌즈는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에 적용된 이미지 센서에 활용할 수 있으며 기존 반도체 양산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을 카메라 이미지센서용 미세렌즈에 적용할 경우 집광효율이 높아 대조효과와 밝기 특성이 매우 우수한 고감도 카메라를 만들 수 있다.
 

▲곤충 겹눈의 나노돌기 구조를 모사한 고효율 미세렌즈 배열. 무반사 렌즈는 일반렌즈에 비해 표면 반사를 현격히 감소시켜 무반사 렌즈를 통해 맺힌 이미지의 선명도를 증가시킨다. ⓒ2012 HelloDD.com

특히 정 교수팀이 개발한 공정은 이미 상용화 중에 있는 기존의 반도체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렌즈 표면에 굴절률이 낮은 막을 여러 번 입히는 기존의 무반사 코팅보다 제품 제작비용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겹눈과 낱눈의 특성을 갖는 곤충의 눈이 오랜 진화를 통해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온 것으로 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거쳐 빛이 가장 잘 투과되는 나노구조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이 구조를 모사해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카메라 미세렌즈에 적용한 결과, 반사율이 기존 10%에서 1% 이하로 현격히 감소하는 특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곤충에서 착안한 무반사 구조를 만들기 위해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식각공정'을 활용했다. 미세렌즈에 은(銀) 박막 코팅을 한 후 저온열처리를 통해 은나노 입자를 미세렌즈 표면에 형성시켰다. 이를 마스크로 삼아 렌즈표면을 건식 식각해 무반사 특성을 갖는 나노구조를 렌즈 곡면에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논문 표지.   ⓒ2012 HelloDD.com

정 교수는 "곡면 구조의 카메라 미세렌즈 표면에서 빛의 반사가 심해 집광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몰포나비의 눈에 형성된 나노구조에 착안해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정 교수는 "기존 반도체공정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가의 무반사 코팅보다 훨씬 저렴한 단가로 카메라 이미지센서용 무반사 미세렌즈에 즉시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가 주도하고 정혁진 박사과정 학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물리학회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Applied Physics Letters)' 최신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은 현재 국내외 특허출원이 진행중이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