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휴상 표준연 박사팀, '음원 위치 추적 카메라 시스템' 개발
시간·공간정보 담겨 소리나면 자동 작동…치안·국방 활용 기대

360도 회전과 영상확보는 기본이다. 눈이나 비가 오는 극한환경에서도 소리까지 잡아내는 철벽수비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추적카메라 시스템이 탄생했다. CCTV를 범죄의 사후증거 자료로만 활용하는데서 벗어나 사전예방도 가능할 전망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유동음향센터 권휴상 박사팀이 개발한 '음원 위치 추적 카메라 시스템'. 시스템은 소리를 추적해 촬영하는 음원추적카메라와 소리를 필터링하는 음향카메라로 구성돼 있다. 데모 시스템이 구축된 유동음향센터 실험실에서 취재용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 음원추척 감시카메라가 기자를 향한다.

또 다른 공간필터링 음향카메라는 실험실 전체를 비추며 소리가 발생하는 지점을 모두 화면에 표시하고 있다. 소리의 크기에 따라 화면에 보이는 파장의 크기도 다르다. 권휴상 박사가 설명을 시작하자 권 박사 쪽에 파장이 나타나더니 기자가 셔터를 누르자 기자의 위치에서 빨간 파장이 표시된다.
 

▲(왼쪽) 뒤에 보이는 검정, 흰색의 스탠드 카메라가 음향카메라, 오른쪽 책상위가 추적카메라다. 조 박사가 박수 를 치자 추적카메라가 조 박사를 향해 방향을 바꾸는 모습. (오른쪽)음향카메라가 소리나는 부분을 표시하는 화면, 설명 중인 권 박사와 천장의 환풍기 부분에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 ⓒ2012 HelloDD.com

음원추척 감시카메라는 소리가 나는 위치를 찾는다. 주변 보다 상대적으로 시끄러운 소리를 잡으며 유리창 깨지는 소리, 비명소리와 같은 일반 소음과 다른 특징이 있는 소리도 잡는다. 일상 소음이 거의 없는 밤에는 보다 작은 소리도, 주변이 시끄러운 낮에는 상황에 맞게 소리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주변보다 1~2DB 정도만 큰 소리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조용한 사무실에서도 컴퓨터, 냉장고 등 일상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맞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간필터링 음향카메라는 영상에 찍힌 부분 중 특정 소리가 나는 부분만 선택해 정밀 확인이 가능하다. 사건이 발생하면 위치 정보를 파악해 영상 시스템의 감시 방향을 전환함과 동시에 그 방향에서의 음향 정보를 취득한다. 두 대의 카메라는 환상의 복식조로 활약하며 CCTV의 사각지대를 잡는다. 영상정보는 카메라가 한번 놓치면 끝이지만 음향 정보는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사후 확인이 용이하다.

기존의 CCTV 시스템으로는 범죄현장이 영상에 담겼다해도 늦은 밤 또는 빛이 없는 곳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또 카메라가 잡을 수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 장소를 비추기 위해 기본 3~4대의 카메라를 설치해야 했다. 게다가 모니터링 인력이 적어 사건 즉시 대처하기도 어렵고, CCTV 관련 법률이 없어 운영 전반을 통합 관리하기 어려운 한계 등 제도적 문제도 지적됐다.

실제 전국민에게 충격을 준 오원춘 사건 역시 방범용 CCTV에 납치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됐지만 즉각적인 대응은 이뤄지지 못했다. 관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밤 시간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육안 판별조차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방범용 CCTV는 약 5만8000여 대다. 하지만 방범관제요원 1인이 담당해야 하는 CCTV 대수가 지나치게 많아 세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행정안전부 규정에 따르면 1인당 48대까지 모니터링을 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30여 대만 감시만 해도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집중력이 저하된다. 권휴상 박사는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범죄가 발생한 CCTV 화면에 알람을 울리도록 해 방범관제요원이 신속하게 현장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하는 지점의 음향 정보만 추적 가능해 근접화면으로 범행 현장이나 범인의 얼굴을 파악하기에 용이해졌다.
 

▲카메라 팔처럼 보이는 것이 소리를 잡는  마이크로센서다. 이를 소형화하는 연구가 계속
될 예정이다.
ⓒ2012 HelloDD.com

◆ "센서 성능 높이고 소형화…보안감시 분야서 상용화 목표"

"추적시스템의 핵심은 소리가 분포되고 있는 공간정보와 소리가 날아오는 방향에 대한 공간정보를 얻는 것입니다.

추적시스템은 표준연에서 10년 넘게 연구해온 마이크로폰 어레이(배열)와 스피커 관련 어레이 기술을 바탕으로 했죠." 권휴상 박사는 "사회적으로 방법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표준연에서는 3년 전부터 그간의 연구 노하우를 보안감시시스템 CCTV개발에 접목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탄생시켰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추적카메라는 외부의 소리가 센서에 도달하는 시간 차이를 거리로 환산해 소리의 위치를 찾아 찍는다. 추척 시스템은 음향센서와 이벤트(소리) 발생 판정 모듈, 음원위치 탐지 모듈, 음장 가시화 모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리추적시스템을 적용한 음향카메라는 32채널에서 최대 64채널까지의 마이크로폰을 평면상에 배치하고 중앙에 카메라를 배치했다.

이를 통해 공간의 음압 분포를 파악하고 카메라를 통해 취득한 영상 정보로 음원의 위치를 파악한다. 음향신호는 상시 모니터링이 용이하다. 영상에 비해 시야각과 같은 탐지 범위의 제약이 적어 보안 감시 분야에서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야간에도 제약 없이 감시가 가능하다.

사건이 발생하면 위치 정보를 파악해 영상 시스템의 감시 방향을 전환함과 동시에 그 방향에서의 음향 정보를 취득한다. 음향 정보는 특정 사건 발생 이전부터 계속 기록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판단 시점 이전의 정보를 열람해 사건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함께 시스템을 개발한 조완호 박사는 "시스템의 기본 개념은 복수의 음향센서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향센서를 하나만 사용하면 소리에 시간적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여러 개를 동시에 사용하면 공간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조 박사는 "사건·사고에 대한 예방과 대응 능력을 높여 실시간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보안감시 분야에서 민간은 물론 군수용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며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소리를 측정하는 마이크로폰이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도 똑같은 성능을 내는 것이 목표다. 또 사용이 보다 편리하도록 소형화 할 계획이다. 표준연 주요사업으로 개발된 이번 기술은 앞으로 NAP(국가아젠다 프로젝트) 연구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관련 기술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현재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다.

▲핸드폰을 이용해 음향카메라를 테스트하고 있는 권휴상 박사(좌)와 조완호 박사(우).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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