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 기초과학원 단장 '수면뇌파' 수면조절 메커니즘 규명
수면장애 진단·치료법 개발 가능성 제시…PNAS 온라인 게재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수면 장애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수면뇌파 유도 방법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신희섭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이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수면 방추라는 뇌파를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수면 방추가 수면의 양과 안정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뇌파의 역할을 이해하고 수면 장애의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면 장애'란 비정상적인 수면으로 면역기능·자율신경계에 이상을 초래해 다양한 신체 질환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우울증·불안증 등 정신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면 방추는 수면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렘수면(NREM)에서 특이적으로 관찰되는 뇌파로 뇌의 시상-피질 회로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면증·수면과다증·기면증 등 수면 장애 환자의 경우 수면 방추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거나 증가돼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수면 방추가 수면의 질과 수면 시간 조절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연구단은 최근 새롭게 개발된 광유전학 기술을 통해 뇌 시상 부위의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해 수면 방추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광유전학은 녹조류에서 추출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유전공학을 이용해 삽입해 빛의 파장에 따라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면 불특정 다수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기존의 전기 자극에 비해 보다 정밀하게 신경세포의 활성을 통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이용해 쥐의 수면 방추를 증가시키자 수면 시간이 증가하고 수면 구조가 변화해 결과적으로는 수면의 안정성이 증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수면 방추가 수면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수면 장애의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연구결과다.

신희섭 단장은 "뇌의 특정부위를 조절해 수면방추가 유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수면 장애의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이를 토대로 뇌의 다른 기능에서 수면 뇌파의 역할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김미연 UST 석사과정생과 찰스 라츄만(Charles Latchoumane) IBS 박사, 조지 어거스틴 KIST 박사 등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채널로돕신2 단백질을 발현하도록 형질전환 된 생쥐의 뇌에 광섬유를 삽입하고 시상망상핵 신경세포를 광자극해 수면 방추를 유도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수면 방추의 수를 증가시키자 수면시간이 증가하고 수면 구조가 변화하여 수면의 질이 향상됐다.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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