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발전재단 김현수씨, 한국인 최초 'CFRE' 합격
"기부는 1명이 5000명 살리는 일…저는 그 일을 돕죠"

"펀드레이저는 한 사람이 5000명을 살릴 수 있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기부자는 5000명이 만들어 낼 변화를 믿는 분들이고요. 기부자들은 택배비 500원 차이도 꼼꼼히 따지지만,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큰 돈도 아끼지 않습니다.

펀드레이저는 기부자에게 가치있게 여기는 일을 찾아주고 기부의 가치를 더 높이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1호 국제공인모금전문가 김현수 씨는 기부에 대한 가치와 자신이 업무에 대해 이같이 소감을 피력했다.

KAIST 발전재단에서 모금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김수현 씨가 한국인 최초로 '국제공인모금전문가(CFRE:Certified Fund Raising Executive)'에 합격해 화제다. 김 씨는 지난 5일 국제공인모금전문가위원회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그동안 홍콩, 싱가폴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합격자를 배출했지만 한국인으로는 김 씨가 최초다. CFRE는 국제적으로 인증된 모금 전문가로, 전 세계적으로 5322명(미국 4422명, 캐나다 730명, 호주 82명, 영국 25명 등)의 CFRE들이 대학과 병원 등 비영리단체 모금과 컨설팅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행정학과 국제협력을 전공한 김 씨는 2003년 미국회계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하지만 보수보다 보람있는 일을 하기 위해 2006년부터 KAIST에서 모금업무를 담당, KAIST가 역대 최고액의 기부금을 조성하는 데도 일정부분 그의 역할이 컸다.

김 씨는 "대학시절부터 비영리분야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KAIST에서 근무하면서 또 기금을 모금하는 업무를 통해 두 개의 꿈을 동시에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부자들마다 각기 다른 사연들이 있는데, 소중한 돈을 KAIST를 위해 기부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도 자식을 하나 더 낳는 심정일 것"이라며 "이 일을 하면서 존경스러운 분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철학을 배울 수 있었다"고 지난 시간을 소회했다.

CFRE 시험절차는 1차 서류전형의 경우 CFRE 보드에서 인정하는 80학점 이상의 교육수료와 함께 5년 이상 일정금액 모금경력, 자원봉사 경력 등을 갖춰야 한다. 2차 필기시험에서는 기부자관계개발, 모금프로그램, 기부관련 법과 세제 등 모금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비영리단체 경영, 윤리와 책무성에 관한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지만 하버드, MIT, 스탠포드 등 외국유명대학에서는 이들 펀드레이저의 활동이 활발하다. 국제공인모금전문가 시험에 도전한 배경에 대해 김 씨는 "갖은 고생과 노력을 통해 얻은 소중한 돈을 기부하려는 분들에게 가치 있는 곳에 제대로 기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나 자신 스스로 먼저 전문성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지난 7년간 업무를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기부를 생각하는 분들이 품은 꿈이 잘 실현되도록 상담해주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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