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쿠야 츠키오카씨, 한국연구진과 중이온가속기 설계 구슬땀
'일본인 배철수'로 통하지만 정작 본인은 "배철수가 누구에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핵심시설로 들어설 한국형중이온가속기. 중이온가속기란 수소, 헬륨보다 무거운 지구상의 모든 원소의 이온을 빛의 속력에 가깝게 가속해서 새로운 원소를 발견해내는 기계다. 가속기를 이용해 만든 희귀 동위원소를 이용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한국형중이온가속기는 희귀동위원소 생성 기술 측면에서 IFF(In-Flight Fragmentation)와 ISOL(Isotope Separation On-Line)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시설로서, 한층 다양한 동위원소를 추출할 수 있도록 고안된 독창적 설계란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사업단은 2017년 한국형중이온가속기의 완공을 목표로 개념설계의 보완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6월이면 상세설계도 마무리 될 예정이다. 또 가속기 건설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연구를 추진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착실히 병행하고 있다.

지난 10개월간 조직의 기반을 다져온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에 첫 외국인 연구원이 초빙됐다. 이론연구부 핵 물리팀 소속 타쿠야 츠키오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9월 1일 첫 출근 했지만, 포스텍에서 5년간 분자물리학분야의 연구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한국이 낯설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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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오카 연구원이 근무하는
사무실 모습.
ⓒ2012 HelloDD.com
포항의 명물 과메기를 즐겨 먹을 정도로 한국음식과 한국문화에 익숙한 츠키오카는 "특히 사람들이 서로 '밥 먹었냐'고 묻는 안부인사는 한국문화 중 가장 인상 깊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식사 자체의 의미가 정말로 중요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로를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한국 문화가 굉장히 좋았다"고 한다. 그가 현재 사업단에서 맡은 역할은 팀원들이 가속기 설계를 시뮬레이션하다 막히면 해석을 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입사한지 아직 1달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일들을 한 번에 처리하기 보다는 꼼꼼히 업무를 익히며 동료들과 팀워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 사이에서는 '일본인 배철수'로 통하지만 그는 정작 배철수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덴마크와 그리스에서도 7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일본은 국토가 섬이기 때문에 조금은 폐쇄적인 성향이 있어요.

일본에서는 외국연구진들과의 교류가 활발하진 않았죠. 반면 유럽의 연구소들은 인근 국가의 연구자들과 자유롭게 왕래하고 연구결과에 대해 토론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츠키오카는 "유럽의 연구소들은 활발한 교류와 토론 문화가 장점이었다"며 "이론물리학을 비롯한 가속기 분야의 연구는 많은 연구진들의 자유로운 교류와 토론이 좋은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한다"고 소개했다.

그가 몸담았던 포스텍 역시 세계 각국이 연구자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곳으로 유럽의 연구소들과 비슷한 환경이었다. 그곳에서 진행됐던 국제 컨퍼런스와 강연들이 츠키오카에게는 많은 도움이 됐다.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은 아직 가속기를 구축하는 단계로 직원들도 대부분 한국인이 많고 한국 분위기가 많이납니다.

멀지않은 미래에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함께 프로젝트에 참가해 주길 기대합니다." 츠키오카는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은 앞으로 더 국제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관의 국제화에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론물리학자로서 새로운 방정식과 같은 수식을 푸는 것이 가장 재미있고 또 보람을 느낀다는 츠키오카. 핵물리학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연구 주제에 도전해 보고 싶은 꿈을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에서 이루길 기대한다.
 

▲배철수 싱크로율 73%? 동료들이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배철수와의  닮은꼴임을 제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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