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2시 34분 충남 공주시 지역서 3.1규모 지진 발생
신진수 지질자원연 박사, "우리나라, 1년에 미소 지진 10번 이상 발생"

7일 새벽, 예상치못한 강한 진동에 잠에서 깼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아득한 꿈나라에서 현실 세계로 갑자기 소환됐던 건 근처 공주시에서 일어난 강도 3.1 규모의 지진 때문이었다.

단 꿈에서 깨어난 뒤 현실은 공포로 뒤덮였다. 벽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연신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부모님께 전화를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지금이라도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뛰쳐나가야 하는 건 아닌지하며 1시간 정도를 안절부절했던 것 같다. 7일 오전 2시 34분 쯤 충남 공주시 동남동쪽 12km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해 인근 대전에도 영향을 미쳐 건물이 흔들리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진동 감지 이외에는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이 지속되는 시간은 길어야 몇 분이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안에 도시가 무너지고, 수 천 명이 목숨을 잃는다. 잠깐의 고통이 향후 수 십 년을 좌우할 수 있는 현실에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지진을 예측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지진 예보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구의 지각은 퍼즐과도 같다. 텍토닉 플레이트라고 불리는 7개의 지각판으로 이뤄져 있는데, 7개의 판들이 모두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판이 서서히 움직이면서 부딪히기도 하는데, 이러한 판의 움직임이 지진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판들이 경계가 대규모 지진이 주로 일어나는 곳이다. 7개의 판 중 4개의 판이 접하는 곳이 바로 일본 앞 바다로, 지난 40년간 일어난 진도 4.0 이상의 지진 중 10%가 이곳에서 발생했다.

1995년 1월 발생했던 '고베 대지진'은 대지진시 강한 진동을 발생시키는 영역인 '어스패러티'에 충격이 가해져 생긴 대표적인 사례다. 어스패러티는 여러 개의 지각판이 각자 움직이며, 정상적인 지각활동을 벌이는 중에도 꼼짝하지 않는 부분인데, 주위의 압력이 증가하면 오히려 어스패러티에서 엄청난 진동이 발생하게 된다.

고베 대지진은 두 개의 어스패러티에 충격이 가해져 생긴 것으로 조사됐다. 1985년 발생했던 멕시코시티 지진은 장주기 지진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파동 사이의 간격이 약 1초였던 고베 지진의 두배로, 멕시코의 서쪽에서 발생한 진도 8.1의 지진이 느린 파동을 보이며 3분 동안 지속됐다.

고베 지진보다 무려 12배가 길었으며, 천 개 이상의 건물의 붕괴와 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희생됐다. 지진이 일으키는 가장 무서운 부작용은 지진해일입니다. 쓰나미라고도 하는 지진해일은 지진으로부터의 에너지가 바다로 전달되어 생겨난 엄청난 위력의 파도를 말합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거대한 크기의 파도가 인도양 연안을 휩쓸어 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같은 지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다가올 지진과 해일을 예측해 위험에 대비한다는 것은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자연의 경고와 전조도 유심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경고'와 '전조'를 무시한 결과는 언제나 끔찍한 상황만을 초래했었다. 신진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박사는 "이번 지진과 같은 강도의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1년에 10번 정도 일어난다.

우리나라 역시 지진 활동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충분하지는 않지만 정부와 연구기관에서 대비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좀 더 강화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출연연, 지진 피해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 연구 중

지진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진의 자연과학적 특성을 연구하고, 건축물의 공학적인 내진 면진 기술을 발달시키는 동시에 발생한 지진에 대해서 피해를 최소하가 위한 사회적 재난대처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다.

이같은 필요성을 기반으로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에서는 크게 지진연구, 지진공학, 지진방재로 나눠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지진 연구는 지진과 지구조와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지진 관측망 설치 기법 ▲지진 관측망 운영 및 모니터링 향상 ▲지진활동도 규명 ▲지진원 발생 원리 규명 ▲지진파 전파 특성 규명 ▲지진파 전파 특성 규명 ▲지진파 감쇠 특성 규명 ▲지각 속도 구조 규명 ▲지반특성연구 ▲재해도 작성 ▲지진 예측 및 조기 경보 등의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지진공학 분야는 건물이나 구조물 등이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진 설계에 중점을 두고 수행하는 연구 분야로 지반운동연구, 지반과 구조물의 상호관계, 건축물의 지진응답해석과 설계, 구조물의 지진응답해석과 설계, 건축물이나 구조물의 동적 거동 해석 및 실험에 집중하고 있다.

지진방재는 지진재해가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 지진 발생을 예측하거나 경보를 발령하는 것과 지진에 의한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응과 복구로 사람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지진예측 및 조기경보 시스템, 신속대응 시스템, 지진재해 후 복구 시스템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진충격의 흡수가 뛰어난 제진보강공법 등을 개발해 실제 상용화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축물이 지진 하중을 견디도록 하기위해 사용하는 공법으로는 '내진보강공법'과 '제진보강공법'이 있다.

내진보강공법은 구조물 자체의 저항능력을 증가시켜 지진하중에 견디도록 하는 것으로, 전단벽 설치와 기둥크기를 키우는 것 등이 여기 해당된다.

제진보강공법은 충격에너지를 흡수하는 댐퍼(제진장치)를 사용해 지진으로 발생하는 하중과 변위의 영향을 감소시키는 공법으로, 일본이나 선진외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진보강공법 적용 시 댐퍼를 기둥과 보 사이에 가새형으로 설치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진으로 발생되는 변위의 70% 정도만 댐퍼로 유도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충분한 보강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건설연이 개발한 '다중변위증폭 제진시스템'은 지진 발생 시 건물에 전해지는 횡변위를 독특한 메커니즘에 의해 기구학적으로 증폭시켜 댐퍼로 전달함으로써 기존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 흡수가 가능하다.

다중변위증폭 제진시스템 사용 시 기존 가새형에 비해 약 4~12배 큰 변위가 댐퍼에 유도되며, 이를 통해 4~12배 이상 제진성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제진성능 발현을 위해 요구되는 제진장치 용량 및 소요개수가 줄어 공사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도심지 건축물은 노후 등으로 구조성능이 저하돼 높은 수준의 내진보강이 요구된다. 이번에 개발된 다중변위증폭 제진시스템은 기존 시스템 대비 높은 보강성능으로 건축물 내진보강 시 활용도가 높으며, 특히 도심지 건축물의 증․개축형 리모델링 공사에 적합하다.

건설연 관계자는 "지진 하중에 견디는 능력이 탁월한 이 기술은 제진보강공법의 건축물 도입에 본격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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