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최철희·신의철 교수팀, 기초·응용 의학 융합연구 수행
부작용·간세포 손장 적은 C형 간염 치료제 개발 탄력받을 듯

▲KAIST 최철희(왼쪽)·신의철 교수. ⓒ2012 HelloDD.com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CV, Hepatitis C virus)에 감염되었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체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7000만 명,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전체 인구의 1% 정도가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되면 대부분 만성으로 변하며, 간경변증이나 간암을 유발해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시험관 내 세포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세포실험이 불가능했고, 침팬지 이외에는 감염시키는 동물이 없어 동물실험이 어려워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의사출신으로 구성된 KAIST 연구진이 기초의학과 응용의학 융합연구로 C형 간염 바이러스 기전을 밝혀내 치료제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됐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최철희 교수와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팀이 공동으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간 손상에 대한 메카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로 앞으로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간세포 손상이 적은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세포주(적절한 배지와 공간에서 무한하게 증식하는 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가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에 의해 분비되는 단백질인 '종양괴사인자'에 의한 세포의 사멸이 크게 증가하는 메카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종양괴사인자(TNF-α)'는 동물 체내 모든 조직에 분포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인 대식세포에 의해 체내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이다.
 

▲헤파톨로지 표지논문으로 실린 연구 결과.
<사진=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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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러한 작용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구성 단백질도 규명했다. 지금까지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 손상을 일으키는 기전을 밝혀내지 못해 주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신약이 개발돼 부작용이 많았다.

최철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숙주의 간세포와 어떤 상호 작용을 하는지 밝혀내 감염 환자의 치료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의철 교수도 "이번 연구는 기초의학과 응용의학의 융합연구가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앞으로도 다학제간 융합연구를 실시하면 그동안 풀지 못했던 난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 미래기반기술개발사업(신약타겟검증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 9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결과 모식도. <사진=KAIST 제공>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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