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착륙 2년 뒤 평화봉사단 초청으로 月石갖고 방문
당시 교사·학생들 "각별한 경험"…6·25 참전용사로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Neil Alden Armstrong)의 사망 소식에 전세계적으로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암스트롱과 한국, 특히 충청지역과의 각별한 인연에 다시 한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암스트롱은 지난 1969년 달 표면에 첫 발을 딛은 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1971년 미 평화봉사단 고문 자격으로 충남 예산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예산고 졸업생과 당시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암스트롱의 예산고 방문은 사전 계획없이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일본을 방문중이었던 암스트롱은 당초 한국 방문은 계획에 없었지만 예산고를 비롯해 해당 지역에서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했던 미스터 베커의 초청으로 예산고를 방문했다. 미스터 베커와 암스트롱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상당한 친분관계에 있었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캐슬린 스티븐슨(한국명 심은경) 전 주한 미대사가 70년대 초 예산지역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며 원어민 교사로 일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2008년 암스트롱의 예산지역 방문 방문도 함께 확인됐다. 예산고에는 암스트롱이 당시 예산고 교장이었던 백승탁 전 교육감을 비롯해 교사등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보관되어 있으며 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NASA 홈페이지 첫 화면에 실린 닐 암스트롱 추모 사진.  ⓒ2012 HelloDD.com

달 착륙 이후 세계적인 영웅으로 부상한 암스트롱은 이 때 예산고를 방문하면서 달에서 직접 가져온 월석을 가져오기도 했다. 예산고 2회 졸업생인 윤돈구 예산고 교장은 "당시 암스트롱이 예산지역을 방문했을 때 그가 달에서 채취한 월석을 직접 들고 와 보여주기도 했다"며 "그의 타계 소식을 듣고 감회가 남달랐다"고 밝혔다.

암스트롱은 당시 충남지역 영어교사와 평화봉사단원 등 60여명이 합숙연수를 하던 수덕사 등을 방문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한 예산고 졸업생은 "내가 입학하기 전에 암스트롱이 학교를 방문해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당시 재직했던 백승탁 교장과 교사 등은 그 일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학생들에게 자주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며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한국 방문을 꺼렸던 암스트롱의 방문은 당시로서 매우 파격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암스트롱은 대학 재학중에 해군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로 활동하다 6·25 전쟁에 참전했다. 기록에 따르면 78차례의 전투비행 임무를 수행하고 1952년 8월 제대했다. 달 착륙 이전부터 한국과는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었던 셈이다. 한편 암스트롱은 관상동맥 협착 증세로 이달 초 심장수술을 받은 뒤 수술 합병증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82세의 일기로 눈을 감았다. 그는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표면의 '고요의 바다'에 착륙하면서 인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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