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갑 KAIST 교수, '나노박막 이용한 바이오매스 추출' 연구
미세조류 기름 연료사용 가능한 촉매개발 주력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화석연료의 고갈과 이산화탄소 발생량 증가로 인한 환경문제는 현재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대처하고 환경문제를 줄일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크게 늘고 있다. 그 중 미세조류를 이용한 미세조류 바이오에너지 사업은 고갈위기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KAIST 임성갑교수 ⓒ2012 HelloDD.com
"미세조류는 식품, 의약 등의 용도를 가지는 다양한 생화학물질들을 생산하고 그 외 다른 유용물질들을 함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생산 연구는 상용화를 위한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효율성과 이슈를 떠나 반드시 해야 될 일입니다.

" KAIST 생명화학공학과의 임성갑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장기 R&D 사업인 '탄소순환형 차세대 바이오매스 생산·전환기술 연구단'에 소속되어, 지난해부터 '기능성 나노 박막을 이용한 새로운 바이오매스 추출방법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세조류를 기르고 수확한 후 필요한 기름을 떼어내 연료로 쓸 수 있도록 화학적으로 전환하는 촉매를 개발하는 게 연구의 핵심이다. 임성갑 교수의 주 연구 분야는 '고분자 박막'이다. 바이오매스 관련 심사에 참여한 게 계기가 되어 '차세대 바이오매스 연구단'에 합류하게 되었다.

임 교수는 "탄소를 먹고 사는 미세조류를 대량으로 배양할수록 이산화탄소는 그만큼 줄어든다"며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은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석탄 천연가스 석유 등을 대체하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바다·강 등 어디서나 성장… 농경지 필요없어 편리

미세조류는 다른 광합성 생물에 비하여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속도와 세포가 성장하는 속도가 빠르며 인공적인 배양이 손쉽기 때문에 대규모 생물공정을 통하여 대량으로 생산될 수 있다. 광합성 미생물인 미세조류로부터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임성갑 교수팀의 연구 목표는 미세조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름의 양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다. 미세조류는 기름 함유량이 높을 것으로 여겨지는 팜, 올리브 등의 작물보다 단위 경작 면적당 바이오매스의 양이 훨씬 많다.

또한 녹조현상을 일으키며 비교적 어디서나 잘 자라고 조건만 맞으면 폭발적인 성장을 한다. 특정 조건에 의해 세포 내 오일 함량이 높을수록 미세조류에 의해 생산되는 바이오연료의 열량은 높아진다. 어떤 미세조류는 오염물 농도가 높은 호수나 산업 폐수에서도 잘 자랄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미세조류를 배양하기 위한 배지의 조성은 균종과 배양 조건에 따라 다르다.

임 교수는 "미세조류는 공장 오폐수를 먹고 자라고 녹조현상을 보이며 번식한다. 때문에 오폐수를 처리하는 기름까지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물에서 자라고 땅을 쓰지 않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세조류 배양 후 효과적인 건조 기술 개발에 집중…
 

▲기능성 고분자 박막 제조장치.
멤브레인의 표면에 손상없이
기능성 박막을 도입할 수 있다.
ⓒ2012 HelloDD.com
미세조류에 요구되는 최적 광도의 조절은 실외 배양보다는 실내 배양에서 더 중요하며 세포에 따라 그 최적값이 다른데 유전공학적으로 엽록소의 안테나 크기를 줄임으로써 바꿀 수 있다. 또한 미세조류는 온도가 높을수록 더 높은 세포성장속도를 보이며 최적의 온도에서 미세조류 효소들은 최대의 활성을 나타낸다.

최적온도는 미세조류 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25∼35℃의 범위이며 광조건과 같은 환경에 따라서도 다르다. 다 자란 미세조류를 수확 한 후 가장 큰 관건은 미세조류를 채에 걸러 물기를 제거하는 건조작업이다. 그런데 건조시켜야 할 물의 양이 실로 어마어마해 걸러내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조류 특유의 끈적끈적한 성질이 물빠짐 채의 구멍을 막아버려 물이 제대로 빠지지 못하는 것이다. 원심력을 이용해 회전을 시키면서 물기를 제거하는 방법도 쓰인다. 핵심은 물이 빠지는 표면의 구멍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크면 미세조류도 같이 빠지고 너무 작으면 구멍이 막혀버린다. 표면에 끼지 않고 막히지도 않으면서 원활하게 물이 빠지도록 하는 특별한 표면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바이오매스 추출에 사용될 수 있는 기능성 고분자 박막으로 처리된
멤브레인.
ⓒ2012 HelloDD.com

◆"바이오매스 상용화 가능한 연속공정 시스템 만들 것"

미세조류에서 기름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조류 세포 안의 지방을 꺼내기 위해 세포 벽을 찢는 것이다. 세포는 유기용매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아세톤, 핵산 등의 유기용제를 투입하면 바로 터져버린다.

유기용매는 지방을 잘 녹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방법은 거의 100% 수율이 가능한지만 공해적인 측면이 있다. 두 번째는 참기름을 짜는 것과 같이 미세조류를 건조한 뒤 기계적으로 짜내는 방법이다. 이 경우 건조하는 과정 자체가 느리고 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디젤을 만들겠다고 디젤을 사용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임 교수는 "미세조류의 추출 방법에서 연속공정이 주는 의미가 대단히 크다"면서 "놀랍게도 총 공정비용에서 20~30%가 추출 공정에 쓰이지만 연속공정이 안 된다는 걸림돌이 있고 문제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임성갑 교수팀은 현재 미세조류를 멤브레인에 접촉시켜 세포벽의 손상을 유도함으로써, 지방질을 뱉어내도록 하는 연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컨셉이 작동하고 있고 결과도 좋다. 연속 공정도 가능하며, 가장 큰 문제였던 건조 시의 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임 교수는 "새로운 재료를 미세조류 바이오매스 연구에 적용해, 기존에 없던 공정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프로세스가 다 나와 있지만 걸림돌은 역시 비용이고 지속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연한 기회에 바이오매스 관련 연구를 시작했지만,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연구 인력과 폭넓은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을 때 나올 수 있는 시너지가 그만큼 클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기능성 나노 박막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추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KAIST 임성갑 교수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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