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JRTR 건설현장 37% 진척…올해 기초공사 마무리
2015년 완공 후 요르단 원자력개발 프로그램 초석 기대

한국의 삼복 더위도 꼬리 내리게 하는 19일 요르단의 오후. 요르단이 자랑하는 이슬람권 최고의 대학 '요르단과학기술대학교(JUST)' 내 원자로 건설현장은 한국의 대규모 공사현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요르단 최초로 원자력 개발사업에 도전하는 이곳은 곳곳에서 한국어 간판과 분주히 오가며 작업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아랍 한가운데 자리잡은 요르단이란 느낌보단 한국의 택지개발현장 분위기가 연상됐다.

한국 원자력 역사 50년 만에 원자력시스템 일괄 시스템 수출이란 물꼬를 튼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JRTR) 건설사업은 중동지역에 우리의 원자력 기술과 문화를 옮기는 기술수출 프로젝트다.

JUST 내 약 20㎡ 부지에서 진행되는 요르단 원자로 건설사업은 시공작업이 한창으로 터파기 공사가 완료되고 현재 암반검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시공사 대우건설은 원자로가 들어서게 될 JRTR의 특성상 암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터파기를 마무리진 뒤 신중하게 암반검사에 돌입했다. 약 한달 뒤 검사가 종료되면 콘크리트를 채우고 방수와 철근기초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2010년 11월 23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비롯해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진 대우는 1년 7개월 간에 걸친 시공을 통해 본원인 원자로동 건설에 앞서 이미 트레이닝센터를 완공했다.
 

▲암반검사가 진행 중인 연구로동 앞에는 아랍권의 원자력 인력양성의 메카로 기능할 
'트레이닝센터'가 이미 들어섰다.
2012 HelloDD.com

원자로가 들어설 본관동 앞에 위치한 2층 규모의 트레이닝센터는 당분간 한국과 현지 직원들의 현장사무소로 이용되고 향후 JRTR 운영에 투입될 요르단 전문가들의 교육과 훈련을 맡게 될 브레인 양성소다.

트레이닝센터를 포함해 현재까지 공사진행도는 약 37% 수준에 이른다. 공사현장에 대한 설계를 포함해 건설될 원자로에 대한 설계, 소요될 기자재 구매, 현지엔지니어링 컨설팅 등 예정된 일정에 따라 순항 중이다.
 

▲최장규 대우건설 JRTR 현장소장. ⓒ2012 HelloDD.com
JRTR 건설사업을 현장에서 총괄하는 최장규 대우건설 상무는 "대우건설 소속 7명의 직원이 파견돼 각 부분별로 작업을 지휘하고 있고 현지서 채용한 직원 12명이 상주하고 있다"며 "현재 설계와 기자재 구매, 건설 등 전체 공정의 37%가 진행돼 당초 예정한 2015년 3월 완공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요르단 원자로 건설은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로 이곳에서의 완벽한 성공은 세계 원전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 원자로 건설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과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기술지원을 확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축적하고 있어 기술 경쟁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암반검사를 거쳐 오는 10월께 첫 콘크리트 작업이 시작되면 올해 중으로 기초공사의 절반가량을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건설허가와 내년 중으로 운영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대우 측은 2014년 8월에는 운영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곧바로 핵연료가 장전되면 2015년 초에는 시운전까지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과 원자력연구원은 건설허가와 운영허가는 물론 시운전까지 책임져야하고 시운전이 완료되면 2015년 3월 완공해 요르단측에 시설을 인도하게 된다.

이 과정서 원자력연은 자체보유한 원자로계통과 핵연료 설계, EPC 업무, 방사선환경영향 평가, 시운전, 인허가 지원, 요르단 인력교육 등을 맡는다. 대우건설은 현지 건설총괄, 인허가 획득과 수출통제업무를 담당한다.
 

▲오수열 원자력연 JRTR사업책
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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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급 연구용원자로인 JRTR가 탄생하면 요르단에서도 의료분야에 이용될 방사선동위원소 I-131과 MO-99 등을 생산하고 반도체생산, 중성자방사화분석, 뉴에너지 연구,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 등의 사업이 가능해진다.

또한 JRTR에서 생산되는 방사선동위원소는 JUST 부설 의료대학에서 곧바로 활용될 수 있어 요르단 의료수준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JRTR는 장기적으로 상용원전 4기 건설을 계획을 갖고있는 요르단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한 뒤 운영할 키를 넘겨주는 이 프로젝트는 한국 원자로 기술의 첫 수출로 동남아와 중동은 물론 세계 원전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세계의 원전 수요국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요르단연구로사업책임자 오수열 박사는 "JRTR는 요르단 최초의 연구용원자로이자 한국 원자력 역사 최초로 해외에 건설되는 순수 국산 원자로라는 의미가 있다"며 "운영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고 있어 한국의 원자로 기술과 전문성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완공될 JRTR 조감도.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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