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연세대 교수·윤성호 생명연 박사·이상엽 KAIST 교수 공동
생체 네트워크 첫 재구성…고효율 '세포공장' 개발 가능성 열어

▲왼쪽부터 김지연 연세대 교수, 윤성호 생명연 박사, 이상엽 KAIST 교수.  ⓒ2012 HelloDD.com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대표적인 모델인 '대장균'은 산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미생물(산업미생물)이다. 실제 대장균은 의약용 단백질 등 다양한 유용 재조합단백질 생산과 석유화학을 이용해 만든 각종 화학물질을 대체하는 친환경 바이오화학제품 개발에 이용된다.

특히 바이오에탄올 등 화석연료와는 다른 저탄소 신재생연료를 생산할 수 있어 '작은 세포공장(cell factory)'으로 불린다.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장균을 비롯한 세포공장의 유전자 정보는 물론 대사와 생리 및 기능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부족해, 무작위로 하나씩 맞춰보는 형태의 '시행착오 방식(trial and error)'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어 진행속도가 느리고 비효율적이었다.

모든 생체정보를 확보하면 산업미생물의 생체 네트워크를 이해할 수 있고 맞춤형 유전체 설계가 가능해 각종 유용단백질, 바이오화학제품과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미생물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김지현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윤성호 박사, KAIST 이상엽 교수의 주도로 대장균의 생명현상과 관련된 중요한 '생체정보(오믹스 정보)'를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오믹스(Omics)는 특정 세포 속에 들어 있는 생리현상과 관련된 대사에 대한 대량의 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생명현상을 밝히는 학문으로, 국내 연구진의 이번 생체정보 규명은 바이오의약, 바이오화학, 바이오에너지 등 친환경 녹색 바이오산업을 위한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장균 B와 K-12 균주의 전사체, 단백체, 형질체 비교. ⓒ2012 HelloDD.com
연구팀은 가장 많이 활용되는 대장균 2종(대장균 B와 K-12)의 전사체, 단백질체, 형질체 등 각종 생체정보를 확보한 데 이어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해 시스템 수준에서 대장균의 대사 네트워크를 재구성하고 대장균 2종을 비교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대장균 B 균주에 대해 유전자 암호가 'mRNA(messenger RNA:DNA의 유전정보를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로 전사되고 이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져 여러 대사회로를 통해 형질로 나타나는 전 과정의 다중 생체 정보를 확보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생체 네트워크를 재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생체 네트워크를 재구성한 결과, 대장균 B 균주가 K-12에 비해 아미노산 생합성 능력이 뛰어나고 단백질분해효소가 적은 데다 편모가 없어 인슐린, 섬유소분해효소(cellulase)와 같은 외래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매우 적합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면 K-12 균주는 고온에 노출되면 이에 대응하는 유전자를 더 많이 발현하고 몇 가지 스트레스 조건에 덜 민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활용된 대장균 B와 K-12의 유전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하는 DNA칩을 제작,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관련 연구 촉진과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2009년에 규명한 '대장균 유전체 지도 정보'와 '유전체 진화 양상'과 함께 고효율 맞춤형 세포공장 개발에 청사진을 제공할 바이오시스템 디자인에 필수적인 정보와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21세기프론티어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논문은 유전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Genome Biology (IF=9.036)' 최신호에 게재됐다.

 

▲유전체,전사체,단백체 정보를 통합 분석해 도출한 B 균주의 형질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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