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범 UNIST 연구팀 '볼밀에 의한 그래핀 대량생산 원천기술' 개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총장 조무제)는 백종범 교수 연구팀이 기존 유독물질을 이용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산하는 그래핀 제조 방법과는 달리 친환경적이면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백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흑연을 고체상태의 이산화탄소인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볼밀(분쇄기) 용기에 넣고 고속으로 분쇄할 때, 분쇄된 흑연이 주위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가장자리가 카르복실산으로 기능화된 흑연(EFG, edge-functionalized graphite)이 합성되고, EFG를 물과 같은 친환경용매에 분산하면 그래핀이 생성되는 원리다. 현재 그래핀을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흑연을 산화시키는 과정에 강산과 산화제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환경적 문제가 발생함은 물론 그래핀의 완벽한 결정구조에서 나타나는 우수한 전기적·구조적 특성을 잃어버린다. 특성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산화된 그래핀을 유독한 발암물질 환원제로 환원시키는 과정이 있지만 70%만 환원돼 고성능의 그래핀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EFG 기술을 이용하면 분쇄할 때 이산화탄소 대신 다른 물질을 사용해 그래핀 가장자리에 다양한 기능을 갖는 그래핀 생산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백종범 교수가 주도하고 전인엽 박사과정생(제1저자), 장동욱 박사, 리밍 다이 교수(美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등이 참여했으며,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기본연구), 미공군협력사업과 WCU육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전문지인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3월 27일자로 게재되었다. 논문명은 'Edge-carboxylated graphene nanosheets via ball milling'이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매우 간단한 장비인 볼밀을 이용해 화학적 용매나 유독물질을 포함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대량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150년 역사의 산화·환원법을 통해 그래핀을 생산하는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탁월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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