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명예박사 받은 제러드 리 코흔 총장…"너무나 큰 행운, 영광이다"

"어떤 조직이든간에 엄청난 변화를 유도하고, 끝내는 겪어야 할 상황이 있어야 한다면 갈등은 따라올 수 밖에 없습니다. 불만족스러워하는 사람이 없을 수가 없지요. KAIST 역시 현재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고, 그러한 변화 때문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진들과 대학 커뮤니티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카네기 멜론대학교를 세계 공대 5위권 반열에 올려놓는 등 과학기술과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러드 리 코흔 카네기 멜론대 총장은 24일 인터뷰를 통해 "대내외적인 위기는 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결해왔다"며 "서남표 총장 역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위기를 타파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연구중심대학의 경우 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러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며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도 탑 다운과 바텀 업의 방식이 공존하는데, 이러한 방식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적절히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시간만 최장 1년이 걸렸던 적도 있었다.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었고, 그것을 토대로 대안을 찾았다. 그는 "카네기 멜론대가 다른 대학과 차별되는 부분이 있다면 모든 구성원들이 학교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가는 대학인지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다는 점"이라며 "그런 의식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욱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변해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세상이 급변할 수록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방법 역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즉각적인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다. 무슨 일이 터지면 총장이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고, 답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항상 기대치에 부응한다고는 못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코흔 총장이 봤을 때 카네기 멜론대와 KAIST는 비슷한 점이 많다. 1900년도에 창립된 카네기 멜론대는 미국 기준으로 볼 때 역사가 깊진 않다. 상대적으로 젊은 대학에 속하며 빠르게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유는 카네기 멜론대만이 가진 가치와 문화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는 KAIST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혁신·변화,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 근면·성실입니다. 빡빡하고 타이트하게 짜여진 커리큘럼을 통해 도전정신을 키워나가는 것은 KAIST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한다라는 정신 역시 비슷합니다." 총장과 교수진간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KAIST 현실에 대해서 그는 "KAIST나 카네기멜론대 같은 몸집이 작은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지만,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흔 총장은 "사실 KAIST 갈등에 대해 아주 잘 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추측성 조언만 할 수 밖에 없다. 서 총장은 엄청난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선도적인 대학에서 교수진으로 있었고, 유명 대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를 해왔다"며 "'최고의 연구대학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가장 적절히 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세계 최고의 연구대학을 만들기 위한 열망이 동기 부여가 돼서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 세계 연구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선도적인 교수진이 필요하다. 교수진은 최고를 향해 나가는 기준이 된다"며 "혁신을 꾀하다 보니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 같다.

어렵다. 갈등이 양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 총장이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흔 총장은 24일 열린 KAIST 학위수여식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기도 했다. 그는 "엄청난 영광이다. 매 순간마다 행운이었다. 훌륭한 인사 분들 속에 포함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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